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훈련 소집통지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성립하는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죄는 훈련소집통지에 응하지 않을 때마가 각각 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훈련소집통지에 불응해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후 다시 새로운 훈련소집통지에 불응한 것에 대해 처벌하더라도 이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30)씨는 지난해 8월 향토예비군 훈련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훈련을 받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A씨는 또 다른 훈련소집통지서를 받고도 훈련에 불응해 다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예비군훈련에 불참한 두 사건(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을 병합 심리해 1심 판결을 깨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특수성에 비춰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피고인에게 동일한 유형의 범죄전력이 여러 차례 있다는 사정을 일반 사건에서처럼 불리한 정상으로 봐 엄히 처벌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A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양심에 따라 훈련을 거부한 것이고, 이런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 등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또 "예비군훈련 거부에 대해 다시 처벌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한다"며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제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양심에 반한다는 이유로 예비군훈련을 거부한 혐의(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양심 실현의 자유도 그 제한을 정당화할 헌법적 법익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헌법에 따라 법률에 의해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향토예비군설치법은 병역법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고, 이와 같은 국방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국가의 안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도 보장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방의 의무는 궁극적으로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가 위와 같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는 없다"며 "헌법적 법익을 위해 헌법에 따라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가 종교적 양심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향토예비군설치법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와 같은 헌법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중처벌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훈련소집통지서를 교부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는 때마다 각각의 죄가 성립하므로, 훈련소집통지에 불응해 유죄의 판결이 확정됐다 하더라도 다른 훈련소집통지에 불응한 행위를 다시 처벌할 수 있고, 그것이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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