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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알아?" 외치는 테이스티 "비호감 될까봐 막막했는데..."

[인터뷰] 6년 연습생 거친 '인피니트 동생 그룹' 쌍둥이 테이스티

12.08.29 18:26최종업데이트12.08.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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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그룹 테이스티 소룡(왼쪽)과 대룡(오른쪽) ⓒ 이정민


갑자기 나타나서는 "너 나 알아?"라고 묻는 패기라니. 게다가 "내가 누군지 알고 싶다면" 소리를 지르라는 이들. '대체 너희가 뭔데 내가 알아야 하지?'라고 반문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당차게 데뷔한 쌍둥이 남성듀오 테이스티(대룡 소룡, 25)를 만났다.

처음엔 누가 대룡이고 누가 소룡인지 헷갈렸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헤어와 의상이 달랐다. 점차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모와 분위기의 미세한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스티는 "처음엔 스태프들도 헷갈려 하더라"면서 "우리끼리 보면 완전 다른데, 사람들은 똑같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활발한 성격에 융통성 있는 형 대룡과 차분한 원칙주의자인 동생 소룡은 티격태격 싸울 때도 많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였다. 축구선수를 꿈꿨던 대룡과 소룡은 H.O.T의 영상을 보고 춤과 노래를 즐기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가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무렵. 비와 세븐이 그들의 우상이었다.

"6년의 연습생 생활,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장난기 가득한 쌍둥이 형제의 꿈이 늘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커서 뭐 될래?" "꿈도 꾸지 말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장사를 했던 어머니는 대룡과 소룡이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랐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대룡과 소룡은 19살이던 2006년 처음으로 본 오디션에서 당당히 합격하며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됐다.

"한국에서 다시 미국(JYP USA)으로 갔어요. 첫 오디션에 쉽게 붙어서 앞으로도 쉬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6년 가까이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많았어요. 주변 친구들이 데뷔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웠죠.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불안하고, 초조하기도 하고요."

테이스티 대룡 ⓒ 이정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쌍둥이 형제는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물론 둘 다 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두 아들을 믿었던 어머니가 이들의 손을 잡았다. 그런 어머니는 테이스티의 데뷔를 끝내 보지 못하고 3개월 전 세상을 떠났다.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변함없이 두 사람을 응원했던 어머니였기에 충격은 상당했다.

"어머니의 사진을 항상 가지고 다녀요.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어디에 갈 때마다 항상 생각하죠. 힘든 시간 없이 바로 데뷔했다면 저희도 바로 내려갔겠죠?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을 테니까요. 지난 6년은 모두 지금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해요."

"'아시아 넘버원 퍼포먼스 듀오' 되겠습니다!"

테이스티 소룡 ⓒ 이정민


긴 시간 절치부심한 테이스티는 '아시아 넘버원 퍼포먼스 듀오'라는 수식어를 내세웠다. 데뷔곡 안무도 직접 짠 대룡과 소룡은 "퍼포먼스가 장점이긴 하지만 아직은 (아시아 넘버원이) 아니다"면서 "열심히 해서 수식어에 걸맞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하며 우리가 누구인지 확실히 각인시키고,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테이스티의 바람이다.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려고 앨범을 준비했어요. 평소에도 자신감이 넘치지만 허세는 없어요. 데뷔곡 제목이 '너 나 알아?'라서 처음엔 고민했거든요. 다른 가수들이 '쟤네 뭐야. 재수 없다' 생각할까 봐서요. 비호감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처음에 이 노래를 부를 때 막막했어요. 사실 저희는 거만하지 않아요. 겸손하고 순하거든요."

연습생 때는 데뷔가 목표였고, 꿈에 그리던 데뷔무대에 선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또 다른 목표다. 첫 방송 전, 잔뜩 들떴다는 두 사람은 막상 무대에 선 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에 눈물도 나지 않았다고 했다. "1위하고 신인상을 받으면 그때 가서 울 수도 있다"고 미소 짓는 테이스티. 긴 터널을 지나 비로소 반짝이기 시작한 테이스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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