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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품격'...중년 액션스타의 <익스펜더블2>

[영화리뷰] 권선징악 분명한 단순한 서사보다 돋보이는 배우들의 면면

12.09.07 11:14최종업데이트12.09.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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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스펜더블2> <익스펜더블2>는 <도둑들>처럼 여타 영화라면 주연급으로 단독 캐스팅될 만한 액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만든 '액션 비빔밥'이다. 그렇다면 이번 속편은 전편보다 나은 아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익스펜더블2>는 <도둑들>처럼 여타 영화라면 주연급으로 단독 캐스팅될 만한 액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만든 '액션 비빔밥'이다. 그렇다면 이번 속편은 전편보다 나은 아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아마도 이는 전작의 메가폰을 잡았던 실베스터 스탤론이 아닌 <콘 에어><툼 레이더>를 연출한 사이먼 웨스트가 메가폰을 잡은 영향이라 본다.

기라성 같은 액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 영화는 삐딱하게 보면 '대학살의 신의 강림'으로 볼 수 있다.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당들이 주인공에게 기관총 세례를 받는다. 서사 구조를 갖고 분석하기에는 마땅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권선징악 구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배우를 통해 영화를 조망한다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우선 이연걸과 척 노리스가 출연하는 분량이 짧다. 거의 카메오에 가까워 보인다. 톰과 제리처럼 돌프 룬드그렌과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던 이연걸은 초반 10분 남짓한 출연이 전부다. 척 노리스에게 짧은 배역을 맡겼다는 건 그의 고령(척 노리스는 일흔을 넘긴 배우다)을 감안한 감독과 제작진의 배려로 보인다.

악역으로 나오는 장 끌로드 반담의 뒤돌려차기 액션은 반담의 팬을 위한 눈요기다. 실제 격투에서 반담처럼 뒤돌려차기를 했다가는 공격이 먹힐 가능성보다는 반격당할 가능성이 크다. 몸놀림이 커서 뒤에서 발차기를 할 찰나에 상대가 반격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종격투기에서 뒤돌려차기를 무모하게 감행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건 실전 격투에서 그만큼 빈 틈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 그럼에도 반담이 스탤론을 향해 뒤돌려차기를 선보인다는 건 예전의 액션 팬을 위한 배려인 것으로 보인다.

▲ <익스펜더블2> 의외의 개그 캐릭터는 돌프 룬드그렌이다. 유럽 킥복식 챔피언이라는 액션 경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부분이 있다. 바로 그의 지적 능력이다. MIT에서 수학할 정도로 가방끈이 길지만 대중은 그를 B급 액션 배우로 기억한다.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명대사를 꼽으라면 너나 할 거 없이 <터미네이터>의 대사를 손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아놀드만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곧 골아오겠다"는 대사를 보노라면 그 옛날 아놀드가 젊었을 적의 <터미네이터> 대사를 떠올리게 만드는 맛깔스러움이 느껴진다.

의외의 개그 캐릭터는 돌프 룬드그렌이다. 유럽 킥복식 챔피언이라는 액션 경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부분이 있다. 바로 그의 지적 능력이다. MIT에서 수학할 정도로 '가방끈'이 길지만 대중은 그를 B급 액션 배우로 기억한다.

돌프 룬드그렌은 <익스펜더블2>에서 동굴에 갇힌 일행을 구하기 위해 애쓴다. 동굴 입구를 막은 암석의 성분을 분석하고, 이 암석에 불을 붙이면 폭발할 것이라는 나름의 추측도 내놓는다. 돌프 룬드그렌의 어설픈 동굴 탈출 시도는 비록 실패로 끝나지만, 적어도 분명 이 시퀀스는 '가방끈 긴 액션 스타' 돌프 룬드그렌의 자아를 반영하는 재치에 기인했음이 분명하다.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도 학력을 알고 보면 위스콘신 대학을 나온 가방끈 긴 액션 배우 아니던가. <익스펜더블2>의 화려한 액션 가운데서, 이렇게 배우들로 영화를 바라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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