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볼록 길 사람들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든 보도볼록 길이 도리어 불편함을 주고 있다.
홍순종
보도블록으로 치장된 길을 따라가는 즐거움은 아마 화양동 계곡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다. 보도블록을 걷어 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우리 곁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 등산팀이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왕년에 너희보다 더 빠르게 걸었지. 지금은 그저 자연을 벗 삼아 이렇게 천천히 걷고 있어. 너희는 이른 즐거움을 모를걸.'
아름다운 길을 걷다 보니 자연 휴양림이 나온다. 이곳도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여기서부터 우리들 숙소가 있는 이평리까지 2차선 도로를 따라 걸어야 했다. 시골이라 차들이 없어 우리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걷다보니 황토 집들이 위로 저녁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평리 황토방 이평리에 있는 황토 집
홍순종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그런데 이 동네는 중학교도 있고 초등학교도 있다. 우리나라 리 중에 가장 큰 동네라고 한다. 적막한 고요 속에 우리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황토방으로 왔다. 황토방에서 끼리끼리 아름다운 역사를 쌓고 각자 꿈속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우리들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화장실은 하나인데 많은 사람들이 볼일을 보려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리됐다. 그리고 오늘 우리들 목적지인 고모재를 향해 힘차게 발길을 내디뎠다. 전형적인 농촌 풍광이 우리들 시선을 사로잡아버린다. 아하, 이런 맛으로 시골 들판 길을 걷는 것이로구나.

▲들판 길 멀리 산자락이 보이는 들판 길
홍순종
다들 무슨 할 말들이 그리도 많은 지 다들 조잘 재잘 거린다. 갈 길이 먼 것을 알고 있는 김 시인님이 멀리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개울을 건너는 장소에서부터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벌어졌다. 우리가 도착한 청소년 수련장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후미가 나타나지 않는다. 전화 해보니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풍광에 취해 앞에 가는 사람들을 놓쳐 길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예정 시간보다 많이 늦고 말았다.
왕 소나무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원래 우리 카페 이름이 '천천히 걷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사람들은 느림보 걸음을 걷고 있다.

▲왕 소나무 소나무가 용트림을 하고 있다.
홍순종
드디어 왕 소나무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소나무가 용트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그래서 용 소나무라고도 한다.
용 소나무를 감상을 하고 조금 걸어 올라서니 저수지가 나타났다. 그런데 저수지 둑을 높이기 위해 많은 돌무더기들을 쌓아 놓았다. 많은 돌들이 왜 이곳에 저렇게 많을까? 알고 보니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깬 돌들이라고 한다. 이런 깊은 계곡 저수지까지 4대강 사업을 한다고 파괴하고 있으니 자연의 파괴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풍광 저수지에 비췬 아름다운 광경이다
홍순종
그곳을 통과를 해 사람들 발길이 닫지 않은 고모재 옛길을 찾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난(難)코스 중에 난코스였다. 어렵게 만난 옛 길은 다 끊어져 없어졌고, 남은 길은 그 흔적만이 남아있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하산했다. 이렇게 우리들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추억과 낭만을 찾기 위해 우리들은 만났다. 모두 말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추억들을 찾았으리라 생각한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여행은 즐겁고 멋진 것이라는 것을 또 다시 체험했다.
덧붙이는 글 | 카페 지섬사와 국민연금에 게재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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