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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미래, 정답은 K리그다

축구 올림픽 대표팀, K리그로 시작해 K리그로 끝나다

12.08.05 16:43최종업데이트12.08.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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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 단일팀과의 2012 런던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1-1 상황에서 승부차기까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전반 29분 지동원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나갔다. 전반 36분 애런 램지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하며 1-1이 됐다. 이 후 한국은 영국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내주며 역전 당할 뻔했지만 정성룡이 선방했다. 양 팀 모두 추가골을 넣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갔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이범영이 영국의 5번째 키커 스터릿지의 슈팅을 막아냈다. 한국의 마지막 키커 기성용은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K리그로 시작해 K리그로 끝난 경기였다.

영국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지동원 ⓒ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 K리그 출신 혹은 K리그 선수들

이번 런던 올림픽에 나선 18인의 올림픽 대표 팀 선수들 중 12명의 선수들이 K리그 출신 혹은 현재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영국 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지동원은 전남 유스 출신이자 작년까지 전남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다.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은 서울에서 뛰었다. 대표 팀의 주장 구자철은 제주에서 K리그 준우승을 했다. 2선 공격진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남태희는 울산의 유스 팀인 울산 현대고 출신이다.

승부차기 선방의 주인공 이범영과 날카로운 오버래핑의 김창수 그리고 탄탄한 수비력을 가진 박종우는 부산 소속이다. 페널티킥을 막은 정성룡은 수원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왼쪽 풀백 윤석영은 전남에서 뛰고 있다. 김창수의 빈자리를 메꾼 오재석은 강원의 선수다. 좋은 피지컬을 가진 김현성은 서울의 공격수다. 골 넣는 수비수라 불리는 김기희는 대구의 주전 수비수다.

이들은 비K리그 출신 선수들과 함께 각자의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을 올림픽 4강으로 이끌었다.

영국 선수와 볼 경합을 하고 있는 올림픽 대표팀 ⓒ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 '반짝' 스타는 없다

요즘 언론에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김창수를 '반짝' 스타라고 표현했다. 어느 누구도 잘 모르는 선수였지만 올림픽 평가전에서부터 갑자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스타'가 됐다는 의미다.

김창수는 '반짝' 스타가 아니다. 준비된 스타다. 그는 K리그 부산 아이파크에서 주장을 맡으며 이번 시즌 부산의 '질식축구'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날카로운 오버래핑과 안정된 수비는 K리그 팬 들 사이에서 정평이 난지 오래다.

김창수는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 대표 팀에 발탁되어 소속 구단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준 것뿐이다.

영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올림픽 대표팀 ⓒ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 국내 리그 중심의 대표 팀

최근 열린 유로 2012에서 우승한 스페인 대표 팀은 거의 모든 선수가 자국 리그 선수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자국 리그 중심의 선수들로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주며 여러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축구 선진국들도 스페인처럼 자국 리그 중심의 대표 팀을 구성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최강희 감독이 조금씩이나마 자국 리그 중심의 대표 팀이 구성을 시작하고 있다. K리그의 좋은 선수들을 선발해서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를 차츰 줄여 몇 년 뒤에는 자국 리그 중심의 대표 팀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파가 아닌 해외파 중심의 대표 팀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표 팀 선수들이 많이 진출한 유럽은 한국과 멀리 떨어져있다. 이에 따른 시차차이도 엄청나다.

유럽 구단들은 FIFA 규정에 따라 최소 대회시작 48시간 전까지 선수들을 보낸다. 장시간 비행 뒤 시차적응도 제대로 못하고 대표 팀 훈련하는 선수들이 생길 수 도 있다. 그러나 국내파 중심으로 대표 팀을 만든다면 시차적응은커녕 빨리 모든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할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스페인 같은 경우는 리그 수준이 높지만, K리그 수준이 낮기에 자국 리그 출신의 대표 팀을 뽑는다면 안 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K리그 수준은 상당히 높다. 최근 열린 2012 피스컵 수원에서 현재 K리그 중위권 팀인 성남이 EPL 팀인 선덜랜드를 이겼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의 경기에서는 접전 끝에 후반 막판 터진 골로 아쉽게 졌다.

아시아 대륙 클럽들의 대회인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K리그 팀들은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K리그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중동 클럽, 중국 클럽, 일본 클럽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

볼 경합을 하고 있는 올림픽 대표팀 ⓒ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 정답은 K리그다

대표팀 선수들이 K리그 팀에 소속되어 있으면 한국의 중요 자원이기에 관리를 잘 해준다. 그러나 해외리그 팀에 있다면 제대로 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에는 우리 것이 최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대표 팀에도 자국리그 선수가 최고다. 정답은 K리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변두리축구이야기(http://blog.naver.com/so_hy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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