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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한일전, 아쉬움 속에서 희망을 찾다

일본에 1-3 패배... 한국, 측면공격이 날카로워진 것은 '희망'

12.08.31 08:26최종업데이트12.08.3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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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이 일본에 1-3 패배를 당했다.

상대 전력에서 일본에게 뒤지는 한국이었지만 선수들은 열심히 경기를 뛰었다. 아쉽게도 일본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아쉬움①] 일본의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 진영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했다. 한국은 짧은 패스를 이어가며 공격을 전개하려 했다. 그러나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격을 이어나갈 때 두세 명이서 압박을 하자 공을 뺐기거나, 패스 실수를 범했다.

첫 번째 실점도 일본의 압박으로 만들어졌다. 일본 공격수가 한국 수비진이 가지고 있던 공을 뺏은 뒤 곧바로 시바타에게 연결했다. 공을 받은 시바타는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일본의 강한 압박에 수비진이 당황해서 벌여진 상황이었다.

한국도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으나 좋은 볼 키핑 능력을 가진 일본 선수들은 파울을 유도하며 압박에서 벗어났다. 수비진에서 공을 돌리며 템포를 조절해 한국의 압박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아쉬움②] 측면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은 오른쪽 측면 공격을 제대로 수비하지 못했다. 일본의 11번 미나에게 쉽게 돌파를 허용했다. 후반 들어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전반전 오른쪽 측면은 미나의 독무대였다. 한국 수비수들은 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연으로 보였다.

일본의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 모두 미나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18분 미드필드 진영에서 패스를 받은 미나는 드리블 후 페널티 박스 앞에 있던 시바타에게 건넸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 있던 시바타가 골대 왼쪽을 향해 날린 강력한 왼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전반 36분에는 타가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를 받은 미나가 직접 득점으로 연결했다.

[아쉬움③] 일본에 비해 아쉬운 한국 여자축구 환경

각 국 대표 팀의 경기력은 그 국가의 축구 인프라가 얼마나 잘 돼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 여자축구 환경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열악'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 U-17 독일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뒀다. 우승 이후 '여자축구' 붐이 잠시 일어나며 발전하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곧 예전과 같은 무관심으로 돌아갔다.

현재 초·중·고 여자축구부 중 대부분은 아쉬운 재정지원에 사비를 털어 대회를 나가는 등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졸업 후 실업팀에 입단하려고 해도 8개 팀밖에 없기에 대다수 선수들이 축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일본은 20여개가 넘는 실업팀이 있다. 1부와 2부 리그로 나뉘어 승강 제도 시행중이다. 유소년 선수들도 한국과 비교도 안될 만큼 많다. 브라질과 미국 등 여자축구 선진국들도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희망①] 측면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이 우리의 측면을 괴롭혔다면 한국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측면을 괴롭혔다. 빠른 발과 좋은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계속해서 좋은 크로스를 올렸지만 수비진의 방해와 골키퍼의 앞선 차단으로 기회를 놓쳤다.

한국의 유일한 득점도 측면 공격을 통해 나왔다. 이금민이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공을 받아 박스 안으로 접근한 뒤 드리블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제치고 문전을 향해 올린 크로스를 전은하가 헤딩으로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희망②]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었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사실 한국은 U-20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뻔 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AFC U-19 여자챔피언십에서 4위를 기록하며 3위까지 주는 U-20 월드컵 초청장을 획득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우즈베키스탄에서 일본으로 개최지가 변경되며 U-20 월드컵 초청장을 얻게 됐다.

갑작스럽게 출전이 확정되었기에 준비기간도 짧았다. 그러나 한국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조별예선에서 이탈리아, 브라질을 이겼다. 8강전까지 도합 10골을 넣으며 강력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또한 이날 경기는 대회 개최국인 일본과의 대회였다. 국립도쿄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응원했다. 한국을 향해서 야유를 보냈지만 기죽지 않았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일본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희망③] 새로운 '스타'를 발굴했다

지난 대회에서 지소연과 여민지라는 스타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는 '전은하'라는 새로운 여자축구계의 스타 선수가 나타났다.

전은하는 뛰어난 축구 실력을 보여줬다. 주전 공격수로 뛰어난 드리블 능력과 패스 그리고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대회에서 총 4골을 기록하며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남자 축구가 박지성을 통해서 한층 더 발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것처럼 여자 축구도 전은하라는 스타를 통해 발전할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변두리축구이야기(http://blog.naver.com/so_hy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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