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오디션... 진정한 인재 발굴이 과제다

꿈에 투자하여 재능을 세상에 떨칠 수 있게 도와야

등록 2012.09.22 18:12수정 2012.09.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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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프로그램들, 이미 공급과잉이다

케이블티비 엠넷의 '슈퍼스타케이(이하 슈스케)'를 비롯하여 MBC의 '위대한탄생', 그리고 SBS의 '케이팝스타' 등의 오디션프로그램들이 몇시즌을 거듭하여 제작되고 있다. 이제 막 1회를 끝낸 엠넷의 '보이스코리아' 등을 더한다면 가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과 동시에 '오디션공화국'라 할 수 있겠다.

연기자를 뽑는다거나 요리사를 뽑는  등의 여러 오디션이 있지만 유독 가수를 뽑는 방송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 콘텐츠의 소비층이 광범위하고 소비 또한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전국에 산재하여 온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노래방과 많은 수의 음원공개사이트들도 그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정액제로 운영되는 각종 사이트들은 대개 몇천원이면 몇십곡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가격은 이미 쇠퇴일로에 있는 CD에 비해서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이용하기도 쉬운 편이다.

오디션의 열풍을 반영하듯 시중에 가수를 양성하는 학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보컬학원을 거친 도전자들은 오히려 개성을 잃고 정형화된, 이른바 양산형 목소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경연에 나선 도전자들의 목소리가 천편일률적이고 서로 차별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에서 드러난다.

a 슈스케4포스터 엠넷의 슈퍼스타케이4

슈스케4포스터 엠넷의 슈퍼스타케이4 ⓒ 엠넷


오디션이 일회성 오락프로그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슈스케는 현재 4시즌 방영중이고 위대한탄생은 얼마 후 3시즌의 시작이며, 케이팝스타는 이제 1시즌을 마쳤다. 각 오디션은 각각의 특성이 있다. 슈스케는 최대한 도전자 자신들의 힘으로 개별미션과 조별미션 등을 거치게 되고, 위대한탄생은 유명가수들이 심사위원 및 멘토를 맡아 도전자들의 경연에 힘을 싣는 방식이다. 케이팝의 경우에는 유명기획사 대표들이 나와 심사를 하고 경연이 끝난 후 기획사의 성향에 맞는 도전자들을 발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경연 이후다. 각종 오디션으로 우승, 준우승을 비롯한 입상자들이 지금까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지만 막상 기성가수의 대열에 서서 성공의 반열에 든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오디션프로그램의 열풍은 그저 방영 당시의 반짝인기에 그치고, 신곡으로 데뷔한 가수들은 별 반응을 얻지 못한 채 대중들에게서 곧 잊혀지는 것이 지금까지 부지기수였다.


그것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의 부재라 할 수 있다. 오디션을 겨냥한 보컬학원들이 도전자들의 목소리의 역량은 키울 수 있어도 음악적 재능까지 키울 수는 없다. 이미 가요시장에는 차고넘칠 정도의 기성가수들이 있다. 오디션출신의 가수들이 이미 유명세를 가진 그들과 경쟁하면서 대중들의 마음을 얻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역량이 요구되는 것이다. 오디션은 엄격한 인재선발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한 해에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숫자만 해도 몇백만에 달하며 그에 따라 방송에 쏟아붓는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커지는 추세에 있는데 그에 무색하게도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가수들의 탄생은 미미한 수준이다.


a 위대한탄생포스터 MBC의 위대한탄생

위대한탄생포스터 MBC의 위대한탄생 ⓒ MBC


엄격한 인재선발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오디션프로그램들이 그 정체성을 확실히 하려면 첫째는, 방송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스스로 새로운 콘텐츠의 공급이 가능한, 즉 작사작곡이 가능한 도전자들의 선발이 시급하다. 세계적으로도 영국의 아델이나 제임스모리슨, 미국의 제이슨므라즈 등 자자곡가수들의 활약은 눈부시고도 지속적이다. 우리의 경우에도 음악의 역사에 주요하게 자리한 이름들은 상당부분 자작곡가수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로의 목소리로 담아낸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보다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모든 도전자들이 다 작사작곡이 가능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 아무런 소득없이, 그저 도전자들에 대한 한때의 열광으로 만족한다면 오디션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게 된다. 오디션은 일회성오락프로그램이나 기성, 혹은 아마추어가수들이 출연하는 가요프로그램이 아니지 않은가.

둘째는, 인재를 발굴하려면 까다로운 심사기준이 필요하다. 그저 단순히 보컬의 역량만 보거나 화제성만을 노린 용모 위주의 선발 등은 지양하여야 한다. 또한 오디션의 특성상 생방송에서 별 동요없이 활약하는 도전자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겠지만, 한번의 기회에서 실수했다 하더라도 도전자들의 재능을 다각도로 심사할 수 있는 항목들을 채택하여 그들의 숨겨진 가능성을 포착해는 제도가 필요하다.

a 케이팝스타 포스터  SBS 케이팝스타

케이팝스타 포스터 SBS 케이팝스타 ⓒ SBS


꿈을 향한 도전을 다각도에서 돕는 것이 윈윈의 길이다

꿈을 가진 이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오디션프로그램들은 도전자 모집단계에서부터 외적인 모양새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전화만 해도 합격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 몇 십만, 몇 백만명이 도전했다는 것을 프로그램의 광고수단으로 삼는다.

그 과정에서 오디션프로그램에 도전하기 위해 도전자들이 지불하는 사적비용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그것을 최소화하면서 진정 재능있는 인재를 발굴해내는 것이 앞으로 오디션프로그램들이 할 일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기회의 균등화라 말하기에는 방송사의 도전자 양적팽창의 수단으로 소모된다는 측면이 더 강하다.

오디션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수들이 성공할 확률이 형편없이 낮다는 것은 앞으로 프로그램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다.  참여의 기준을 엄격히 하고 다각도로 심사기준을 강화하여 프로그램의 본령을 되찾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 게재한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han08101)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 게재한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han08101)
#슈퍼스타케이4 #슈스케4 #위대한탄생 #케이팝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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