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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김옥빈? 아님 말고~"...김옥빈 탐구보고서 Ver.1.0

[인터뷰]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와 함께 "김옥빈도 돌아왔다"

12.04.04 14:19최종업데이트12.04.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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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체가 돌아왔다> 시사회에서 한동화 역의 배우 김옥빈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그의 차기작이라는 영화 < AM 11:00 > 보다 한 시간 일찍 그를 만났다. 이미 '인터뷰는 할대로 했고 할 말 안 할 말 다한 상황에서 대체 뭘 더 물어보나!' 속마음은 이랬다. 김옥빈의 마음도 같았을까. 이미 전날에도 오전 일찍부터 밤 8시까지 인터뷰를 마친 상황.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물어보니 집에 밤 11시가 넘어서 들어갔다고 했다.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의 김옥빈이 바쁜 일정에 인터뷰를 제대로 소화하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는가. 억울할 법 하다. 이른 아침 기자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말 그대로 시체처럼 피곤에 굳어져 있는 김옥빈을 보면 그 말은 쏙 들어가 버릴 게다.

이번 인터뷰는 영화 얘기는 저 멀리로 보내고 김옥빈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하기로 했다. 존칭으로 진행했지만 대화의 성격을 살리기 위해 편의상 평칭으로 각색했다.

영화 관련 사전 정보는 미리 밝히겠다. 영화 참여 계기는 알려진대로 제작자 대표가 직접 시나리오를 주었고 감독의 권유와 함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하게 됐단다. <시체가 돌아왔다>는 제목과 달리 시원한 개그감이 살아있는 코믹 액션 영화.

영화<시체가 돌아왔다> 시사회에서 한동화 역의 배우 김옥빈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옥빈에 대한 사소한 오해...차갑다? 자기중심적이다?

- 겉으로 풍기는 이미지, 지금도 그렇게 보이는데 (인상을 좀 풀었으면 하지만 매우 피곤한 상태니 이해할게) 김옥빈 하면 차갑고, 자기중심적일 것 같은데? 바꿔 말하면 자기애가 강한 사람 같아.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고... 나와 가까운 사람은 그렇게 안보기도 해. 그냥 보는 그대로가 내 모습 아닐까. 주로 가족에게 의지하는 편이야. 지인들은 연락 맞추고 시간을 잡다보면 어긋나는 경우가 있잖아. 물론 만날 수 있는 친구는 있지. 만나면 술도 먹고 얘기도 하고.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는 편인 거 같아. 방금 자기애를 물었는데 자기애가 강하다기보단 강하려고 하는 편인듯. 실제론 강하지 않아도 내 스스로가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야."

- 요즘 주로 하는 생각은 뭐야? 영화 홍보 일정으로 바쁜데 평소에 삶의 낙이 뭔지 궁금해.
"특별히 하는 건 없는데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해. 헬스장에 가거나 이건 좀 특이한데 사우나 가는 것도 좋아해. 난 '아님 말고'가 좌우명이야. 주위를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가끔 '다른 사람도 나랑 같나?'라는 생각도 들어. 요즘은 주로 다음 작품에서 할 역할을 생각해.

내 즐거움 중에 하나가 드라마 찾아보는 거야. 특히 미드(미국 드라마) 보는 거 좋아해. 그리고 가족 생각도 많이 하고, 앞으로 읽고 싶은 책 생각도 해. 드라마는 요즘 <덱스터 시즌6>을 보고 있어. 데브라 모건이란 여자가 너무 좋더라고. 책은 많이 읽진 못해. 이제야 <빅 피처>를 읽기 시작했지. 전에는 <1리터의 눈물> 일기장 형식으로 된 책인데 그걸 읽었고."

- 그렇게 영화와 책을 보다보면 좋은 말들 많이 듣잖아. 아님 말고가 좌우명이라고 했지만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아 있는 말들이 많을 것 같아.
"응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 요즘 이 구절이 맴돌더라고. 메릴 스트립 나온 영화 있잖아. <철의 여인> 거기 나오는 구절인데 '생각을 함부로 하지 마라, 그게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고...' 이게 순서는 바뀌었을 수도 있어. 하여튼 이 생각이 많이 나."

- 아, '말을 조심해. 행동이 된다. 그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성격이 되고 성격은 운명이 된다' 이거? 나도 참 인상 깊었어. 근데 왜 이 말이 자꾸 생각날까?
"맞아. 그거.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자꾸 머릿속을 맴도네."

영화<시체가 돌아왔다> 시사회에서 한동화 역의 배우 김옥빈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옥빈을 알 수 있는 사소한 단서들...사랑, 타인에 대한 배려심

- 메릴 스트립 같은 배우 참 멋있지. 깜짝 질문인데 이런 해외 배우든 국내든 왠지 김옥빈이 닮고 싶은 모델이 있을 거 같아. 되게 참신한 질문이지?
"그런 질문 너무 많이 받는데? 미안. 근데 그때마다 대답을 못했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음... 좋아하는 배우라면 제임스 맥어보이! 요즘 빠졌어."

- 나 왠지 알 것 같다. 자네의 취향을. 혹시 조 토끼, 아니 조셉 고든 래빗도 좋아하지 않아? 그 '약한 매력' 풀풀 풍기는 게 제임스 맥어보이와 매우 비슷하지.
"맞아! 실은 조셉 고든 래빗도 좋아하다가 최근에 맥어보이로 바꾼 거야. 조셉 고든 래빗은 <브릭> 볼 때부터 반했지. <500일의 써머>도 있고. 두 남자들 특징이 미소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잖아. 보고 있으면 막 행복해져."

- 음 역시 여성들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남자 배우를 좋아하는 군. 취향이 그런 쪽이었구나.
"근데 또 완전 반대도 매력 있어. 그 누구지? 할리우드의 신성이던데. 아! 톰 하디! 근육질에 정말 강하고 마초 같은데 이런 사람은 또 한 번 여자에게 마음을 주면 꺾지 않을 것 같아. 매력 있어."  

- 그렇군. 제임스 맥어보이와 톰 하디의 매력을 한데 뒤섞은 남자면 아주 천하무적이겠다. 그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진 않지.
"둘을 섞은 게 내 남자친구지. (웃음) 미안, 근데 난 어떤 이상형을 두고 만나진 않아. 만나는 사람이 곧 내 이상형이 돼. 전문용어로 콩깍지라고 하는데 난 그런 게 좋은 거 같아."

- 사랑에 있어서도 그렇고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 김옥빈이란 사람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머리를 쓰지 못하는 단순한 뇌구조구나. 
"응 머리를 쓰진 않아. 사람들이랑 두루두루 문제없이 지내려고 하는데 그 안에서 도태되는 사람을 못 보겠어. 외로워지는 사람 못 보겠고. 그런 마음이 있어.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잘 챙겨주려고 하던 스타일이었지. 난 둥글둥글하게 지내려고 해."

영화<시체가 돌아왔다> 시사회에서 한동화 역의 배우 김옥빈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옥빈 이해하기 정리편...그는 '디테일 옥'

짧은 인터뷰였지만 김옥빈을 두고 세상에 무심하며 자기 자신만 알 것 같다는 오해는 없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연인 김옥빈의 또 다른 모습은 누구보다 타인을 잘 받아들이며 세심하게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람 관계에 대해 얘기하던 중 김옥빈은 가끔 남자사이의 우정이 부럽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남자들이 다투거나 그럴 때 짧은 말 한 마디로 푸는 방식을 들면서 말이다. 예를 들면 싸우고 나서도 "됐어, 나중에 밥이나 사" 이 한 마디로 관계 회복을 하는 상황 말이다.

친구 사이에서 갈등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며 진정되면 마음을 전한다는 김옥빈은 그만큼 사람에 대한 진심어린 태도를 갖고있어 보였다.

기자에게도 김옥빈은 진심 어린 조언 하나를 던졌다. 화이트 데이 때 통계를 봤다면서 여자들은 맞춤법에 가장 민감하니 문자할 때 신경 쓰라고 말이다. 특히 '어떻해, 어떡하니'의 히읗 받침을 주의하라면서 말이다. 아, 이 디테일 어찌할 것인가. 인터뷰로써 김옥빈에게 기자는 여심을 사로잡는 비법 하나를 얻었다.

영화<시체가 돌아왔다> 시사회에서 한동화 역의 배우 김옥빈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옥빈 류승범 이범수 시체가 돌아왔다 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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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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