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프라이머리 "시간 흘러도 세련된, '내 음악' 하고파"

[인터뷰②]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12.11.09 09:23최종업데이트12.11.09 09:24
원고료로 응원
(인터뷰 1탄에서 이어집니다)

'천재 프로듀서'라는 말에 프라이머리는 꽤 쑥스러워 했다. 지난 1월 열렸던 아메바컬쳐 패밀리의 공연 <아메바후드 콘서트>에서 그는 정말 천재 같았다. 하지만 무대 위가 아닌 일상적인 그의 모습은 '천재'보다 '동네 오빠'에 가까웠다.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 아메바컬쳐


- 아침에 작업하는 것 외에도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이 있나. 
"잘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오래 끄는 꼴을 못 본다. 자주 전화해서 재촉한다. 한 곡을 오래 끄는 걸 싫어해서. 곡 쓰는 사람이다 보니까 묵혀두면서 많이 들으면 스스로 질린다. 그래서 버리고.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도 버려진 곡이 꽤 많다. 듣다 보니 별로인 것 같더라. 버리긴 싫은데 질린 곡은 또 넣기 싫고. 가끔씩 예전 곡을 달라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게 싫어서 아예 차단하려고 파일을 다 없앤다. 급할 때는 가끔씩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유행도 변하고, 내 취향도 변하고, 얘기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변하니까."

- 그동안의 음악에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많이 담아냈더라.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표현하려고 했나.
"이번엔 '리사이클(재활용)'이 주제다. 음악 외적으로 메시지를 넣은 편이다. 예전엔 '글로컬 브릿지'라고 해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씽크카페, 인디스페이스 등지에서 음반을 무료로 배포했었다. 이번에도 그 연장선이다. 곡에 메시지를 담기보다 음악 외적으로 담으려 했다. 가사지를 다 뺐다. 앨범에 들어있는 노트도 재활용지로 만들었다. 앨범 안에 있는 엽서에 메시지를 써서 우리에게 보내주면 그걸로 리사이클 작품을 만들 거다. 캠페인 같은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런 방법을 택했다."

- 직접 노래를 불러볼 생각은 없는건가.
"악기로, 밴드로 음악을 시작해서 가창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다. '랩이라도 해보라'고 하는데 주위에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20살 때 집에서 혼자는 해봤지만 그 이후로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누구에게 들려준 적도 없고. 가끔씩 내가 가이드를 녹음해서 들려줄 때가 있는데 파일로 보내면 저장할까봐 휴대전화에 녹음해서 직접 들려준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는 중창단 베이스였는데 저음만 잘되고 고음은 음정 자체가 안 올라간다. 음악을 만드는 데 관심이 쏠리다 보니까 그게 제일 편하고 좋더라."

"내년 유닛 활동 계획...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나서고도 싶다"

ⓒ 아메바컬쳐


- 회사(아메바컬쳐)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프라이머리도 주로 힙합 장르를 추구할 것만 같다는 일종의 선입견을 가진 이들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르에 구애받고 싶진 않다. 오히려 포괄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 장르의 특성상 힙합이다 보니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것만 해야지' 그런 게 세더라. 처음엔 거부감이 셀까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힙합신에서는 오히려 내가 이것저것 섞어서 음악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리얼 힙합이 아니다'고 했을텐데."

- 앞에서 이번 앨범으로 <메신저스>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설명해달라.
"아직 확정은 아닌데 내년엔 유닛으로 활동하고 싶다. 밴드건 팀이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고도 싶다. 너무 베일에 싸여 있나 싶기도 해서. 근데 환상이 커지니까 더 (박스를) 못 벗겠더라. 힙합이라고 하면 세 보이는 느낌이라 삭발하고 수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것에서 의외성을 많이 느낀다고 하더라. 순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또 말랑말랑한 음악도 해서 여성분들의 환상도 커지는 것 같고.(웃음)"

- 프로듀서로서 프라이머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내 음악을 하는 거다. 계속 다른 사람의 음악만 만들고 싶진 않다. 내 취향의 내 작품을 만들어서 내 이름으로 내고, '이게 프라이머리 색깔' '이게 프라이머리 음악'이라고 기억하게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는 시대를 안 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10년, 20년이 흘러 내 음악을 들어도 '세련됐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내가 할아버지가 되어서 손자에게 들려줘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음악 말이다. 신중현 씨 등 우리나라 레전드 분들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그래서 더 유행을 안 따라가려고 한다."

프라이머리 물음표 유닛 메신저스 아메바컬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