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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MBC 올림픽 방송...박태환이 살렸다?

배수정 발언, 박태환 인터뷰, 양승은 상복 등 무리수 연발...시청률은 1위

12.07.29 11:20최종업데이트12.07.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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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2012 런던올림픽 개회식 사회자로 나선 김성주(왼쪽)와 배수정 ⓒ MBC


MBC의 런던올림픽 중계방송 무리수는 예고된 난국?

파업에 참여한 PD, 기자, 아나운서를 제외한 채 대체 인력을 투입한 MBC의 런던올림픽 중계가 첫 날부터 잦은 실수와 연이은 무리수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비교적 안정된 KBS, SBS와 달리 MBC는 개막식부터 남다른 면모(?)로 빈축을 샀다.  

MBC는 개막식 사회자로 방송인 김성주와 <위대한 탄생2>의 준우승자인 배수정을 내세웠다. 개막 전 배수정은 "솔직히 가수로서 노래하는 것이 방송보다 편하지만  런던올림픽 개막 방송의 메인 MC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근은 의도치 않은 발언 하나였다. 성공적인 개막식을 지켜 본 배수정은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내뱉었고, 이 발언은 찬반논란을 빚으며 28일 오전 이후 인터넷과 SNS를 뜨겁게 달궜다.

MBC측은 곧 "영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런던올림픽이 개최돼 자랑스럽다는 의미인데 한국어가 서툴러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는 배수정의 해명을 보도자료로 배포, 진화에 나섰다. 앞서 배수정은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란 영국인으로 <위대한 탄생2>에 참가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실제 개막식 중계에 있어 배수정은 영국에 오래 거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설을 곁들여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네티즌과 SNS 사용자들은 배수정의 발언과 함께 여타 아나운서와 해설위원들을 제쳐두고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기용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더불어 빈약한 해설과 배수정의 발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방송인 김성주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MBC의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MBC는 개막식 피날레를 장식한 폴 매카트니의 < Hey jude > 무대를 광고 편성을 핑계로 과감하게 편집한 것. 영국이 자랑하는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라이브 무대로 개막식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전세계인을 열광시킨 현장의 의미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셈이다. 반면 KBS와 SBS는 편집 없이 이 무대를 담아냈다.

자유형 400m 예선 경기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직후 MBC와 인터뷰 중인 박태환 선수 ⓒ MBC


박태환 인터뷰는 MBC 무리수의 전형?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MBC는 전국민의 관심이 쏠린 박태환의 400m 예선 경기 직후 인터뷰를 내보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실격 소식에 당황하는 박태환 선수에게 "본인의 레이스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나"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태환 선수는 "내용을 정확히 몰라서"라며 "페이스는 괜찮았는데 왜인지 모르겠다"며 자리를 떴다. 방송이 나간 뒤, MBC와 인터뷰를 한 여기자에게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확한 내용도 모른 채 경기를 마친 직후 박태환 선수에게 무리한 질문을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요지였다.

이 경기를 단독중계한 MBC는 이에 대해 "공동취재구역에서 벌어진 취재로 단독중계한 MBC가 가장 먼저 인터뷰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MBC의 한 기자는 "인터뷰라는 행위 자체보다 인터뷰의 내용이 본질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박태환을 인터뷰한 기자가 사측이 대체인력으로 투입한 스포츠채널 출신의 시용기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정부광 해설위원의 실격 판정에 대한 해석에도 비판이 일었다. 정부광 해설위원은 박태환의 실격 판정 직후, "실격판정을 한 심판이 중국인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실격 판정의 권한은 폴 매몬트 심판이 내렸으며, 400m 경기를 관장하는 중국 심판장은 영향이 없었음이 밝혀져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씨알재단 백찬홍 운영위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BBC 해설을 맡고 있는 호주의 수영영웅 '이언 소프', 박태환 예선 실격 아님을 정확히 지적하더니, 박태환이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쑨양도 좋은 기록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한마디. 우리도 이런 수준의 해설가가 필요하다. MBC 정신 좀 차려라"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MBC 런던올림픽 방송에 참여 중인 방송인 박은지 ⓒ MBC


"올림픽 첫날부터 낯 뜨거워 얼굴을 못 들겠네요"

스튜디오에서도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28일 오후 MBC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진행한 방송인 박은지는 "박태환 선수가 (400m 자유형) 금메달을 따면 수영복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겠다"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발언은 곧장 포털 검색어를 장식하며 이슈가 됐지만, 지상파 올림픽 방송을 진행하는 진행자로서는 오버가 아니냐는 반대 의견에 직면해야 했다.

한편 뉴스를 진행한 양승은 아나운서의 의상도 구설수에 올랐다. 양승은 아나운서가 입은 검은색 정장에 모자 차림은 영국에서는 상복으로 통용된다. 이에 대해 한 트위터 사용자는 "MBC 뉴스데스크 양승은 아나운서 런던 올림픽 소개하는데 왜 영국식 상복을 입고나왔는지? 무뇌아 아닌가요? 그냥 예뻐보이면 그게 상복인지 평복인지도 모르고 입고나오나? 영국인 친구가 웃고 난리남. MBC 왜 그러세요?"라고 말했다.

한편 MBC의 계속된 자충수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 MBC는 28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후 방영된 개막식 중계도 전국시청률 2.6%(AGB닐슨미디어 기준)을 기록, KBS1(7.2%), SBS(4.2%)에 뒤지는 수모를 겪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은 KBS1 19.8%, MBC 11.6%, SBS 8.9%였으며, 2004 아테네 올림픽, 2000 시드니 올림픽 역시 MBC는 2위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MBC는 28일 박태환 선수의 예선 경기(21.6%)를 단독중계함으로서 이날 지상파 3사의 올림픽 중계방송 중 시청률 수위를 기록하는 어부지리를 챙겼다. 개막 첫 날부터 무리수와 빈축을 산 MBC. SNS를 통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내부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배수정 영국인발언, 폴매카트니 Hey jude 중계 중단, 박은지 수영복공약, 박태환 실격 뒤 무례한 인터뷰, 양승은 영국식 상복입고 뉴스진행.. 올림픽 첫날부터 낯 뜨거워 얼굴을 못 들겠네요. 김재철은 대체인력들과 함께 MBC를 망치려 작정했나봅니다."

배수정 박태환 김성주 MBC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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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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