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테이큰2> 누가 이 아저씨를 말릴 수 있을까?

전편에 비한 아쉬움. 그럼에도 묵직한 리암 니슨의 존재감.

12.09.28 16:30최종업데이트12.09.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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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돌아오신 <테이큰>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 아저씨는 여전하시다. 어떠한 명확한 단서 없이도 불과 72시간 만에 납치된 딸의 위치를 찾아내고, 인신 매매 범 수십 명과 홀로 싸워도 가뿐이 이겨내는 능력자임에도 불구, 유독 딸에게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딸 바보.

딸을 구출하기 위해 인신매매 집단과 맞서 싸운 브라이언 때문에 졸지에 아들과 형제를 잃은 나머지 일당은 브라이언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하지만 브라이언 그렇게 순순히 당할 남자 아니다. 헤어진 지 오래인 전 처 레노아를 구출하기 위해 강제 납치당해준 브라이언은 유유히 탈출에 성공. 다시 한 번 전직 특수 요원의 실력을 발휘해 놈들을 잡기 위해 역추적에 나선다.

2008년 미국을 포함. 한국인들이 노장을 앞세운 액션 스릴러 <테이큰>에 열광한 것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범죄 조직과 맞서 싸우는 고군분투다. 거기에다가 브라이언은 전직 특수 요원답게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도 범죄 조직 하나를 일망타진시킨다. 하지만 나 홀로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응징하는 노장의 투혼보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것은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부성애의 헌신이다.

최근 개봉한 <테이큰2>는 전작 <테이큰>보다 브라이언과 가족들 간의 드라마를 강화시킨다. 브라이언과 레노아는 남남이 된 지 오래이고, 딸 킴도 어른이 되었지만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과하게 넘쳐흐르는 아버지는 딸의 남자친구 집까지 찾아가 기어이 운전면허 강습을 시행한다.

다 큰 딸의 지나친 사생활 간섭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 대목은 연이어 브라이언은 물론, 레노아, 킴을 노리는 인신매매범의 등장으로 브라이언의 지극한 가족 사랑을 정당화 시킨다. 사방에서 가족의 목숨을 노리는 무시무시한 범죄 집단 앞에서 모녀를 구해줄 수 있는 이는 오직 브라이언 밖에 없다. 레노아와 킴에게 있어서 브라이언의 존재는 아버지, 남편, 애인을 넘어 언제 어디서라도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절대자이다.

애초 이 영화에게 기대한 것은 분명 리암 니슨의 원맨쇼이다. 곧 있으면 환갑을 맞이하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두 주먹으로 악당들을 동시에 제압하는 노장의 액션은 각종 범죄에 두려워하는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하지만 전편에 비해 리암 니슨의 둔탁한 움직임과 속도감. 주인공 신격화에 급급한 나머지, 그가 상대하는 악당들이 주인공에 비해 턱없이 약한 것은 영화의 긴장감을 현저히 떨어트린다. 그럼에도 리암 니슨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홀로 악당들을 무너뜨리는 과정만 집중한다면 충분히 만족하면서 볼 수 있다. 전편과는 달리 아버지의 든든한 조력자로 톡톡히 활약한 딸 킴의 변신도 흥미진진한 볼거리다.

그러나 이제는 브라이언도 지쳤고, 죽은 가족을 위해 브라이언을 잘못 건드렸다가 큰 코만 닥치는 악당들의 복수는 시시하기 까지 하다. 행여나 <테이큰>의 또 다른 속편을 기대한다면, 브라이언과 맞먹는 강적이나 노장의 액션을 보완해줄 탄탄한 스토리가 필요할 듯 하다. 이제는 브라이언 아저씨도 가족들과 함께 편히 여생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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