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 현장, '국회의원 위협'에 '기자 폭행'까지

합천창녕보, <연합뉴스> 기자 폭행... 환경단체 "정부 공개사과" 촉구

등록 2012.03.08 21:08수정 2012.03.0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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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사업 20공구 합천창녕보의 '가동보' 교각 사이 하류 지역에서 보강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가물막이에 사용되는 철재빔을 강바닥에 박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낙동강사업 20공구 합천창녕보의 '가동보' 교각 사이 하류 지역에서 보강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가물막이에 사용되는 철재빔을 강바닥에 박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윤성효


4대강정비사업 공사현장에서 누수·세굴현상이 발생해 부실 논란을 빚고 있는 속에, 시공사 직원 여러 명이 취재에 나선 여자 기자를 둘러싸고 사진 촬영을 방해하면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공사 책임자가 해당 언론사 취재본부와 기자를 찾아가 사과해 일단락 됐지만, 환경단체는 정부의 공개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월 23일 달성보에서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과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이 탄 보트를 공사 관계자들이 위협했던 일이 벌어진 뒤에 기자 폭행 사건이 불거져 더 관심을 끈다.

<연합뉴스> "손목 비틀어"... 수공, 공사 현장 통제 심해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5시경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20공구)에서 벌어졌다. 당시 <연합뉴스> 소속 김아무개(25·여) 기자가 보 공도교 위에서 취재하고 있었다.

최근 합천창녕보는 부실공사 논란을 빚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와 SK건설 측은 추가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속에 수공·SK건설 측은 합천창녕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6일 "김 기자는 취재하던 중 시공사인 SK건설 직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당시 김 기자가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보 아래 둔치 경사면을 촬영하려 하자 SK건설 노아무개 부장이 손목을 비틀며 제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연합뉴스>는 "다른 직원 4~5명이 몰려와 김 기자를 에워쌌으며 일부는 몸으로 밀쳐 냈다"며 "김 기자는 밀려나지 않기 위해 쇠로 된 난간을 붙잡고 버티는 과정에서 손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렸고, 팔에 멍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SK건설 측은 <연합뉴스>에 사과했다. 수공 경남본부 관계자는 "7일 SK건설 본부장이 창원에 있는 <연합뉴스> 경남취재본부를 찾아가 사과하고, 서로 화해했다. 해당 기자도 사과를 받아주어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4대강사업 부실, 언론 은폐 수작"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마창진환경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정부의 공개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기자에 대한 폭행사건은 '4대강 사업의 부실'이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은폐하기 위한 수작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 2월 23일 달성보에서 김부겸 민주당 최고위원, 박창근 교수 등이 탄 보트를 공사 관계자들이 예인선으로 들이박으면서 '보트를 뒤집어버리겠다'며 위협을 가했던 사건도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은폐하기 위한 정부와 시공업체들의 단순히 전문가의 조사와 기자의 취재 방해를 넘어서 생명마저 위협하는 집단폭력까지 서슴치 않고 자행하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는 이번 폭력 사건관련 언론의 취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폭행한 것에 대하여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합천창녕보 #낙동강사업 #4대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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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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