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국민일보, 부산일보, 광주일보, 매일신문 등 5개 신문사가 내놓은 2011년 국내 10대 뉴스 분석 표.
박주현
이어 전국을 강타한 저축은행 비리와 도가니 사건 충격, 김정일 사망이 공동으로 2위에 올랐다. 불법대출 등 금융비리, 횡령 등 기업비리, 고위층 로비 등 권력형 비리로 확대돼 '비리의 종합세트'라고 불리는 부실저축은행 사건에 대한 수사가 8개월 동안 장기화 됐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비리 규모는 9조 원대로 단일 규모 최대 금융비리 사건이었다. 비리 수사가 일단락됐지만 실체적 진실규명 미흡 등 수사결과에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부실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위한 정관계 로비의 몸통을 밝히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 2005년 불거졌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사건은 정치권과 언론의 무관심 속에 한동안 잊혀 졌지만, 지난 9월 영화 '도가니'가 개봉되면서 엄청난 충격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뒤늦게 행정조치에 나선 광주시교육청은 인화학교 재학생들을 다른 곳으로 전학조치하고 학교를 폐쇄시켰다.
이밖에도 올 한해 언론의 영상과 지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뉴스로는 '반값등록금 및 무상급식 논란', '평창,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한진중 분규·김진숙 309일간 고공 농성',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논란', '사상 초유의 9·15 정전사태', '삼호주얼리호 구출', '서울 집중호우로 우면산 산사태' 등이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언론이 외면한 뉴스 1위, 'MB 측근 비리'

▲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3단체가 지난 12월 14일부터 25일까지 현업 언론인과 일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기자협회보
그런데 이게 웬일. 언론이 외면한 10대 뉴스도 선정됐다. 언론사들이 앞 다퉈 선정해 내보내고 있는 10대 뉴스와는 달리 언론이 감추어 온 뉴스들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무엇보다 언론이 외면한 뉴스 1위로 'MB 측근 비리'가 올라 주목을 끈다. 대한민국 언론은 살아 있는 권력에 유독 약하다는 소릴 들을만하다.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3단체가 지난 12월 14일부터 25일까지 현업 언론인과 일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2011년 언론에서 가장 무시하고 왜곡한 뉴스'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올 한 해 동안 정치·사회·문화에 걸쳐 이슈가 된 뉴스 30개를 미리 제시한 뒤 10개를 선택하도록 했다. 1628명이 응답했다.
이들 단체가 '2011년 언론이 무시한 10대 뉴스'를 선정해 2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국내 언론매체는 권력형 비리와 의혹에 철저히 눈감은 것으로 분석됐다. 1위에 'MB 친인척 측근 비리'(77.3%)가 차지한데 이어 '4대강 부실공사와 홍수예방 효과'(73.3%), 'MB 내곡동 사저'(73.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 테러 여당 연루' (69.4%)등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뉴스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입증됐다.
'4대강 부실공사' 논란 2위, 'MB 내곡동 사저' 보도 3위

▲ 20일 오전 민주통합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원혜영 공동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이들 뒤로 이명박 대통령 측근비리 종합 현황도가 보인다.
남소연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이 연루된 금품수수 사건 등 연달아 제기되고 있는 측근 비리에 대해 실체를 규명하려는 언론매체의 노력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또한 '종합편성채널의 폐해와 특혜'는 5위(62.8%)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은 개국 전부터 온갖 특혜 논란이 따라다녔지만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는 침묵으로 일관했음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이밖에 '한미FTA'(60.5%),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논란'(60.0%), '위키리크스 비밀 외교문건 공개'(56.2%), '제주 세계 7대 경관 사기 논란'(53.1%), '강정마을 해군기지'(51.4%) 등도 10대 뉴스에 올랐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조측은 "설문을 시작한 14일 이후에 불거진 이슈에 대해선 기타란을 통해 수렴했는데, 기타란에 응답된 내용 가운데 BBK 폭로로 유죄판결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과 관련된 뉴스도 다수 포함됐다"고 밝혔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권이 격랑 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37년 '김정일 철권통치 시대'가 막을 내려 한반도와 주변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아쉬움과 아련함과 분함과 충격과 슬픔이 가득한 한해로 점철된 2011년 한 해가 저문다. 그래서 다가올 2012년에 거는 기대가 더욱 무겁게 들려온다. 내년에는 '절망'과 '불통'대신 부디 '희망'과 '소통'을 함께 나누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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