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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배두나의 <코리아>? 그 앞에 김재화가 있었다

[인터뷰]하지원·배두나 포스에 화룡점정 김재화...'중국사람 아닙니다'

12.05.21 14:12최종업데이트12.05.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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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코리아>에서 중국 탁구대표팀 덩야령 역의 배우 김재화가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코리아> 중국선수 놀랐음. 같이 본 엄마가 진짜 중국 선수냐고 계속 물어봄'

포털사이트에 영화 <코리아> 관련 영화평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반응들이다. 영화가 끝난 뒤 올라오는 크레딧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영락없이 우린 그를 중국 사람으로 오인할 것이다. 분명 배우의 입장에서 이런 반응은 대성공이다. 중국 선수의 포스, 눈빛, 냄새마저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하니 한국 사람으로 알아보는 게 더 신기할 일.

배우 김재화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분량은 매우 적다. 제목만큼이나 '코리아스러운' 영화였기에 중국 국가 대표 덩야령을 맡은 그는 상대적으로 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어진 특명은 바로 '미친 존재감', '포스 작렬'이었다. 그리고 그 미션을 김재화는 중국 사람이라는 오인을 받을만큼 훌륭히 해냈다.

배우 김재화 알고 보니 연극 무대와 뮤지컬로 잔뼈가 굵었다. 스크린 속 강력한 포스 역시 만만한 경력이 아니고서야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였다. 영화는 <하모니>(2009)로 데뷔했지만, 2004년부터 각종 무대에서 연기를 펼쳐왔던 그였다.

영화<코리아>에서 중국 탁구대표팀 덩야령 역의 배우 김재화가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탁구와 중국어까지 마스터 힘들었냐고?..."아니, 중국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일단 영화 <코리아> 얘기부터 하자. 운동량, 연습량은 다른 선수들과 같았단다. 분량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국가대표인만큼 보이는 화면에선 완벽해야하니까 이해한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어까지 습득을 해야 했다. 탁구도 힘든데 언어까지 정말 힘들었을 거란 생각에 물으니 단번에 나온 대답이 아니란다.

"오히려 언어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뻔 했어요. 북한 선수들도 다 그렇게 하셨고 언어는 크게 문제가 안됐어요. 촬영 전까지 발음이랑 연습 많이 했죠. 대사는 별로 없지만 유창하게 해야 했으니까요. 탁구를 배우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시어머니·시아버지도 탁구를 치시거든요. 이젠 함께 가족운동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도 들어요(웃음)."

언어보단 탁구가 안돼서 속상했다고 한다. 그간 배우 배두나·최윤영이 했던 말과 같았다. 짧은 기간 동안 몸으로 자연스럽게 탁구를 습득하는 과정이 그에게도 역시 가장 힘들었던 것.

알고 보니 김재화는 언어에 대한 욕심이 큰 사람이었다. 스스로 각 나라 언어의 체계를 배우는데 희열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로 외국어에 관심이 컸던 것. 약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스페인어와 이란어 그리고 생활영어가 아닌 전투영어까지. 그녀가 할 수있는 언어들이었다.

"한때 플라밍고 배우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프랑스에 제겐 제2의 부모님같은 분들이 사시는데 이란 분들이시거든요. 그래서 이란어를 조금 할 줄 알아요. 이란어 배우면 나중에 압바스 키아스로타미 감독이랑 작업 하려면 더 해야죠(웃음). 페르시아어(이란어)가 참 아름다운 언어에요. 또 제가 세계일주를 대학생 때 했는데 그때 회계 담당이라서 전투영어는 잘해요. 못해도 막합니다(웃음)." 

영화<코리아>에서 중국 탁구대표팀 덩야령 역의 배우 김재화가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영화<코리아>에서 중국 탁구대표팀 덩야령 역의 배우 김재화가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내공의 비결은 공동작업...함께 할 때 더 큰 힘 얻는다

뮤지컬과 연극판에서 내공을 쌓은 이들에게 항상 묻는 질문을 김재화에게도 던졌다. 같다면 같고 다르다면 다른 세 분야에 대해 배우로서 어떻게 느끼고 준비하는지 말이다.

"보통 공연 예술은 시작과 동시에 소멸되는 예술이라고들 하잖아요. 무대는 실시간이에요. 지나면 없어지는 현장성이 너무 좋은 겁니다. 바로바로 객석에서 반응이 나오고, 또 커튼 콜! 그것 때문에 빠져나오기 어려워요(웃음). 연극은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이에요. 공동 작업이죠.

영화는 처음엔 정말 어색하더라고요. 몇 백 명의 관객이 있는 무대는 오히려 어색하지 않아요. 하지만 사람이 아닌 카메라 등 장비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어색했죠. 그런데 화면에서 내 모습을 보는 짜릿함 있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비중이 있는 역할을 맡고 싶은 건가봐요. 객석에서 나를 오래보고 싶다는 생각이죠."

<코리아>를 찍을 때도 다른 영화처럼이 아닌 배우·스태프들이 함께 탁구 훈련부터 같이 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어서 즐거웠단다. 언어에 각별한 관심이 있고 무대 위에서 참 열정적인 배우였지만 그 힘의 원천은 개인이 아닌 함께 작업하는 데서 오는 희열감이 아니었을까. 노파심에 혹시 무대 연기와 영화 연기의 괴리감을 느끼고 있진 않을지 물었다.

"영화 <하모니>로 데뷔했는데 오바해서 연기하지 않을까 저도 걱정했어요. 그런데 (김)윤진 언니를 보니까 그 에너지는 같더라고요. 영화연기와 무대연기는 물론 다르겠지만 그걸 나눠서 할 필요 없겠구나 느꼈죠. 당연히 인물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카메라 워크는 알아야겠죠.  그런 건 하면서 알아가는 겁니다. 연기에 대한 본질은 같다고 봐요."

영화<코리아>에서 중국 탁구대표팀 덩야령 역의 배우 김재화가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의 꿈?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했으면, 학교도 중요!

알려진 대로 김재화는 배우 하정우와 학과 선후배 사이다. 영화 연기 역시 하정우의 권유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하정우가 그의 연기 내공을 진작 알아봤던 것이다.

"정우 오빠가 영화 연기를 추천했다기 보다는 오빠가 많은 사람들을 소개시켜줬어요. 사람들도 오빠의 말이면 들어주고 인정하잖아요. 요즘은 처음부터 연예인하려고 연극영화과를 많이 가는 것 같은데 우리 땐 그렇지 않았어요. 정우 오빠는 학생회장도 하면서 수업은 물론이고 학교공연도 많이 했거든요. 그 과정을 거쳐 배우 하정우가 된 겁니다.

그런 모습이 후배들에게 하나의 길이 되는 거예요. 요즘 학생들은 빨리 데뷔하고 싶어 하는데 아이돌 출신 배우가 치고 들어오고 학교에만 있으면 밀린다고 생각하나 봐요. 그런데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또 있거든요. 지금 준비하는 친구들은 자기 자신을 믿고 하정우 오빠처럼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는 과정에서 이후 보상이 올 거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김재화 본인의 경험을 통한 말이었기에 더 크게 다가올 법했다. 뒤늦은 영화 데뷔였지만 그와 함께 작업한 감독들은 그에게서 남다른 힘을 느낀다고 한다. <코리아>의 문현성 감독 역시 김재화의 연기를 보면서 "요즘 어린 배우들은 기능은 뛰어나지만 감성이 없다"고 했단다. 그 말을 통해 김재화는 학교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쌓은 경험이 중요함을 느꼈다고.

<코리아> 이후 김재화는 차기작인 영화 <공모자들>에 등장한다. 이번엔 액션, 스릴러 장르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김재화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해 나가는 즐거움을 얻길 추천한다.

영화<코리아>에서 중국 탁구대표팀 덩야령 역의 배우 김재화가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재화 코리아 배두나 하지원 최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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