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김의석 영진위원장 1년..."원로 영화인에게도 지원하겠다"

[인터뷰③] 취임 1년 김의석 영진위원장, 현장 출신 관료가 전하는 바람

12.04.03 17:26최종업데이트12.04.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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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은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청량리동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처음 그에게 걸었던 영화인들의 기대는 지금 어느 위치에 와 있을까. 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예상치 못한 건 아니었지만 김의석 위원장은 스스로 "하기 전보다 하면서가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분명 녹록치는 않아 보였다.

취임 1년을 맞이한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하 영진위)에게 혹시 영화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물었다. 그전에 이미 한껏 현장에서 전하는 비판적인 질문을 던진 터에 반대로 그가 현장에 전하고픈 생각이 있는지 물은 셈이었다.

영화계와의 소통 부문에 있어선 현장과 김의석 위원장의 생각은 아직 일치하지 않은 걸로 보였다. 한 원로 감독은 나이가 있는 영화인들도 분명 제작 역량이 있는 사람들인데 영진위에서 지원해야지 않나는 물음을 <오마이스타>에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스스로 노력해왔다는 자평을 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단 뜻이었다.

"독립영화 지원 부분에 포함해서 생각하려 합니다. 우리가 3D 영화를 그간 지원해왔는데 시대가 바뀌어서 이젠 그게 상업영화화 됐어요. 독립영화 쪽 지원을 세분화해서 원로 영화인들 지원 문제도 해결할 생각입니다."

날 선 질문에 김의석 위원장은 나름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감독 출신으로서 현장 경험이 있기에 사안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능사는 아니었다. 현장 분위기는 아직까지 그의 소통이든 정책적인 면이든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화합이든 소통이든 말을 했지만 1년을 지내다보니 말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영진위원장이라고 해서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요. 우리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어떤 형태든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게 기본입니다.

동반 성장 협의회(2011년 10월 21일 발족)야말로 영화계의 모든 이해관계가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안에서 개별적이고 사적인 문젠 해결할 수 없지만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 대기업끼리의 애로사항, 신, 구영화인 사이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접점은 나와요. 우린 그 접점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진위원장 일을 맡게 되면서 만들어진 동반 성장 협의회 이야기로 그는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원론적인 답변이었지만 그 안에서 고민의 흔적은 엿볼 수 있었다. 비판적 질문을 마치고 그에게 혹시 한국 영화계에 종사하는 영화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를 물어봤다.

"모두가 한국 영화계가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한국영화는 또 대단한 부분이 있어요.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 연출 부문과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기대하는 바가 큰 거 같아요. 자기를 옭아매는 말을 하기보다 자신을 진취적으로 만들 부분이 있다고 봐요. 중국, 미국에 진출하는 감독들이 현재 있잖습니까. 대기업이라고 선을 긋지 말고 대기업과 함께 나가서 역량을 함께 펼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음악저작권 문제도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래방, 방송국, 대학교 출판물 등 저작권 관련 문제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었어요. 우리만 안이하게 말이 안 된다는 논리로만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가 흥행은 되고 성적이 좋았지만 별개로 문제에 대한 철저한 논리적 대응은 소홀했다고 봅니다.

지금이 영화를 산업으로 육성하는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다들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실질적인 부분은 아직 부족해요. 특히 영화는 콘텐츠가 핵심이기에 이 부분 지원의 규모가 달라져야 하죠. 예술인 복지법은 통과 됐으니 재원 마련 문제가 남았어요. 산업 노조에선 실업수당이 있듯, 영화계와 긴밀히 협력해서 스태프뿐만이 아닌 기성 감독까지 혜택 받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봐요. 영화계에 일정부분 복지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박찬욱 봉준호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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