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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이석훈 감독, 내 단편영화를 평하다

[조경이 기자의 영화제작노트-19] 배우들의 연기 빼어나지만 시나리오는 문제

12.08.24 09:13최종업데이트12.08.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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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기획 아이템을 내라고 성화다. 하지만 전 언론사에 있을 때 이미 기획기사 수백 개를 썼었다. 더 이상 이리저리 묶을 것도 없다. 더 이상 식상한 아이템으로 기획기사 쓰고 싶지 않다. 그런데 국장님이 내놓으란다. 와, '죽것다'. 다시 머리를 쥐어 짜낸 결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예 내가 영화를 만들어보자. 내가 영화를 만들며 느낀 것을 써 보자.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이석훈 감독 평 "배우들의 연기는 빼어나지만 시나리오는 문제" ⓒ 이정민


단편영화 <여기자의 하루>를 만들고 전문가들의 평가를 듣고 싶었다. 주위 영화를 평하기를 즐겨하는 영화 담당 기자, 선배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이번 영화에 많은 도움을 주신 멘토인 <댄싱퀸> 이석훈 감독에게 의견을 듣는 것 또한 재미있을 것 같았다.

늘 영화를 평가 받는 입장에 있는 상업영화 감독이지만 다수의 학교에서 영화 연출하기를 꿈꾸는 영화학도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님이기도 하다.

이석훈 감독님에게 <여기자의 하루>의 DVD를 보여드렸다. 그리고 영화에 관해 가감 없는 평가를 부탁드렸다. 너무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 연재물을 위한 또 하나의 재미는 솔직한 좌충우돌기임으로 평가 또한 가감 없이 공개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첫째로 평가로, 이석훈 감독님이 영화를 보고 피드백을 이메일로 보내주셨다.

조경이 기자의 영화제작노트. 주연인 여기자 역의 배우 최우리. ⓒ 이정민


극중에서 매니지먼트 본부장 역할을 맡은 배우 정만식. ⓒ 이정민


장점은 역시나 충무로 베테랑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뭉친 만큼 화면의 기술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를 꼽았다. 역시, 김기태 촬영감독님과 김경석 조명감독님 그리고 배우인 정만식과 최우리의 연기는 최고!, 여기에 상상마당의 D.I 박진호 기사님까지...감사합니다.

단점은 역시나, 나의 시나리오의 문제가 가장 컸다. 극적인 장치가 부족하고, 한 장소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시각적 단조로움이 있었다고. 여기에 여기자와 매니저의 대화 등을 일반 관객들도 이해하기 쉬운 대사였는지 등이었다.

그래도 내가 만든 내 자식 남들이 뭐라고 해도 다 예뻐 보이듯이, 또 태생이 비관적이지 않은 탓인지 분명 장점 보다는 단점 부분에서 감독님은 더 글을 길게 쓰셨지만 나는 '장점'만 더 눈에 들어왔다.(우하하하.  ㅠㅠ)

그리고 이미 다 만들어 놓고 수정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어쩔 것인가. 다음에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이번의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석훈 감독의 이번 영화 평으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정말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정말 백 번을 넘게 고쳐도 또 고치고, 모니터링을 돌리고, 지겨워도 주위 말들을 다시 새겨듣고 수정해야 한다는 것. 그 지점을 절대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았다. "감사드립니다. 감독님!!^^"

조경이 기자의 영화제작노트. 주연인 여기자 역의 배우 최우리와 김기태 촬영감독. ⓒ 이정민


이하는 이석훈 감독이 <여기자의 하루>를  보고 평한 글 전문이다
영화 잘 봤습니다. 제가 평론가도 아니고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장점부터 말씀드리면 첫 번째로 기술적인 완성도가 뛰어 납니다. 화면도 안정감이 있고 편집이라든지 사운드라든지 여러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뛰어난 수준입니다.

두 번째로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입니다. 최우리씨나 정만식씨 연기도 굉장히 안정감 있고 심지어 김태호 매니저 연기도 좋던데요.

세 번째로 연출적인 면도 처음 작품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을 데리고 한정된 시간과 예산 안에서 일을 처리 하셨을 텐데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고 자부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단점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일 뿐입니다~)

첫 번째로 시나리오의 문제입니다. 조기자님이 기자다 보니 기자들의 생활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이 점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우리씨는 어느 정도 수준의 매체 기자인지, 정만식씨는 어느 정도 수준의 매니저인지 잘 몰라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최우리씨와 정만식씨의 대화 내용을 들으면 저야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일반 관객들이 스쳐지나가는 대화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우려가 됐습니다. 베니스영화제에 출품하셨다고 했는데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관점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두 번째로 시각적인 단조로움입니다. 여기자가 기사거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내용인데 장소는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그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장소와 시간을 보여줬으면 더욱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세 번째로 극적인 긴장요소가 좀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최우리 기자가 다급하게 기사거리를 찾는 모습이 주로 보이는데 기사거리를 찾지 못 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추측이 되기는 하지만 그 정도 상황만으로 관객들이 몰입하면서 영화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킹맘일 경우 빨리 기사를 끝내고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러 가야한다던가 싱글일 경우 약혼자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한다든지 뭔가 좀 더 상황을  긴박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역시 저의 개인 취향일 뿐이니 너무 새겨듣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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