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입단속에도 김종인 "반발 신경쓰면 일 못해"

김종인·이상돈 '실세 용퇴론' 정면돌파 선언... 비대위원 간에도 불협화음

등록 2011.12.30 13:26수정 2011.12.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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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이 인적 쇄신을 둘러싼 본격적인 권력다툼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외부 비대위원들의 'MB 정부 실세 용퇴론'에 대해 수습에 나섰음에도 논란은 더 확산되고 있다.

이상득·이재오 의원과 안상수·정몽준·홍준표 전 대표 등에 대해 제기된 용퇴론에 대한 친이명박계와 당내 중진들의 반격은 30일에도 이어졌다.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홍준표 전 대표는 공세 수위를 한단계 더 높였다. 아예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도덕성·국가관 문제 있는 김종인·이상돈 물러나야"

홍 전 대표는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노태우 정부 시절 뇌물을 수수한 김종인 위원은 도덕성에, 천안함 사태에 대해 괴담 수준의 주장을 한 이상돈 위원은 국가관에 문제가 있다"며 "도덕성과 국가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람이 한나라당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앉아서 결정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 두 사람을 사퇴시키지 않고는 나중에 어떤 의결을 하더라도 설득력이 없을 것"이라며 "당헌에 보면 비리로 문제됐던 사람은 공천신청 자체를 못하게 돼 있는데 비리 경력이 있는 사람이 공천심사를 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박 위원장이 폐쇄적 인선을 하다보니 이런 분들이 검증 없이 (비대위에) 들어왔다"며 "앞으로 쇄신 전반에 대해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려면 (김종인·이상돈 위원을) 사퇴시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사퇴요구를 받은 비대위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반발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박근혜 입단속 주문에도 김종인 재반격... "반발은 있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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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김종인 위원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날 'MB정부 실세 용퇴론'과 관련해 당내 파문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이상돈 교수가 몇몇 의원을 거론했고 (그들이) 반발하는 건 우리가 사전에 예측한 것"이라며 "극복하지 못하면 비대위 활동을 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가 온 목표도 의미도 없어져버린다"고 반박했다. ⓒ 남소연


김종인 위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도 거기에 반발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며 "이것(반발)을 극복하지 못하면 비대위는 활동을 못한다, 우리가 비대위에 온 목표도 사라져 버린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은 이날 처음으로 발언한 박근혜 위원장이 "이(쇄신) 과정에서 쓸데 없는 오해나 감정 대립은 우리가 목표로하는 본질을 훼손하고 이루고자 하는 대의를 놓치게 할 수도 있다, 앞으로 비대위 차원에서 합의되고 공감대를 이룬 의견이 (언론에) 나갔으면 좋겠다"며 '입단속' 주문을 했음에도 작심한 듯 말을 이었다.

김종인 위원은 "가장 (많은) 책임을 질 분들이 자기 책임을 망각하고 엉뚱한 소리로 상황을 호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이래서는 비대위가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며 "서울시장 보선 끝나고는 한나라당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두어 달 시간이 지나니 다시 안이한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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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실세 용퇴론'을 주장한 이상돈 비대위원이 3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상돈 위원도 반격에 나섰다. 이 위원은 비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홍준표 전 대표가 국가관을 문제 삼은 데 대해 "홍 전 대표가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고 경솔한 발언을 했다"며 "(천안함 사태에 대해) 내가 쓴 모든 글을 봤다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비대위원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개혁에는 저항과 반발이 따르기 마련이고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쇄신을 못하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왜 생겼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비대위원 간에도 불협화음... 잡음 커지는 비대위

하지만 이날 비대위 회의가 열리는 동안 천안함 유족 10여 명이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이상돈 위원의 사퇴와 박근혜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외부 비대위원과 당내 비대위원 간 불협화음도 생기고 있다. 이날 비대위 회의 중 김종인 위원의 발언에 대해 김세연 위원은 "정책 쇄신을 이룬 후에 정치쇄신이 이루어져야 일의 선후관계가 맞고 진정한 쇄신의 완성이 가능한데 초반부터 논란이 지나치게 불거지면 오해와 갈등으로 비대위 할동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광덕 위원도 "비대위의 책무를 제대로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절제와 여백의 미도 필요하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한나라당 비대위 #박근혜 #김종인 #이상돈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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