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독재+군부독재+MB정권= 새누리당?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 부결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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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dach)등록 2012.11.09 15:54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부결되었다는 소식이다. 야당추천이사 3명은 해임안에 찬성했고, 여당추천이사 6명 중에서 5명은 해임안에 반대하고, 1명은 기권했다고 한다. 방문진의 구성 자체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구성된 것도 문제지만, 이런 중요한 사안이 처리됨에 있어 중립성을 지켜야 할 이사들의 자발적인 의견이 아닌 각 당의 입장만이 대변된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게다가 하금렬 대통령실장과 새누리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김무성 의원의 외압설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합작하여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을 부결시키고, 그를 지켜낸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MBC 김재철 사장을 감싸는 이유는 뻔하다.

거침없는 노조탄압과 자기들 입맛에 맞는 뉴스를 재생산해 내는 작금의 MBC가 자신들의 정권 재창출에 요긴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친여성향의 언론, 보수언론을 장악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시키며 여론몰이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 새삼스러울 일은 없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이 갖는 의미는 시사하는 점이 많다. 특히,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어떤 언론지형이 펼쳐질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8일,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이 부결된 사건과 더불어 박근혜 대선후보 유세장에 참석하여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을 경찰이 안전상의 이유로 강제진압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메뉴얼에 따른 대응이라고 했다. 만일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후보였다면 품 넓게 그들과 대화를 할 수는 없었을까? 안전상의 이유,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경찰의 대응 메뉴얼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토록 오랜 시간 대한 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사회의 현안임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다. 사회적인 약자들의 외침, 그 외침에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경호, 안전상의 이유로 경찰의 힘을 빌린 것이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만일 새누리당에서 정권재창출을 한다면,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도 MB정권이 그랬듯이 경찰의 힘을 빌려 국민의 입을 틀어막을 것이다. 이 역시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약자들의 외침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 하겠다.

그뿐이 아니다.

2008년 당시 'BBK특검이 다스의 100억대 비자금을 알고도 덮었다'는 한겨레의 보도가 있다. BBK특검의 입을 막은 것은 막강한 권력의 힘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막강한 권력은 당시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었으며,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었을 것이며, 그것을 지지한 한나라당의 책임이 있을 것이다. MB 집권기간의 실정과 하나 둘 드러나는 부정부패 역시도 새누리당과 무관하지 않으며, 토건 세력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준 '4대강 사업'을 중심으로 한 토건 사업, 경색된 남북관계 등 역시도 새누리당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새누리당의 가장 막강한 권력자였던 박근혜 대선후보는 그런 일련의 MB의 실정과 무관한 듯 침묵하며 반성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것과의 단절 없이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것들도 명확하게 규정된 것이 없고, 이렇게 저렇게 해석할 수 있는 말들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야말로 구태의 전형이다.

온갖 미사여구로 대선공약을 말하며,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겁박하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뽑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난데없는 여성예찬론을 쏟아내는 새누리당. 상대후보의 정책의 문제점들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정책을 명확하게 하기보다는 단일화에 잔뜩 겁을 먹고는 사기행각이네, 야합이네, 대국민 사기극이라 비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거기에 색깔론 살짝 곁들여 가면서 보수층들의 결집을 노린다.

우리나라가 총선이나 대선정국에서 극복해야 할 것들을 여전히 붙잡고, 그것을 무기 삼아 대선 운동을 하는 새누리당, 과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정당인지, 후보인지 지극히 우려스럽다. 본래 정치판이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숨김없이 그대로 자신들에게 충성맹세를 하는 이들의 뒤를 봐주고, 현행법 운운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다 누리고, 자신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진심 어린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이 나라의 미래를 맡겨달라고 하면 누가 선뜻 손을 내밀 수 있겠는가?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의 강제진압, 자신들과 관련된 일들에 대해 무책임성과 반성 없음, 색깔론 등을 보면서 과거 유신정권이나 80년대 군부정권의 뻔뻔함과 몰염치함을 본다. 당선되기 전에도 이리 제왕적인데 당선이 되고 나면 어떨까? 유신정권과 MB정권의 합쳐진 모습, 아니면 거기에 80년대 군부정권의 무자비함까지 더해진다면? 새누리당의 뿌리는 면면히 그들과 이어져 있다. 그래서인가?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 과연 그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자질이 있는가 묻고 싶다. 그들이 진정,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결심을 했으며, 진정성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본다.

만일,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여당추천이사들에 의해 가결이 되었다면,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의 외침을 강제진압하는 경찰을 제치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면, MB정권의 부정부패 등에 대하여 제대로 쓴소리 날렸다면, 유신독재와 관련하여 부친의 말대로 제대로 무덤에 침 뱉어 주었으면, 무슨 무슨 자리에 앉은 이들이 막말을 쏟아내지 않았다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통령 되는 것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의 행태를 보면 이런 기대는 진작에 물 건너간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새누리당을 보면 그들이 창출하려는 새 시대는 '유신독재+군부독재+MB정권'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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