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당에서 큰절을 하는 이정국씨.
이민선
낮 12시 20분, 토론회를 방금 마치고 나온 이 후보와 범계역 부근 식당으로 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 후보의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뭐야 이게 쑥스럽게"라며 이 후보는 빠르게 휴지로 코를 막았다. "어제 공부 열심히 했나 봐요?"라고 묻자 "토론회 준비하느라 잠을 좀 덜 잤더니... 하하하"라며 웃었다.
오후 1시, 안양시 범계역 부근 경로당으로 급히 오라는 연락이 왔다. 급하게 달려가니 할아버지, 할머니 약 10여분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큰절을 한 뒤 이 후보 역시 부인처럼 '삼수생'을 강조했다.
"저는 삼수생입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입니다. 대학 갈 때도 재수하더니 정치도 삼수하고 있습니다. 10년 준비했습니다. 일 할 기회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르신들 편하게 모시겠습니다."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던 한 노인이 얘기를 듣고 "당 보다는 인품을 봐야지"하며 손을 덥석 잡자 이 후보 얼굴에 살짝 울컥하는 표정이 흘렀다. 노인정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어떤 각오로 시작했느냐?"고 물으니 부인과 비슷한 대답을 했다.
"다 내려놨어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죠. 다만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는 각오는 했어요. "오후 2시 30분께, 만안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종걸 후보와 함께 한국노총 소속 환경미화원 간부들을 만났다. 이어 오후 3시 30분께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 향했다. 상대 후보(새누리 심재철)를 '허위사실유포혐의'로 고발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안양지청으로 가는 차 안에서 이 후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누굴 고발 해 본 적이 없는데,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하네요"라며 몇 번이나 혀를 찼다. 박용진 도의원, 송현주 시의원이 안양지청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 후보와 함께 고발장을 접수했다.
저녁 식사는 차 안에서 빵으로 해결

▲ 이정국-이종걸 후보가 한국노총 간부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민선
오후 4시 15분, 후보 얼굴을 보고싶어 하는 주민들이 모여 있다는 연락을 받고 안양시 호계동 모처로 이동했다. 어르신 몇 명이 조그만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후보는 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멘트는 역시 "세 번째입니다"였다.
오후 4시 45분, 범계역 부근 선경아파트 앞에서 행인들에게 명함을 나누어 주며 지지를 호소하고, 곧바로 호계동 현대아파트 상가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도중 이 후보는 "도저히 안 되겠어요"라고 하더니 약국에 들러 감기약을 샀다.
호계3동 현대아파트 상가 부동산에서 지지자로 보이는 한 여성을 만나 커피를 한 잔 얻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여성에게 이 후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몰랐어요, 삼수생이라고 말해서 세 번째인 줄 알았어요.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번엔 돼야죠. 부동산 경기 너무 안 좋아요. 가게 세 못 내는 때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바꾸자는 분위기 있어요"라고 말했다.
17시간 넘게 선거운동... 잠은 하루 세 시간

▲ 이정국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이민선
현대아파트 앞에서 7시까지 집중 유세를 했다. 운동원들 율동과 후보의 연설이 펼쳐졌다. 이 지역 민주통합당 시·도의원들도 합세해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를 마치고 곧바로 인덕원으로 향했다. 호남 향우회 역대 회장단 모임이 인덕원 부근에서 열렸다.
회장단에게 격려 박수를 받고 호계동 '여자 수산'으로 향했다. 여자수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 수행원들과 빵을 한 쪽씩 나누어 먹었다. 그 빵이 저녁 식사인 듯했다. '여자 수산'에 낯익은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단체 대표 출신 송현주 시의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가 이 후보를 반겨줬다.
오후 9시부터는 호계동 주변 식당과 술집을 돌면서 조용한 유세를 했다. 방극채 시의원과 송순택 도의원이 오후 10시까지 이 후보와 함께 했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이 후보 휴대폰이 울렸다. 누군가 만나자는 전화 같았다. 이 후보는 오후 10시 20분께, 집 앞에서 다시 차를 돌렸다.
이날 오후 이 후보는 약 10가지 일정을 소화했고 상가 약 90곳을 방문했다. 선거운동 시간은 총 17시간이 넘는다. 잠은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잔다고 한다. '삼수생 부부'의 하루는 초인적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민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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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는 코피 '주르륵', 후보 부인은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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