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카타르전 득과 실은?

최강희호, 카타르에 기분 좋은 4:1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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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harrykim0306)등록 2012.06.10 18:01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1시 15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 상대인 카타르를 상대로 4:1의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전반 22분, 유세프 아메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3분만에 터진 이근호(울산)의 동점골을 필두로 4골을 카타르 골문에 꽂아 넣으며 승리를 장식했다. 그리고 이날 4:1 3점차 대승리로 인해 한국(+3)은 같은 승점임에도 불구하고 골득실차에서 이란(+1)을 앞서 A조 선두에 올라서며 브라질행 전망을 밝게 했다.
기본적으로 최강희 감독의 선발 포메이션은 4-2-3-1 이었다. 포백으로는 박주호(바젤)-이정수(알 사드)-곽태휘(울산)-최효진(상무) 조합이 선을 보였고, 더블 볼란치(포백앞의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셀틱)과 김두현(경찰청)이 발을 맞추었다. 그리고 공격진에는 원톱 이동국(전북)을 필두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근호가 선발출전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경험 많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의 키포인트는 과연 A매치 경험이 적은 박주호와 김보경이 책임진 왼쪽 라인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까였다. 왼쪽 라인은 현재 이영표(벤쿠버)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지금까지도 골머리를 않고 있던 대표팀의 숙제였다. 특히 그래도 그나마 잘 메꾸어 냈던 박지성의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와는 달리 이영표의 왼쪽 풀백은 홍철(성남),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 등 후보군만 있었을 뿐 확실히 주전으로 꽤차는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오늘 경기에서 왼쪽라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은 과감한 돌파와 날선 왼발을 사용하여 지속적으로 카타르의 골문을 위협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경험이 있는 박주호는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안정적인 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그나마 안정적이었던 왼쪽과는 달리 최효진이 지키던 오른쪽은 조금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 최효진이 오버래핑을 나간 틈으로 유세프 아메드가 파고들어 선제골을 허용한 장면은 두고두고 우리 대표팀이 기억해야 할 상황이었다. 자칫 분위기가 상대에게 넘어갈 수도 있는 위험한 장면이었다. 곧바로 3분 후에 이근호의 만회골이 터졌으니 망정이지 또다시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에 고전할 뻔 했다.
이근호의 골에서 고무적이었던 사실은 골이 왼쪽라인의 호흡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박주호가 공격가담 후 앞의 김보경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주었고 김보경은 그 공을 환상적인 칩크로스로 이근호의 머리까지 배달했다. 공간을 침투한 이근호의 플레이도 좋았지만 박주호의 그림같은 패스와 김보경의 크로스가 빛났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이 이후에 더욱 흐름에 맞추어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별다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전반전은 1:1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일단 골이 터지자 2번째 골도 쉽게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세트피스 상황이었다. 앞서 조금 아쉬운 수비를 보여주며 유세프 아메드를 막아내지 못한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후반 10분만에 김보경의 코너킥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 상대 수비수들은 모두 196cm의 장신 김신욱(울산)만을 마크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지만 김보경이 짧게 크로스를 올려주자 곽태휘는 그 빈 공간으로 뛰어나와 크로스의 방향만 바꾸어내는 절묘한 헤딩슛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김신욱의 활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3번째 골은 김신욱의 발끝에서 터졌는데 곽태휘의 롱패스에 이은 이동국의 패스를 낮게 깔아차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그의 A매치 대뷔골이자 장점으로 꼽히던 머리가 아닌 발로 만들어낸 골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리고 후반 34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이근호가 헤딩으로 마무리지으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분명히 기분 좋은 대승일지라도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다. 경기 막판에는 상대 선수에게 노마크 발리슛팅을 허용하는 등 급격한 집중력 저하의 모습이 보였고 수비는 경기내내 조금 불안한 감이 있었다. 그 예가 바로 카타르에게 허용한 선제골인데 한국은 상대의 역습 때 롱패스에 완전히 뒷공간을 내주며 어의없게, 손쉽게 선취골을 허용하였다. 이러한 장면은 다음 레바논 전에서도, 또 길게 보면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한 장면으로 꼭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아무쪼록 최강희호는 상대의 안방에서 펼쳐진 중요한 경기로부터 승점 3점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1년 간 지속되어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꼭 태극전사들이 낭보를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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