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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손가락> 은정 하차는 '자본 정서'와 '신의'의 충돌

[주장]<다섯손가락> 은정 하차는 대중의 정서와 자본주의 정서의 대립

12.08.28 16:13최종업데이트12.08.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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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손가락>에 출연 예정이었던 함은정 연매협과 한연노가 내세우는 논리는 함은정에 대한 신의(信義)를 지키지 않은 <다섯 손가락>의 제작진에 대한 분노 표명이라 볼 수 있다. ⓒ 이정민 기자


7월 말에 촉발한 티아라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출연을 결정한 배역진에게 하차 통보 결정을 내린 <다섯 손가락> 제작진에게 이번에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다섯손가락> 제작진에 대항하여 연매협과 한연노가 연합하여 대립각을 펼치는 형국이 된 셈이다.

연매협과 한연노가 내세우는 논리는 함은정에 대한 신의(信義)를 지키지 않은 <다섯 손가락>의 제작진에 대한 분노 표명이라 볼 수 있다. 은정의 드라마 중도 하차 방식이 아닌, 제작진의 중도 하차 통보였기에 연매협과 한연노는 <다섯 손가락> 측이 은정에 대한 신의를 끝까지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연매협과 한연노의 논리는 '신의'에 대한 논리로 귀결됨을 볼 수 있다.

이와 대립하는 <다섯 손가락> 측 제작진의 논리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맨 먼저는 '대중의 정서'다. SBS의 입장에 있어서는 동시간 대 시청률 1위를 달리던 <신사의 품격>의 후발 주자인 <다섯 손가락>의 시청률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중은 <다섯 손가락>에 출연하는 은정의 하차를 줄기차게 제시하고 있던 터였다.

현재까지는 중견 배우와 아역 배우의 호연에 힙 입은 <다섯 손가락>이지만 향후 은정이 출연한다면 채널을 경쟁작으로 돌릴지 모르는 대중의 정서가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티아라 사태로 인해 은정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시청자가 대중의 정서를 집단으로 발휘한다면 <신사의 품격>에 뒤이은 연타 홈런을 기대하기 힘들어지는 건 당연지사다.

은정을 하차시킨 제작진의 두 번째 논리는 '자본주의적 정서'다. 여기에서 일컫는 자본주의적 정서란 드라마 속 PPL이다. 협찬을 받아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에서 PPL의 논리는 신의의 논리가 아니다. 차후 은정의 출연으로 말미암아 형성되는 대중의 반감으로 시청률이 감소한다면 PPL 협찬이 줄어들거나 끊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자본주의적 정서가 신의의 논리를 앞선다.

대중의 정서는 자본주의 정서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대중을 통해 드라마 한 편이 사랑받을 때 PPL의 위력은 커진다. 반대로 대중이 드라마를 외면하면 PPL은 쪼그라드는 게 정상이다. 이렇게 대중의 정서와 자본주의 정서는 '비례 관계'를 갖는다. 대중이 드라마를 선호하면 PPL을 통해 자본주의 정서는 힘을 얻고 반대로 대중이 등을 돌리면 자본주의 정서도 외면당한다.

지금 <다섯 손가락> 제작진을 향한 연매협과 한연노의 대립각은 대중의 정서, 자본주의의 정서에 맞서는 신의의 정서로 해석할 수 있다. 은정을 향한 일반 대중의 정서가 이리도 차갑지만 않았더라도 제작진은 은정 중도 하차라는 초강수를 두지 않앗을 것이다. 이에 대해 연매협과 한연노는 의리를 지키지 않은 처사라고 제작진을 비난하며 담당 PD 의 하차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다섯 손가락> 제작진을 향한 연매협과 한연노의 대립의 승자가 누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판세는 분명 단순히 제작진과 연매협과 한연노의 대립이 아님을 지적하고 싶다. 가시적으로 살피면 대중의 정서, 자본주의의 정서와 맞서는 신의의 정서라는 대립각임을 지적하고 싶다.

다섯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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