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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재벌…악당 혹은 '구원'의 왕자, 공주!

[기획]같으면서도 다른 드라마 속 재벌들...신데렐라 컴플렉스 반영

12.10.12 12:29최종업데이트12.10.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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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남자 <착한남자>의 한재희(박시연 분)는 서정규 회장(김영철 분)이 타계한 후 태산그룹의 회장 자리를 꿰어찬다. 한재희는 태산그룹의 상속권 다툼에 있어 제일로 걸림돌이 되는 서은기(문채원 분)를 따돌리고는 끝내 회장의 자리에 오른다. ⓒ KBS


최근 여러 드라마를 살펴보면 막장 코드와 복수극, 출생의 비밀, 가족이 인생의 장애물로 변질되는 현상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남편이나 선배를 살해한다는 설정은 <다섯 손가락>과 <메이퀸>에서,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는 <마의> 및 <메이퀸>,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의 불륜은 <다섯 손가락>과 <착한남자>, 가족이 인생의 태클로 변질되는 현상은 <메이퀸>과 <다섯 손가락>,<내 딸 서영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하나 더 추가하면 <대풍수>는 갓 2회만 방영했음에도 불구하고 19금 코드로 시청자를 현혹하고 있다. 이인임(조민기 분)과 수련개(오현경 분)의 밀도 높은 정사 신, 동륜(최재웅 분)과 영지(이진 분)의 프렌치 키스 장면은 자녀와 함께 시청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19금 코드로 사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분석한 드라마 코드 외에도 또 하나의 코드가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 가운데서 재벌가의 이야기가 쏠쏠하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우선 <다섯 손가락>은 부성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새어머니 채영랑(채시라 분)과 배다른 형제 유인하(지창욱 분)가 하나 되어 유지호(주지훈 분)와 치열한 대립각을 펼친다.

<착한남자>의 한재희(박시연 분)는 서정규 회장(김영철 분)이 타계한 후 태산그룹의 회장 자리를 꿰어찬다. 한재희는 태산그룹의 상속권 다툼에 있어 제일로 걸림돌이 되는 서은기(문채원 분)를 따돌리고는 끝내 회장의 자리에 오른다.

<메이퀸>의 장도현(이덕화 분)은 친구 윤학수(선우재덕 분)를 총으로 살해하고, 강대평(고인범 분) 회장이 평생 동안 일궈놓은 기업을 비열한 술수로 빼앗는다. 주가조작과 탈세 등의 기업형 비리를 일삼는 건 기본이다.

▲ 메이퀸 <메이퀸>의 장도현(이덕화 분)은 친구 윤학수(선우재덕 분)를 총으로 살해하고, 강대평(고인범 분) 회장이 평생 동안 일궈놓은 기업을 비열한 술수로 빼앗는다. 주가조작과 탈세 등의 기업형 비리를 일삼는 건 기본이다. ⓒ MBC


장도현 회장의 아들 장일문(윤종화 분)은 아버지가 없을 때에는 양어머니를 홀대하거나, 천해주(한지혜 분)의 얼굴에 물을 끼얹고 폭언을 일삼는다. 장도현과 장일문 모두 아버지와 아들이 악행을 서슴지 않고 자행한다.

이렇게 <메이퀸>의 장도현과 장일문, <다섯 손가락>의 유인하와 채영랑, <착한남자>의 한재희 이들 모두는 모두 재벌이면서 동시에 착한 이미지의 재벌이 아니다. 자신의 출세와 영광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눈물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차가운 이미지의 재벌로 묘사되고 있다.

그렇다고 드라마 속 재벌이 모두 악의 축으로 묘사되는 건 아니다. <내 딸 서영이>의 부잣집 도련님인 강우재(이상윤 분)과 그의 동생 강성재(이정신 분)는 이서영(이보영 분)이라는 과외교사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이들 형제 모두 여자에게 먼저 잘해주는 스타일의 남자들은 아니었다. 하나 까칠하고 도도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 부잣집 형제는 극이 전개됨에 따라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이서영에게 도움의 손길, 혹은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

<내 딸 서영이> 가운데서 부잣집 도령이 가난한 아가씨에게 손을 내미는 코드는, 남성을 여성으로 변주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남부럽지 않게 사는 아가씨가 가난한 남자를 사랑하는 것으로 말이다. 비록 재벌은 아니지만 사는 게 남부럽지 않은 최호정(최윤영 분)이 이상우(박해진 분)에게 반하는 설정 역시, 강우재가 이서영에게 반하는 설정을 여자로 바꾼 것에 다름 아니다.

▲ 내 딸 서영이 <내 딸 서영이>의 부잣집 도련님인 강우재(이상윤 분)과 그의 동생 강성재(이정신 분)는 이서영(이보영 분)이라는 과외교사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이들 형제 모두 여자에게 먼저 잘해주는 스타일의 남자들은 아니었다. 하나 까칠하고 도도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 부잣집 형제는 극이 전개됨에 따라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이서영에게 도움의 손길, 혹은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 ⓒ KBS


<메이퀸> 속 장도현 회장의 딸 장인화(손은서 분)가 몰락한 기업의 손자인 강산(김재원 분)에게 반하는 설정 역시 재벌가의 딸이 먼저 반하는 설정이다. <다섯 손가락>의 부잣집 도련님인 유지호가 홍다미(진세연 분)와 사랑을 나눈다는 설정 역시 재벌가의 아들이 가난한 집안의 아가씨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는 설정이다. <착한남자>의 서은기와 강마루(송중기 분)의 러브라인 역시 재벌가의 딸이 반하는 설정으로 극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속 재벌의 이미지는 현재 상반되는 모습을 시청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으로서의 모습이거나, 그와는 정반대로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드라마의 재벌에 반영함으로 가난한 집안의 이성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모습이거나.

사회 양극화가 진행하는 가운데서 재벌에 대한 질시가 커짐과 동시에, 드라마 속 재벌을 통해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대리 충족하고자 하는 시청자의 대리만족 욕구가 동시에 만날 때 일어나는 현상이 현재 TV 속에서 반영되고 있는 중이다.

착한남자 내 딸 서영이 메이퀸 다섯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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