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연합고사, 학생과 학부모가 뿔났다"

경남대책위, 올해 마지막 촛불집회 열어... 보수단체 '학사모'도 반대

등록 2011.12.28 20:10수정 2011.12.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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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뿔났다. 학부모는 더 뿔났다."

고입 연합고사 부활에 반대하는 촛불이 켜졌다.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고입 연합고사 부활'에 반대하며 올해 마지막 집회가 열린 것이다.

거제·진주·김해·창원 등지에서 온 학부모와 교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경남에서는 고입연합고사 부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그동안 집회가 13차례 열렸으며, 학부모·교사 등 25명이 삭발했다.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천막농성이 지난 11월 28일부터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경남도교육청 앞으로 이동해 31일 동안 벌어졌으며, 차재원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16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전교조 경남지부 김민수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교육청 브리핑룸에 확인했더니 고입연합고사에 찬성 기자회견을 연 단체는 교장모임과 뉴라이트학부모단체 뿐이다"며 "반대 단체는 수없이 많았다"고 밝혔다. 27일 보수 단체인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경남'도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에 나섰다.

이날 촛불집회 때 김미선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장은 "학부모들은 다양한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가슴에 깃을 달고 차량에 펼침막을 부착하고 다니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인증샷'을 찍어 인터넷 카페에 올리고 있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고입 연합고사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이정화 강사는 "아이들은 지금도 경쟁 속에 내몰리고 있다. 친구의 가치도 모르고 삭막한 관계이며, 학교는 전쟁터다"며 "많은 회원들이 교육청 홈페이지에 연합고사 반대의 글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석영철·조형래(교육) 경남도의원과 정영주·노창섭·김석규 창원시의원,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김금일 어린이책시민연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도의회 공동여론조사, 행정예고 유예 의결" 촉구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21일 행정예고 했다. 교육청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15학년도부터 내신(50%)-선발시험(50%)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은 27일 경남도의회 허기도 의장, 조재규 교육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경남도의회 의결을 거쳐 요구'할 경우 찬반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의회는 1월 5일 본회의를 열 예정인데, 한나라당 다수이기에 '설문조사 요구' 안건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고입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에서 공동여론조사와 행정예고 유예를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경남도의회에 대해, 대책위는 "교육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한다면 그 결과는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중대한 사안으로 확대될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도의회에서 부결에 대비하여 도민의 힘으로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한 우리의 진정성이 진솔하게 전달되고, 동시에 도민과의 진정한 소통의 공간이 확보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연대 "학사모의 고인 연합고사 도입 반대 환영"

한편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경남(아래 '학사모')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입 연합고사 도입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28일 환영 성명을 냈다.

경남교육연대는 "그동안 학사모가 지향하고 있는 정책의 기조나 방향성에서 볼 때 경남교육청의 정책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학교선택권, 학교자율화와 수준별 심화학습 등을 지지하였다"며 "이처럼 경남교육청의 정책에 우호적이었던 단체에서 연합고사 도입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냈다는 사실에서 경남 학부모들의 연합고사 도입에 대한 광범위한 부정적인 정서를 확인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고입 연합고사 저지 경남대책위'는 28일 저녁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는 모습. ⓒ 윤성효


이들은 "연합고사는 성적 향상과 교육과정 정상화라고 교육목표를 단순화시킨 탓에 기존 경남교육청에서 추구하던 교육정책의 패러다임으로 바라보던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경남교육연대는 "경남교육청의 연합고사 부활론은 경남에서 경남교육청 외 경남도민들에게는 교육적인 의미가 없을뿐만 아니라 교육혁신을 위한 대안적 가치가 없는 불편한 제도이다"며 "경남교육청은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이러한 분위기가 초래된 사태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입 연합고사 #경상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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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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