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낮에는 섹시, 밤에는 엽기발랄? '마법소녀'들의 이중생활

[인터뷰①] 정규 앨범 <립스틱> 발표한 오렌지캬라멜 "이제 캬라멜 CF 찍을 법한데"

12.10.03 11:33최종업데이트12.10.03 11:33
원고료로 응원

오렌지캬라멜(리지·레이나·나나)을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9월 28일 상암동에서 만났다. 이번 연휴에 모처럼 휴가 3일을 얻었다는 세 사람은 무엇보다 "놀고 싶다!"고 외쳤다. 애프터스쿨 활동이 끝나고 바로 오렌지캬라멜 활동을 시작하느라 조금도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 플레디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다. 대왕리본을 머리에 얹고 "어떡해, 어떡해… 내가 그렇게나 예쁘니?"라고 물어보는 '마법소녀'들은 게임·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의 판타지를 실현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걸 그룹 오렌지캬라멜의 콘셉트는 이제 뭘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정체성이 됐다.

2010년 애프터스쿨의 유닛(그룹의 일부 멤버들로 구성된 별개 그룹의 형태)으로 시작해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오렌지캬라멜(레이나·나나·리지)을 만났다. 통통 튀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매력적인 이번 타이틀곡은 '립스틱'. 리더이자 메인보컬인 레이나는 "'마법소녀' 등 트로트풍 노래로 어필했던 '뽕끼'보다는 좀 더 대중성을 살린 곡"이라고 소개했다.

유닛 활동은 장점이 더 많은 편이다. 애프터스쿨이 섹시하고 파워풀하다면 만화 캐릭터 같은 오렌지캬라멜은 엉뚱하고 귀여운, '극과 극'의 콘셉트라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좋다. 섹시 혹은 큐트로 한정되는 걸 그룹 세계, 오렌지캬라멜은 다소 엽기적인 발랄함까지 용인될 만큼 끝없이 실험이 가능한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유닛이라기보다 자생력을 갖춘 어엿한 그룹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유닛의 단점은 쉴 틈이 없다는 것. 주로 애프터스쿨 활동 막바지에 오렌지캬라멜의 활동을 시작하는 식이니, 세 사람에게는 공백기가 없다. 어떨 때는 두 그룹의 활동이 맞물려서, 하루에 이쪽의 '막방'과 저쪽의 '첫방'을 다 하는 웃지 못 할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도 오렌지캬라멜 이후, 다른 걸 그룹에서도 유닛이 탄생하는 것을 보며 괜스레 뿌듯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오렌지캬라멜은 2010년 애프터스쿨의 막내였던 세 사람으로 결성된 유닛. 이제 오렌지캬라멜이 가요계에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오히려 '범접하기 어려운 언니들'이었던 애프터스쿨의 이미지가 오렌지캬라멜로 인해 친근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레이나는 "예전과 달리 다른 가수들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게 너무 좋다"며 웃었다. ⓒ 플레디스


"5시간 동안 표정 연습… 자다가도 '오캬' 표정"

유닛의 가능성을 보여주기까지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니다. 학교 콘셉트로 '졸업'과 '입학' 개념이 있는 애프터스쿨에서 세 사람은 어디까지나 혼날 일 많은 '신입생'. 새 멤버 영입과 함께 막내가 생겼지만, 여전히 제한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발랄한 이미지의 유닛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밝아야 한다는 고충도 있다.

"오렌지캬라멜은 노래마다 어떤 파트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계산이 다 되어 있거든요. 5시간 동안 각자 독방에서 표정 연습을 했어요. 웃다가 입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였죠." (리지)

"초반에는 자리를 잡지 못해서, 더 과하게 훈련한 것 같아요. 우리에겐 표정이 생명이었으니까요. 근데 표정 연습 하다가, 자다가, 셀프카메라 찍다가 결국 5시간 다 못 채우고 나오곤 했어요. 그것 때문에 매니저 언니랑 많이 싸웠죠. 지금은 자다가도 표정이 나와요." (레이나)

"애프터스쿨하고 오렌지캬라멜은 노래부터 분위기가 다르니까, 듣기만 해도 무대 위에서 표정이 달라져요." (나나)

애프터스쿨 막내 때부터 한 방을 써서 유난히 돈독한 이들은 이제 서로 눈만 쳐다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그래서 세 사람끼리만 공유하는 감정이 있다. 특별히 싸운 일도 없다. 섭섭한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이야기하고 잊어버리는 게 평화유지의 비법. 혹시라도 얼굴 붉힐 일은 스마트폰 채팅창을 통해 오해를 푼단다.

나나는 오렌지캬라멜 결성 당시를 두고, "난 귀여움과 거리가 멀어서 셋 중에 가장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지금은 적당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 플레디스


"콘셉트 더 난해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더?

성격은 각자 다르지만, 조화롭다. 레이나(24)가 속 깊은 맏언니로 중심을 잡고, 리지(21)가 막내답게 에너지를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면, 나나(22)는 무심한 듯 뒤에서 챙기는 스타일이다.

"레이나 언니는 친구 같은 편안함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팀을 컨트롤할 줄 알죠." (나나)

"리지는 '해피 바이러스'라고 불러요. 붙임성도 좋고 애교도 많죠. 우울하거나 힘이 없을 때, 리지가 나서서 웃게 만들어요." (레이나)

"나나 언니는 정말 고기를 잘 구워줘요.(웃음) 낯을 많이 가리는데, 친한 사람들하고 있을 때는 의외로 장난기가 많거든요. 볼수록 매력 있는 스타일." (리지)  

리지는 '오캬스타일'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엉뚱하면서 발랄하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오렌지캬라멜 콘셉트에 대한 답이 세 사람의 성격을 대신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부산이 고향인 리지는 요즘 사투리를 열심히 고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편하게 사투리를 구사할 때 가장 리지답고 귀엽다. 예능감도 탁월한 리지는 "밤마다 개그본능이 올라온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 플레디스


"독특하고 난해한 콘셉트를 해 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오렌지캬라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다 보니까 어떻게 해아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 과한 콘셉트도 '너희가 하면 될 것 같다'는 말에 자신감이 생겨요." (레이나)

"난 동물 분장! 그리고 UV 선배님들의 '그 여자랑 살래요'(직접 깍지춤을 춰보이며) 같은 거요." (리지)

"…"(표정이 굳었다) (나나)

"동물 쪽은 좀 그렇고…. 예쁜 바비 인형." (레이나)

"아~ 진짜 인형 해보고 싶다! 아니면 우주에서 온 외계인, 뱀파이어. 일본에 캬리 파뮤파뮤라고 오렌지캬라멜보다 더 독특한 가수가 있는데, 그렇게 특이한 콘셉트를 해 보고 싶어요." (리지)

이번에는 타이틀곡 제목이 '립스틱'인 만큼 메이크업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게 또 만만치 않다. 레이나는 "립스틱 바른 위에 붙이는 반짝이들이 이빨에 껴서 못 살겠다"고 토로했고, 리지와 나나는 인터뷰 내내 두껍게 칠한 매니큐어와 큐빅을 뜯어내며 "손톱이 아프다"고 울상을 지었다. 역시 '오캬 스타일'은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오캬답게 캬라멜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발랄해졌다.

"우리도 이제 캬라멜 CF 들어올 때도 됐는데 말이에요. 오렌지주스 CF도 들어올 법하고. 그죠? 조만간 꼭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오렌지캬라멜 오캬 레이나 리지 나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