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현대사회를 상징적으로 표상하다

[리뷰] 이경은 개인전 'MUTATION-돌연변이'

등록 2012.01.25 17:52수정 2012.01.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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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_바스락거리며 걷던 여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c×130.3m_2011 ⓒ 이경은

이경은_바스락거리며 걷던 여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c×130.3m_2011 ⓒ 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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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_꽃미남 쳐다보는 서울 여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0 ⓒ 이경은

이경은_꽃미남 쳐다보는 서울 여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0 ⓒ 이경은

회화는 19세기 중반에 사진이 발명되고 나서 현실을 충실히 기록하는 기능에서 탈피했다. 즉 예술가의 세계관 및 미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전통적인 회화는 기념비적인 인물을 묘사하거나 숭고한 신의 말씀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중세 기독교사회 이후 신 중심적인 사회가 아닌 인간 중심적인 사회로 변모하면서 예술이 추구하는 미학 및 가치관도 변화했다.

 

특히 20세기 초반에 다다이즘 및 초현실주의가 등장하면서 예술은 형과 색의 유희를 추구한 회화에서 벗어났다. 표현매체도 다양화되고 주제도 폭넓어졌다. 또 회화의 주제도 조형적인 것을 탐구하는 것에서 탈피해서 예술가의 정신적인 영역을 표상했다. 또 개념화되어 결과물보다는 예술가의 아이디어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20세기를 초반을 거치면서 동시대 예술은 개념화 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현대사회는 빠르게 물질중심적인 사회로 개편됐다. 특히 20세기 후반이후 동시대 사회는 더욱 더 물질문화가 정신문화를 앞서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사회조직이 복잡해지고 거대화되면서 개개인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모순된 행동을 할 때도 있다. 고귀하고 순수함보다는 이중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변종들로 가득 찬 돌연변이적인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면도 있다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그 결과 개인은 내면적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갤러리 아트사간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작가 이경은이 그린 회화작품은 이러한 동시대 사회의 특정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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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_20살이였던 그 남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1 ⓒ 이경은

이경은_20살이였던 그 남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1 ⓒ 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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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_함박 웃음 짓는 서울 남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0 ⓒ 이경은

이경은_함박 웃음 짓는 서울 남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0 ⓒ 이경은

 

작가는 초상을 그렸는데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얼굴을 돌연변이적인 모습으로 표상했다. 자신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낀 내면적인 갈등을 이와 같이 표현한 것이다. 또한 동시대 사회의 일그러진 또 다른 초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섬세하게 그림을 그리지 않고 거칠고 강하게 표현했다. 또 컬러도 원색을 많이 사용하여 강렬하고 자극적이다. 자신이 보고 느낀 현실을 강조해서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표현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에 작가가 그린 그림은 표현방식도 강하고 거칠지만 작품의 크기도 대형이다. 그래서 작가의 표현의도와 관계없이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작가가 그린 그림을 한 한 장 감상하다가보면 말처럼 보이는 그림도 있고 평범하고 인자한 아주머니의 웃는 얼굴을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도 발견하게 된다. 또 냉엄한 동시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직장인의 얼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이 느껴지는 그림도 있다. 현대사회는 전체적으로는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고 있는 다원주의사회처럼 판단 될 때도 있지만 거대자본과 거대조직이 지배하는 사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개개인은 점점 더 소외되고 있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작가가 이번에 발표한 그림들은 이러한 동시대 사회를 풍자하는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느낀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한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동시대 사회를 우의적으로 표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 이성보다는 감정에 더 충실한 그림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지점에서 초현실주의와 만나게 된다. 그와 더불어서 작가의 내면적인 상처를 다른 방식으로 표출한 새로운 층위에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관객들은 작가의 정신적인 영역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2012_0104 ▶ 2012_0128 / 갤러리 아트사간 GALLERY ART SAGAN 서울 종로구 삼청로 22 영정빌딩 3층
#돌연변이 #MU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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