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배우에게 관객은 용기이자 회초리

관객과의 대화... <새>, <물고기> 그리고 <은진>

12.08.29 17:47최종업데이트12.08.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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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분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나리씨! 잘 지내셨어요?"하고 조근조근 안부를 묻는 분은 2008년부터 3년간 저와 함께 매년 단편 독립영화를 찍어오신 변병준 감독님이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만화가, 영화를 그리다'라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찍은 영화 3편을 연속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만화가로 먼저 데뷔하고 조금 늦게 영화를 시작하신 감독님은 저와 단편영화 세편을 작업하고 그 작업을 만화로 옮겨 책을 엮었습니다. <새> <물고기> <은진> 이 그것입니다. 영화와는 다른 매체이므로 영화에서 넣지 않았던 신이 추가되고 이야기의 결말도 달리해 책으로 엮었습니다. 5년 전에 찍었던 영화와 또 그동안 작업한 영화를 한 번에 다시 스크린에서 본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변병준감독님은 영화와 만화를 함께 작업합니다. ⓒ 변병준


지난 8월 26일(일요일), 상암동의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하였습니다. 오랜만에 감독님과 스텝분들, 또 같이 작업하신 선배님의 얼굴도 뵈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찍은 영화들을 보니 내가 그동안 미묘하게 변화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촬영 후 상영할 때 보았던 느낌과는 다르게 그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장면이나 연기가 지금 보니 맞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또 반대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새>, <물고기>, <은진> 의 영화감람후, 관객과의 대화 ⓒ 변병준


촬영장에서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남들 모르게 혼자 웃음 짓기도 하였습니다. 즐거웠던 순간도 있었고 촬영 때 너무 추워서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이제는 웃음을 짓게하는 추억이 됐습니다. 몇년 동안 시리즈 작업의 결과물들을 한 번에 이어서 보니 그때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어떻게 변했고 얼마나 노력하고 발전했는가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Bird' 에서의 이나리 ⓒ 이나리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 영화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소하게 작은 부분까지 관객들이 잡아내어 이야기 하는걸 보니 역시 관객들은 또다른 눈으로 여러 각도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의도하지 않았거나 간과했거나 부러 무시했던 부분을 관객들이 찾아내서 드러내줄 때 그것은 감독과 배우, 그리고 모든 캐스트와 스텝들의 기쁨이고 고통입니다. 그리고 다시 관객들 앞에서 겸손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배우는 꾸준히 관객을 만나야합니다. 관객이 용기이자 회초리이니까요.

영화 <은진> ⓒ 변병준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처음 작품인 'fish'의 영화와 촬영 스틸, 또 감독님이 다시 작업한 'fish'의 만화까지 들어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고 하였습니다. 단편영화라는 것이 찾아서 관람을 하기가 쉽지 않은 법인데 앱으로 만들어 놓았다니 정보만 안다면 쉽게 다운받아 볼 수 있게 되어서 반가운 정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피쉬'로 검색해서 앱을 다운받으면 됩니다.

오랜만에 작업한 영화들을 보니 다시 빨리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근차근 세상과 부대끼면서 속이 꽉 찬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솟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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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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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변병준 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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