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한나라당 비대위원 "이재오 퇴진은 당연"

[스팟인터뷰] MB정권과 차별화 입장 뚜렷... "4대강 외면하면 안된다"

등록 2011.12.28 13:04수정 2011.12.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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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 남소연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 남소연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가 박근혜 위원장이 이끄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영입된 데 대해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 의도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교수는 보수색채가 뚜렷하면서도 정권 초기부터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 실정에 대한 비판의 각을 날카롭게 세워왔기 때문이다.

 

28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그 사람들(이재오 전 장관 등 이명박 정권 실세)이 그대로 있으면 한나라당 쇄신이란 게 되느냐"며 "(퇴진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 사람들이 만든) 정권이 끝나는데…"라고 친이계 핵심세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비대위 출범 직후 이뤄진 각종 인터뷰에서도 '이명박 정권 실세들에 대한 인적쇄신'을 언급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이재오·이상득 의원 같은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책임있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상득 의원은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으니, 이재오 전 특임장관을 포함한 친이계 핵심들을 향해 '불출마 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이런 주장이 친이계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교수는 "친이계가 반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면 그 사람들은 (MB정권의 실정에 대해) 당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거야 뭐 자기들 생각이니까…"라고 피력했다.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적인 개혁이 필요한 때"

 

이 교수는 비대위에서 정책쇄신과 공천개혁을 담당하는 1분과에 속해 있다. 특히 이 교수의 이날 발언은 공천에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라는 부분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정책 쇄신 방향에 대해 이 교수는 "김종인 박사가 갖고 있는 철학, 특히 경제 철학이 이 시대의 과제인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책 쇄신에는 김 박사의 지론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박 위원장이)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가장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은 안정적 변화와 신뢰성 있는 개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변화와 안정적인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돈 교수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오·이상득 의원 같은 실세들이 책임 있게 결정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인터뷰하면서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어봐서 한 말이다. 2004년 총선 전 최병렬 대표가 '한 세대가 지났다'면서 아름답게 퇴진한 일도 있지 않은가. 그 사람들이 그대로 있으면 한나라당 쇄신이란 게 되는가. (퇴진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 사람들이 만든) 정권이 끝나는데…."

 

- 이런 주장이 친이계의 반발을 부르지 않을까.

"친이계가 반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스스로 (MB정권의 실정에 대해) 당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거야 뭐 자기들 생각이니까…."

 

"박근혜는 '안정적 개혁'으로 차별화"

 

- 비대위 1분과를 맡았는데, 구체적으로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

"1분과는 정책 쇄신 쪽이다. 국정기조를 어떻게 쇄신해낼지가 1분과에 주어진 미션이다."

 

- 1분과는 공천 개혁 문제도 다루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공천의 제1 기준이란 게 있다면.

"공천 문제는 비대위가 공천 기준을 만들고 공천심사위가 이를 기준으로 심사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비대위에서 논의가 덜 됐으니 논의가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정책쇄신의 우선순위는.

"정책 쇄신이라는 기조는 정해졌는데. 중요한 건 변화하는 한나라당이니까 국민들의 새로운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이어야 하지 않을까한다. 김종인 박사가 왜 이 비대위에 들어오게 됐겠는가. 김종인 박사가 갖고 있는 철학, 특히 경제 철학이 이 시대의 과제인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책 쇄신에는 김 박사의 지론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본다."

 

- 비대위의 다른 위원들도 김 박사의 지론에 대해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인가.

"정책에서 선후와 완급에 대한 생각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생각이라고 알고 있다."

 

- 비대위의 정책쇄신안이 '대통령 후보 박근혜'의 대선 공약이 될 거라는 예측이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내가 볼 때는 (박 위원장이)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가장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은 안정적 변화와 신뢰성 있는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변화와 안정적인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해 국민들은 여권의 변화로는 안 되고 정권교체로 확 바꿔보려는 생각이 강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이고, 우리가 (집권세력으로) 더 적절하다고 설득할 수밖에 없다. 지금 과제는 정책변화와 인적쇄신을 통해 우리가 그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4대강 외면하면 한나라당 총선에서 외면받는다"

 

- 그동안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다. 이번 비대위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조치나 입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가.

"이미 4대강 공사가 다 끝나버렸다. 초기엔 공사를 막는 게 절박했는데 이미 4대강 사업은 끝났고, 이젠 각종 부작용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한나라당이 이것을 외면하면 안된다고 본다. 총선을 앞두고 야당도 얘기를 할 것이고 이 문제를 외면하면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외면 받는다. 어제 회의에서 말씀드렸는데 정책 현장으로서 4대강 문제에 대한 것도 서서히 얘기가 될 것이다."

 

- 박 위원장이 '재창당'을 약속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탈당한 김성식, 정태근 의원에 대한 입장은.

"(비대위원장 입장은) '꼭 돌아오라'고 하는 것이고, 나는 거기에 대해선 특별한 입장이 없다. 재창당을 안 한다고 탈당한 것은 좀 그렇다. 한나라당이 실질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정치적 회의를 느꼈다면 모르겠는데, 재창당 약속을 안 한다고 탈당한 것은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 기자의 판단으로는, 두 의원의 탈당 결정은 '재창당' 문제 뿐 아니라 당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집단으로 나서서 '박근혜 전권부여'를 외친 상황에 대한 회의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

"나도 '친박계가 그렇게 하는 것이 박 대표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얘길 한 적이 있다. 그런 것도 이해하지만 (탈당한 두 의원은) 좀 감정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 취지는 좋았지만."

#이상돈 #비대위 #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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