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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2군 드래프트, 과연 의미가 있을까?

12.06.05 12:00최종업데이트12.06.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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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KBL 2군 드래프트가 7월 5일에 개최된다. 2군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는 대상은 KBL 은퇴 선수 및 기존 소속팀에서 웨이버 공시된 선수, 그리고 드래프트에서 부름을 받지 못했던 선수 등이다. 1군에서 설 자리를 잃은 선수들과 프로 무대의 입성에 실패했던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택함의 길이나 다름없는 것이 바로 2군 드래프트다.

과연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다시금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우선 지난 2011년 7월에 열린 KBL 2군 드래프트를 살펴보자. 작년 7월에 열린 2군 드래프트에 참가했던 선수는 총 27명이었다. 당시 2군을 보유한 총 5개 팀이 지명 자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2군 리그 운영의 포기를 선언한 오리온스는 2군 드래프트 불참을 선언했다.

결국 오리온스를 제외한 4개 구단이 2군 드래프트에 정상적으로 참가했고 박상우(전자랜드), 백주익(KT), 한재규(SK), 김종훈(KCC) 등 4명만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2010년 7월 2군 드래프트에서 31명의 선수가 참가해 8명의 선수가 기회를 얻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 수치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2군을 운영하는 팀의 수가 줄어들수록 2군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는 선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 2012년 7월에 실행되는 KBL 2군 드래프트는 굉장히 암울한 것이 사실이다. 연고지를 고양으로 이전하면서 2군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오리온스는 2군 운영을 재개할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모기업의 매각으로 운영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전자랜드에는 2012년 2군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선택한 정대한만 2군 선수로 남아있는 상태다. 기존의 2군 선수들과는 재계약을 모두 포기했으며, 현재 상태에서는 사실상 2군의 존속이 힘든 전자랜드다.

구단을 이어가는 것도 힘든 전자랜드가 2군 리그에서 발을 뺀다면, 결국 2군을 운영하는 구단은 전주 KCC, 부산 KT, 서울 SK 등 3팀밖에 남지 않는다. 각 팀마다 정해져있는 2군 엔트리의 커트라인이 존재하기에, 아무리 많은 선수들이 2군 드래프트에 참가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는 얻기 힘들다. 2010년보다, 그리고 2011년보다 더욱더.

미래를 생각하면 더욱 부정적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2군을 운영하는 구단의 규모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2군 창단 시 첫 해에 3억, 이후 2년 간 2억씩 총 7억을 지급해주던 KBL의 지원금이 KT와 SK에게는 이제 끊기게 됐다. 2군 운영비의 대부분을 KBL 지원금으로 충당해 온 KBL 구단들이기에, 지원금이 끊김과 동시에 점점 2군 운영을 포기하거나 선수단 규모를 줄여 나갈 구단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군을 운영하는 팀이 점점 줄어들면 2군에 부름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2군 리그 경기도 줄어들 것이고, 2군의 존재 가치는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야심차게 시작했던 2군 리그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KBL 2군 리그의 출범 이후 2군 선수로서 1군 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2011년 서울 SK에서 1군 계약에 성공한 신상호, 그리고 이번 2012년 전주 KCC에서 1군 계약에 성공한 김우람 등이 전부이며, 그나마도 신상호는 단 1년 만에 소속팀과의 재계약에 실패하고 군 입대를 앞둔 상태다.

타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2군 선수의 1군 성공 신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프로농구. 현 시점에서 2012 KBL 2군 드래프트는, 나아가 KBL 2군의 존속은 너무나도 암울해 보이기만 한다. 과연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얼마나 적은 선수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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