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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아이> 세상의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감동의 헌사

[영화 리뷰] 싱글맘과 늑대 아이의 특별한 성장 드라마

12.09.15 12:02최종업데이트12.09.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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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늑대아이> 포스터 ⓒ (주)얼리버드픽쳐스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늑대 아이>는 인간과 늑대의 두 양면을 갖춘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맘의 육아 성장담이다.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꿋꿋하게 학업을 이어나가는 여대생 하나는 대학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그'에게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늑대인간'이었다. 그럼에도 오롯이 '그'를 받아들인 하나는 '그' 사이에서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여운 두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그'는 죽음으로서 하나와 두 아이 곁을 떠나게 된다.

엄마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는 것도 쉽지 않다만, 하나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좀 많이 다른 '늑대아이'이다.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개구쟁이 어린 늑대로 돌변하는 아이들의 정체가 다른 이들에게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던 하나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성장을 위해 외딴 시골로 거처를 옮긴다.

어느 누구에게도 남다른 자신의 아이들을 밝힐 수 없었던 하나는 독학을 통해 인간과 늑대의 중간 지점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굳건히 키워낸다. 육아, 살림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남자들도 엄두를 못내는 낡은 집수리, 밭 갈기에도 도전하는 슈퍼맘 그 자체다. 거기에다가 타고난 늑대 본성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활보하는 아이들은 도저히 하나 혼자의 힘으로는 통제 불가능이다.

그럼에도 하나는 가진 것 없는 늑대 인간과 결혼한 것, 두 아이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남다른 외향을 가져 외출도 마음대로 못하게 하는 아이들을 한 시도 원망한 적이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도 그랬던 것처럼 언제나 낙천적이고 미소를 잃지 않는 하나는 남은 아이들을 잘 키우기로 다짐한다. 그 사이 연약했던 소녀 하나는 어느덧 강한 엄마가 되어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늑대아이> 스틸사진 ⓒ (주)얼리버드픽쳐스


하나의 따스한 사랑 안에 무럭무럭 자라게 된 아이들은 어느덧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가지게 된다. 아이들이 자신의 품속을 떠나야할 순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아이들을 보낼 수 없는 하나는 이제 막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아이들 걱정에 태산이다.

그러나 하나는 웃음으로서 아이들과의 이별을 받아들인다.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꿋꿋하게 키워낸 것도, 인간과 늑대 사이에서 혼란을 겪던 아이들의 중심을 잡아준 것도 언젠가는 스스로 각자의 인생을 택할 아이들의 성공적인 독립을 위해서다. 내 뱃속에 나온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자라줬음 하는 바람. 이 시대 모든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강한 모성애를 발휘 하는 엄마들에게 보내는 감사와 감동의 영화 <늑대아이>. 엄마란 이름은 참으로 위대하다. 화면에 펼쳐지는 자연은 아름답고, 어느 순간 귀가 쫑긋 솟고 꼬리가 쏘옥 나와 엄마를 보채는 아이들은 KBS <개그콘서트> 브라우니보다 앙증맞고 귀엽다 . 영화를 보러간다면 손수건은 필히 지참이다.

늑대아이 호소다 마모루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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