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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함' 앞세운 <나가수>의 새로운 룰이 불편한 이유

[주장] 시청자나 가수들이나 모두 불편했다...윤민수 "더 비참하다"라고까지 표현

12.01.09 13:27최종업데이트12.01.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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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일) 방영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는 새로 변경된 룰이 소개됐다. 새로운 순위 시스템 공개 방식과 순위를 발표하는 사람, 그리고 가수들이 부를 노래를 선정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7인의 가수들이 나란히 앉아 1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를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8일 새로 소개된 방식은 1위부터 순차적으로 순위를 발표하고 먼저 이름이 불린 가수는 세트장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높은 순위를 얻은 가수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좋아할 수 있도록 하고 <나는 가수다>를 떠나는 가수들의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출연 가수들과 매니저들은 대놓고 불만을 표시해 가수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분위기를 표출했다. 거미는 "바뀐 룰이 별로"라고 했으며, 윤민수는 "더 비참하다"라고 말했다. 새로 <나는 가수다>에 합류한 테이와 신효범 또한 긴장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신영은 "이가 쑥쑥 빠진 것 같다"고 하여 당시 분위기를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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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방송에서도 상위권 가수들이 세트장을 나가 더욱 좋아하기는커녕 더욱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먼저 세트장을 나간 가수들은 다른 가수들의 대기실을 찾아가 순위를 물어보는 모습을 통해 '스포일러 방지'의 효과가 무의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에 남은 테이와 박완규의 주변은 너무나 휑했으며, 하나 둘씩 떠나는 가수들로 인해 줄어드는 박수소리는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불쾌하게 하기도 했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지난 2011년 3월 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회 커다란 이슈를 모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대한민국 최고 가수들의 노래 대결이라는 포맷은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일 뿐, 진정한 의도는 아이돌 그룹들과 댄스음악으로 편향된 방송 가요계에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정현, 김범수, 임재범, 자우림 등 대중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지 못한 가수들이 실력을 인정받으며 사람들의 사랑을 얻게 된 것이다. 이에 덩달아 프로그램 또한 많은 인기를 얻게 되고 2011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대상에 속하는 '작품상'까지 받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 8일 방영된 순위 시스템 공개 방식은 가수들로 하여금 순위에 더욱 집착하게 하게 만들어 진정성 있는 노래들이 나올지 의문이다. 또한 하위권 가수들은 최선을 다한 무대 속에 청중평가단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데, 상위권 가수들에게 박수조차 받지 못하니 이를 보는 시청자나 노래를 하는 가수들은 불쾌한 마음이 들것이 분명하다.

무대를 연출하고 감동을 전해줄 가수들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한 제도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제작진의 더 나은 배려와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blog.naver.com/yoominky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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