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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 노런 놓친 윤석민... KIA가 되살아났다

[프로야구] 3연승 달리고 있는 KIA, 선발투수들이 빛났다

12.09.27 09:47최종업데이트12.09.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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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이런 모습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게 바로 팬들이 바라던 모습이야' '시즌 잔여 경기가 20경기라도 남아있었다면...'

최근 이런 아쉬움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만한 팀이 있다. 바로 KIA 타이거즈다. 시즌 개막 직전만 하더라도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유력한 2강 후보로 꼽혔던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베스트 멤버를 제대로 가동한 적이 없었다. 또 공격 부문에서는 팀의 중심타선을 이끌어줘야 할 LCK(이범호-최희섭-김상현)가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며 팀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특히 스토브리그 동안 팀 이탈로 파문을 일으켰던 최희섭은 시즌 내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범호와 김상현도 부상 관리에 실패하면서 팀 전력에 극도의 치명상을 안겼다. 투수진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투구 균형이 무너진 양현종은 여전히 부진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기주는 여전히 미완성이다. 걸핏하면 아프다고 2군으로 내려가기 일쑤였다. 마무리 투수 역시 시즌 내내 KIA 타이거즈의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시즌 도중에 합류한 42세 투수 최향남이 돌풍을 일으켰지만, 훈련 부족의 후유증이 드러나면서 결국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서재응-김진우-윤석민의 호투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윤석민 선수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가 그나마 기댈 수 있었던 언덕은 선발투수진이었다. 앤서니, 소사 등 용병 투수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한때 4강권으로 치고 올라갈 듯했지만, 2% 부족했다. 결국 타이거즈는 시즌 4강 경쟁에서 고비 때마다 무너지며 사실상 4강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다. 하지만, 지난 23일과 26일까지 타이거즈는 3연승을 달리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주목할 만한 점은 3연승을 거두는 동안 단 3명의 투수만이 등판했다는 점. 지난 23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서 서재응이 자신의 프로무대 첫 완봉승을 거뒀다(KIA 7-0 넥센). 올 시즌들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서재응은 특유의 제구력을 발휘했다. 팀 내 주축 투수들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서재응의 투혼은 본보기가 될 만했다는 평이다.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올 시즌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한 '풍운아' 김진우가 130개의 공을 던지면서 6년여 만에 완투승을 거뒀다(KIA 5-1 삼성). 김진우는 올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 날카로운 커브와 묵직한 직구의 위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서재응·김진우에 이어 또 다른 토종 선발요원이자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인 윤석민은 지난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는 윤석민은 1점 차 리드의 박빙 속에서 호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9회 말 라이온즈 공격 직전까지 전광판에 새겨진 라이온즈의 안타 개수는 '0'이었다. 2000년 한화 이글스의 송진우 이후 12년 만에 나온 '노히트 노런' 달성 기회였다. 하지만 긴장감은 금새 탄식으로 바뀌었다. 라이온즈 선두타자 박한이가 중전 안타를 때리며 윤석민의 노히트 행진이 깨진 것.

2013 시즌이 더 기대되는 KIA

윤석민은 2사 후 박석민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했지만, 더 이상 진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완봉승을 거뒀다(KIA 3-0 삼성). 앞선 두 경기서 선배들이 보여준 투혼이 그대로 윤석민에게 이식된 듯한 모습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3연승을 거두는 동안 단 3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KIA 타이거즈의 진정한 경쟁력이 시즌 막판이 돼서야 발휘된 것이다.

'선발투수들의 압도적인 경쟁력이 1개월만 더 일찍 발휘됐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나올 법하다. 정규 시즌 후반기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가 상위권 경쟁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승률 5할 달성 이후 KIA 타이거즈는 더 이상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올 시즌 리그 전체의 경기력 수준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KIA 타이거즈의 토종 선발 3인방 서재응·김진우·윤석민은 명품 투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있는 지금, 선동열 감독은 팀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KIA 타이거즈의 2013 시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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