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아바나 해변의 노을, 바로 이겁니다"

[좌충우돌 무계획 쿠바여행기-①] 아바나편

등록 2011.12.30 15:23수정 2011.12.30 16:27
0
원고료로 응원
a

쿠바나 항공 칸쿤- 아바나 루트를 선택한 여행객들은 쿠바나 항공을 이용하게 된다. 하도 오래된 비행기라 안락한 여행을 꿈 꾸면 안 된다. ⓒ 박범준


"Be realistic, demand the impossible!"

이 한마디가 나를 사로 잡았다. 군복무 시절, 누군가 몰래 숨겨 가져온 <체게바라 평전>과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시작으로 쿠바에 가겠다는 막연한 꿈을 키워 나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앞서 이 글을 읽기 전에, 쿠바에 대한 단상을 각자 생각해봤으면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공산주의, 카스트로의 시가, 모히또, 살사,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등이 쿠바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내 여행의 모토는 무계획이다.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여행 계획을 짜는 동안의 흥분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다. 왜냐고 묻는다면 여행지에서의 즉흥적으로 생기는 일들은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 절대 맛볼 수 없는 진미이기 때문이다. 우선 쿠바에 가려면 여러가지 루트가 있겠지만,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미국남부에서조차도 직항으로는 갈 수 없다. 나는 칸쿤-아바나 루트를 선택했고, 쿠바나 항공을 이용했다. 

쿠바에 찾아오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유럽사람들이라고 한다. 미국인들은 쿠바 여행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적발되면 큰 벌금을 문다고 한다. 그래도 쿠바에서 막지 않기 때문에 드문드문 미국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a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 아바나에 있는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으로 생각보다 깔끔하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 박범준



공항에 도착해 환전을 했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것은, 쿠바 화폐는 두 가지라는 사실이다. 한 가지는 내국인 전용 화폐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 전용 화폐이다. 후자는 미국 달러와 1:1수준이고, 내국인용 화폐는 훨씬 저렴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상점이나 가게에서는 외국인 전용 화폐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크게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다. 내국인용 화폐는 길거리 음식이나 관광상품을 살때 흥정을 통해 조금 웃돈을 주고 구입하는 형식으로 사용된다.

a

쿠바의 흔한 자동차 쿠바에는 미국에서 밀수입된 예전 자동차들이 많다. 어딜가나 빈티지함을 느낄수 있는 하바나이다. ⓒ 박범준


아바나(La Habana) 시내로 이동했다. 운 좋게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고, 서로 택시비를 반반씩 부담하여 이동했다. 그분 말에 의하면, 아바나까지 택시비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기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바나 시내에 들어오니 멋진 바다는 둘째고 예쁜 자동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a

아바나 시내풍경 오밀조밀 모여있는 집과 상가. 가정집에서도 길거리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며, 항상 빨래가 널려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 박범준


숙소도 없이 큰 가방을 메고 돌아다녔다. 너무나도 이국적인 모습에 반해서 힘든 줄도 모르고 걸었던 것이다. 모히또 한 잔과 함께 산 시가를 입에 물고 편히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숙소를 찾고 있었다. 여기선 닻 모양으로 간판이 걸린 곳이 국가적으로 공인된 숙소라고 한다. 20불 내외로 1박을 머물수 있으며 대부분 식사도 같이 판매한다. 이때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a

다이빙하는 청년 쿠바 청년들의 가장 인기있는 놀이문화는 바로 수영이다. ⓒ 박범준


짐을 풀고 말레꼰으로 나왔다. 아바나 외곽을 쭈욱 둘러쌓고 있는 해변가인데 수많은 쿠바청년들이 수영과 다이빙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의 청년은 나에게도 다이빙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했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깊은 바다도 아니고 중간중간 암초도 보여 강 심장이 아니라면 엄두도 못 낼 그런 곳이었다.

a

말레꼰의 노을 말레꼰에서 볼 수 있는 환상적인 노을이다. 여행객들이 딱히 할 수 있는 놀이 문화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해변에 나와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 박범준



여기저기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혹시 소지섭의 카메라광고를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소지섭이 멋 들어지게 카메라스트랩을 손에 묶고 걸어가고 그 앞으로 파도가 도로 위에 거세게 부서지는 그 길이 바로 이곳이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며, 내일은 체게바라의 흔적을 찾아 나서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잠에 들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부끄러운 행보... 위험한 성적표
  2. 2 이동관 아들 학폭 덮은 하나고, 법 위반 정황에도 검찰 '무혐의'
  3. 3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학폭' 이동관 아들, 학폭위 없이 전학 명문대 진학
  4. 4 메뚜기처럼 떠난 미군, '리틀 시카고'가 남긴 숙제
  5. 5 윤석열 대통령의 '사인'이 위험하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