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은 이전할 수 있지만, 급여는 낮출 수 없어

중국 CRF 발표... 2011년 중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은?

등록 2011.12.29 18:20수정 2011.12.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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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CRF 발표 자료 http://job.52life.cc/newsshow.php?id=654 ⓒ 손호진

▲ 2011년 CRF 발표 자료 http://job.52life.cc/newsshow.php?id=654 ⓒ 손호진

 

중국 시장 성공을 위한 첫 단추, 인재 전쟁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가  우수 인력 채용과 관리에 관한 부분이다. 또한 중국 소비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재 채용에 대한 관심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중국인의 시각으로 소비 문화의 패턴을 분석하고 계획하는 현지 우수 인력들의 필요가 절실해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제품과 서비스 경쟁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하느냐가 성공의 중요한 관건이 된 셈이다.

 

앞서 가는 기업들의 인재를 붙잡아 두는 전략

 

지난 12월 28일자 션쟝푸우다오빠오(申江服务导报)는 '리더쉽 및 전략 부문 인력 평가 기관 CRF(Corporate Research Foundation) 연구소'의 발표를 인용, '2011년 중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명단과 인재 관리 비법을 소개 했다.

그리고 중국의 인재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높은 급여만은 아니라고 신문은 말하고 있다.

 

전략 하나. "출근 첫 날 직원에게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라"

 

다국적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 차이나(Deloitte China)의 상하이 사무실 입구에는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모든 사람은 자기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출퇴근 할 때 마다 꼭 한 번씩은 볼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문구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딜로이트 차이나의 '승진 시스템'을 상징하는 또 다른 방법의 표현법이다. 

 

딜로이트 차이나의 승진 시스템은 '공정'과 '공평'을 핵심으로 한다. 중국인들이 가진 고질적 인습 중 하나가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꽌시'라는 문화다. 흔히 말하는 학연, 지연에 얽매인 기존 인사 시스템이 늘 문제였던 것이다.

이를 위해 딜로이트 차이나는 신입사원들의 입사 첫날, 반드시 의무적으로 개인 발전에 대한 로드맵 교육에 참여토록 했다. 그들은 입사 5년 후, 10년 후의 자기 발전 로드맵을 회사로부터 교육 받고, 세부적인 상담을 통해 자기 업무에 대한 비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 높이게 된다.

그러기 위해 로드 맵에는 사원에서 관리자, 관리자에서 임원 후보까지 승진에 필요한 연차와 그에 필요한 자격 조건, 자격증, 학위의 가산점까지 상세히 기록 되어 있다. 물론 그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을 회사가 앞장 서서 지원 해주기도 한다.

 

전략 둘. "공장은 이전 할 수 있지만, 급여는 낮출 수 없다."

 

암웨이 차이나(Amway China)의 정식 직원 수는 8천 3백 명에 이른다. 이중 5년 이상 근속자가 43%에 해당한다. 근속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암웨이 차이나의 쟝위주 인사 관리 임원은 "월급이야 말로 직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렇다고 암웨이 차이나가 단순히 높은 급여만을 보장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도 하나의 기업이고, 특별한 수익 없이 무작정 급여를 올려 준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법을 아래 일화가 잘 말해주고 있다.

 

몇 해전 시장의 생산 비용이 상승하여 암웨이 차이나는 전체적인 비용 압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암웨이는 그 감소의 부담을 직원들에게 돌린 것이 아니라 다른 해법을 내 놓았다. 바로 생산 공장을 이전 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공장 이전을 통해 생산 단가는 낮추고 그로 인해 직원들의 복리와 대우는 그대로 유지 시켜 나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전략 셋. "제일 좋은 자리는 직원에게, 제일 나쁜 자리는 사장이"

 

기업 다우(http://www.dow.com.cn)의 인사 담당 천옌리씨는 "회사의 임원이나 사장은 직원들을 섬기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그 단적인 예가 회사 내에서 가장 구석지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자리에 임원과 사장의 책상을 둔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 대부분이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창문과 가까운 곳에 관리자들의 자리를 놓는 것과는 대조적인 발상이다.

 

그 외에도 사무실에 의료실 개설은 물론 체력 단련실과 전문 트레이너까지 배치해 직원들의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를 돕고 있다고 한다.

 

전략 넷. "인사는 바로 '피플 비즈니스'이다"

 

3D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오토데스크(www.autodesk.com.cn)의 인사 담당자는 '인재'라는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 했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기업은 지금 당장 전략이 필요 없어도 된다. 그 사람이 전략을 만들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스템이 없다면 그 인재는 시스템까지 덤으로 만들어 올지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인사관리 시스템을 '피플 비즈니스'라고 지칭한다. 단순히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를 한다는 의미이다.

 

그들이 말하는 '피플 비즈니스'의 핵심은 바로 '직원들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실행 방법은 각 직원들에게 가장 적합한 개인 발전 모델을 컨설팅 해주고, 그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마련 해준다는 것이다.

 

눈 높이 높아지는 중국 인력. 한국 기업만의 차별화 전략 필요 한 시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수한 인재를 얻는 방법으로 단순히 '높은 급여'만을 생각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앞서 가는 기업들의 인재 전쟁과 관리 방법은 이런 급여의 수준을 한 단계 뛰어 넘고 있다. 한층 세심해지고 인간적인 부분까지 배려하는 하나의 기업 문화로 발전 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 구글(Google)의 최고 복지와 근무 환경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때가 있었다. 그 이후로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든 그와 같은 대우와 환경을 한 번쯤은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중국에서도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준거 기업들 늘어 감에 있어 대다수 중국 구직자들의 눈높이와 요구 또한 높아 지고 있다. 또한 인재들은 이런 기업들에 몰릴 수 밖에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부가 편중 되듯이 인재 또한 고용 시장에서 편중 현상이 일어나고, 그 현상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경쟁력 편차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 뻔하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중 장학금 정책이나 공개 채용을 통해 우수 인력을 채용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인사 시스템 중에서도 채용에 관한 단편적인 방법이지 '유지 전략'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 보석도 갈아야 빛이 나듯. 인재는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 고 봐야 한다. 이제야 말로 더 늦기 전에 글로벌한 기준 도입과 함께 한국 기업만의 차별화 된 인사 시스템을 만들 때라고 보여진다.

2011.12.29 18:20 ⓒ 2011 OhmyNews
#중국 #CRF #좋은 기업 #인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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