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서태지와...>의 76점짜리 '난 알아요'가 세상을 바꿨다!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20주년②]데뷔무대 <특종TV연예> 연출 송창의 tvN 본부장 인터뷰

12.01.15 15:27최종업데이트12.01.15 17:15
원고료로 응원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20주년을 맞았습니다. 박종원 시민기자는 "당장, 이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오마이스타>는 '절대공감'합니다. 그래서 '서태지와 아이들 특별 섹션'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앞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을 주제로 하는 원고나 사진 기꺼이 모십니다. 독자님들의 관심과 참여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전설'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이들이 앨범을 발매한 후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한 것은 1992년 3월 29일 KBS <젊음의 행진>이었다. 그러나 큰 반향을 얻은 것은 같은 해 4월 11일 MBC <특종 TV연예>였다.

"우연히 튼 데모 테이프, 어떻게 스무살 짜리가..."

말하자면 당시 <특종 TV연예> 연출자, 송창의 tvN 본부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의 가능성을 알아본 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태지는 자신의 15주년 기념앨범에 장문의 메시지를 적어 송 본부장에게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송 본부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는 <오마이스타>에 "<특종 TV연예>를 준비하면서 매니저들에게 데모 테이프를 한가득 받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금처럼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갖춰진 것도 아니었고, 음반이 나오면 매니저들이 일일이 방송국을 돌며 PD들에게 전달하던 시절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1집(Seotaiji and Boys)도 그렇게 송 본부장의 손에 들어온 음반이었다. 송 본부장은 "쌓여 있던 데모 테이프 중 우연히 하나를 틀어 봤는데, 그 음악이 귀에 꽂혔다"고 말했다.

이어 송 본부장은 "일단 이 가수들이 누군지도 모르니 테이프를 가져다 준 매니저를 불러 신상을 물어봤다"며 "매니저로부터 (서태지가) 20살밖에 안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20살짜리가 이런 음악을 만드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난 알아요' 최초 점수는?

송창의 tvN 본부장.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데 큰 도움이 된 인물이다. ⓒ 민원기


그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어떤'감'이 왔던 송창의 본부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의 타이틀곡을 맡겼다. 그리고 4월 11일 첫 방송에 서태지와 아이들을 출연시켰다.

<특종 TV연예>는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공동 MC 체제를 도입했던 프로그램이었고, 이중 신인 가수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다. 신인이 자신의 무대를 선보이면, 심사위원들이 무대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었다. 여기에서 '난 알아요'를 불렀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받은 점수는 76점이었다.

그러나 서태지는 "대중에게 평가받겠다"고 말했고, 송 본부장도 그 후 두 달여 간 서태지와 아이들을 고정 출연시켰다. 그리고 그 '76점 짜리 음악'이 어마어마한 반응을 얻었다. <특종 TV연예>도 큰 인기를 얻으며 주말 황금시간대로 자리를 옮겼다.

송 본부장은 "처음엔 그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다"며 "서태지와 아이들이 한 달 정도 출연한 후 이화여대 앞 레코드점에서 가게 주인을 인터뷰했는데, 그 주인이 '판이 없어 못 팔 정도'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일화를 들려주었다.

"팬들과의 소통도 무척 중요하지만..."

1990년대 '10대들의 대통령'이라 불렸던 서태지와 아이들 ⓒ SBS


이후로는 많은 이들이 아는 대로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문화 대통령'으로 군림했고, 1996년 4집을 마지막으로 해체했다.

서태지는 솔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고, 양현석은 YG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 되어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이주노 역시 최근 방송활동을 통해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송창의 본부장은 '예능계의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승승장구했고, 지금은 tvN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마지막으로 송창의 본부장은 현재 미국에서 음악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진 서태지에게도 애정 어린 당부의 말을 남겼다. 송 본부장은 "팬들과의 소통도 무척 중요하지만, 대중과도 많이 멀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음악과 또 다른 소통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송창의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