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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작가협회도 한 목소리...방송사 파업 지지 성명 발표

"지난 4년간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침해당하는 현장 직접 목도했다"

12.04.29 11:54최종업데이트12.04.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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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서울 MBC노조원과 전국 20개 지역 MBC에서 상경한 노조원 1천여명이 총집결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권우성


방송국 파업 사태에 작가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구성다큐·라디오·번역작가 등 2천 4백여 명의 방송작가들이 소속된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는 29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작가들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방송작가들은 이 파업사태가 현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한다"며 "사상초유의 파업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책임을 지고, 파업사태 해결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왔던 한국방송작가협회가 단체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언론계 총파업 초기부터 성명을 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가 PD·기자들에 대한 방송사들의 대량 징계가 시작된 시점인 한 달여 전부터 문안 작성을 시작했으며, 지난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성명 작성에는 '서울의 달' 김운경 작가, '엄마의 바다' 김정수 작가 및 '황금어장' 최대웅 작가와 '무한도전'의 메인작가였던 문은애 작가 등이 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오더성 아이템이 떨어지고, 원고 수정해 달라는 외압에 시달리고…"

KBS 새노조(2노조)가 52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개념광장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 참석한 새노조 조합원들이 김인규 사장의 퇴진과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유성호


작가들은 성명서에서 "우리 방송작가들은 현 정부 들어 지난 4년간, 그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침해당하는 현장을 직접 목도한 목격자들"이라며 "공영방송사의 경영진과 간부가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프로그램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유형무형의 통제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들은 "오더성 아이템이 수없이 떨어지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양심적으로 원고를 써야 할 방송작가들도 구성과 원고의 방향성을 수정해 달라는 외압에 시달렸다"며 "때문에 언론 본연의 비판정신은 위축되고 많은 프로그램이 관제방송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방송사는 방송사 정규직이 아니지만,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한 축"이라며 "때문에 방송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으로부터 우리 또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방송작가들이 KBS와 MBC·YTN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인 '공정방송 확립'의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힌 이들은 "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성은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문화마당에서 열린 '방송3사(MBC, KBS, YTN) 공동파업 집회'에서 YTN노조원들이 'ANGRY YTN'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권우성


작가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은 국정운영의 주체로서 방송 파행을 막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국민들이 사상 초유의 방송 파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인식하고, 파업사태가 더 장기화되고 후유증이 더 깊어지기 전에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총력을 다 하기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새롭게 출범하는 19대 국회에도 "권력에 의해 방송이 휘둘리지 않고 이러한 파업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방송 독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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