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전 만든 재봉틀이 아직도..."

'재봉틀 박물관' 준비하는 이일승씨... 1800년대 외국 제품 모아

등록 2012.03.08 10:41수정 2012.03.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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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봉틀 박물관을 계획하고 있는 이일승씨가 경남 진주 강남동에 있는 카페 '하이자오 7번지'에서 수집 물품 가운데 손으로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주 작은 재봉틀을 시험해 보고 있다.
재봉틀 박물관을 계획하고 있는 이일승씨가 경남 진주 강남동에 있는 카페 '하이자오 7번지'에서 수집 물품 가운데 손으로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주 작은 재봉틀을 시험해 보고 있다. 윤성효

"이건 완전히 예술품이네요. 아름답네요."

'재봉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재봉틀 박물관'에 온 느낌을 받았다. 크고 작은 재봉틀이 조명을 받으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진열대 위에도, 바닥에도, 그것도 모자라 벽에 '시계처럼' 붙어 있는 재봉틀도 있었다.


경남 진주시 강남동에 있는 '하이자오 7번지'. 귀금속점을 했던 이일승(58)씨가 운영하는 카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재봉틀 박물관을 연상할 정도로 많은 '예술품'을 보고 놀랬다.

10여 년 전부터 모으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200여 점이 모아졌다. 창고에 보관해 놓고, 80점 정도만 카페에 진열해 놓았다. 이곳에 있는 재봉틀은 거의 대부분 '물 건너 온 것'들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지에서 생산된 제품이 많았다.

"수집하다 보니 많아져 창고에 보관하게 되었다. 재봉틀에 따라오는 물품인 바늘이라든지 골무 등 부속품까지 합치면 더 많다. 이전부터 오래된 물품에 관심이 많았고, 카메라는 80여 점, 라이터는 30여 점 된다."

손틀, 발틀, 어린이용, 벽걸이용... 특이한 재봉틀 천국 

 카페 '하이자오 7번지' 전시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재봉틀로, 1852~1878년 사이 뉴욕에서 만들어진 '싱거(Singer) No2'라는 제품이다.
카페 '하이자오 7번지' 전시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재봉틀로, 1852~1878년 사이 뉴욕에서 만들어진 '싱거(Singer) No2'라는 제품이다. 윤성효

 이일승씨가 작은 크기의 재봉틀 가운데 벽에 걸어놓고 사용하는 재봉틀을 돌려보고 있다.
이일승씨가 작은 크기의 재봉틀 가운데 벽에 걸어놓고 사용하는 재봉틀을 돌려보고 있다. 윤성효

재봉틀도 여러가지. 손으로 들리는 '손틀', 발로 돌리는 '발틀'이 함께 진열돼 있다. 특이한 재봉틀도 많았다. '어린이용' '벽걸이용' 등 다양하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쓰도 되는 게 있고, 시계처럼 벽에 걸어놓고 사용하는 재봉틀도 있다.


만들어진 지 얼마나 됐을까. 재봉틀 앞에 놓인 안내표를 살펴보고 놀랬다. 100년 안팎도 많았다. '싱거 2번(Singer No2)'이라는 제품이 눈에 보였다. 뉴욕에서 1852~1878년 사이 만들어졌는데, 일련번호(362494)가 적혀 있었다. 이씨는 "1850년대는 미싱이 많이 대중화 되던 시기"라고 말했다.

1920~1940년 사이 만들어진 '어린이용' 재봉틀도 있다. 장난감 같이 보였다. 1800년대 후반기 영국에서 만들어진 '타비타(Tabitha)'라는 제품도 돋보였다.


재봉틀의 유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입증하기는 아주 쉬웠다. 세계에서 오래된 재봉틀을 수록해 놓은 '문헌 도록'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사진과 함께 관련 내용을 기록해 놓은 것이다. 이씨는 "재봉틀은 서양에서 만들어져 세계로 보급됐다. 처음에는 크게 만들어졌고 실용성이 강조되었는데 180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아름다움이 가미되었다"고 말했다.

"외국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대부분 수집한다. 한 제품을 사기로 해놓고 대금을 지불한 뒤 손에 넣기까지 마음을 졸이게 된다. 만들어진 지 오래된 제품이다 보니 운반하는 과정에서 파손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나무와 쇠로 되어 있지만, 오래된 제품이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인다."

이일승씨의 꿈은 '재봉틀 박물관' 짓는 것

 재봉틀 박물관을 계획하고 있는 이일승씨가 수집 물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봉틀 박물관을 계획하고 있는 이일승씨가 수집 물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성효

이일승씨는 "미싱 하나를 손에 넣고 나면 마음에 놓인다. 하나를 주문해 놓고 손에 넣기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재봉틀에 장인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요즘 가전제품은 적당하게 쓰고 나면 고장이 난다. 좀 쓰면 실증이 나서 바뀐 디자인으로 교체하는데, 옛날에 만들어진 재봉틀을 보면 그렇지 않다. 견고하게 만들다보니 오래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진열된 재봉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손으로, 발로 돌리니 움직였다. 재봉틀의 바늘 아래에는 천조각이 놓여 있었다. 실이 끼어져 있었는데, 돌리니 천조각에 실이 바로 꿰매지고 있었다. 100년도 넘었는데 새것처럼 움직였다.

진주는 섬유가 발달했다. 바로 '진주실크'다. 이씨는 "실크가 유명한 진주에서 재봉틀을 모아 놓으면 의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일승씨의 꿈은 '재봉틀 박물관'을 짓는 것이다. 설계도까지 만들어 놓았다. 그는 "모아 놓으면 어떻게 되지 않겠느냐 싶다. 간혹 카페를 찾아온 사람들이 진열된 재봉틀을 보고 놀라는데, 박물관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봉틀 #미싱 #하이자오 #이일승 #재봉틀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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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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