(서울=김효정 기자) 서울대 학생회관에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분향소를 설치했다가 철거당한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 박모(22.여)씨는 "한반도 평화를 만든 대화 파트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은색 정장 재킷 차림의 그는 이날 학생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전체에 추모 공간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은 토론해봐야 하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 반대에도 설치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반대는) 이해하지만 감정적으로 화가 난다고 매도할 게 아니라 평화를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 생산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왜 그런 사람을 추모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면도 저런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 등의 면에서 기억할만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권력 세습 체제에 대해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게 맞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 11월 진행된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에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계열 선거운동본부 회장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박씨는 앞서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화 파트너로서 대화를 했다가 숨지고 난 뒤 매도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측이 분향소를 즉시 철거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시설물에 대해서는 학교가 전혀 이러지 않았는데 북한에 관한 것이어서 이러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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