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대한민국 K-Rock 한류 가능한가?

도쿄 오다이바 JEPP DiverCity에서 열린 탑밴드 콘서트에서 희망을 보다

12.11.30 11:52최종업데이트12.11.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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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오른 밴드 '톡식' ⓒ 윤솔지


KBS 미디어 탑밴드 측이 후원하고 일본 키스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더 사운드 오브 탑밴드 (The Sound of Top Band)'가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JEPP DiverCity'에서 지난 25 일 열렸다. 국내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밴드> 시즌 1,2에서 각자의 매력과 실력을 뽐냈던 톡식, 브로큰 발렌타인, 네미시스 그리고 로맨틱펀치가 출연했고 스페셜 게스트로 일본 밴드 데몬각하가 합류했다.

네미시스는 이번이 일본공연 두 번째. 나머지 세 팀은 이번 일본 공연이 처음이었는데 공연 전 일본 팬들은 그냥 신나게 놀아주지 않고 분위기나 실력을 많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가만히 앉아있기도 한다는 이야기에 살짝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네 팀 모두 일본어준비도 많이 해오고 현장에서 단련된 라이브의 강자들답게 관객이 함께 공연에 참여하게 유도했고 일본 팬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세 시간가량 되는 공연을 즐겼다.

2천 명 정도의 팬들이 모인 이번 공연은 몇 만 명이 운집한다는 빅뱅이나 소녀시대의 공연들과는 크기 면에서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한류의 시작점이라고 불리는 JEPP 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일본의 각종 프로모션 및 공연관계자들이나 일본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브로큰 발렌타인이 무대 위에서 열창하고 있다. ⓒ 윤솔지


공연 총감독을 맡은 다카하시 감독은 "한국 락의 흐름이나 트렌드를 경험하러 한국, 특히 홍대에 자주 갈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고 좋아한다"면서 "일본에서 아주 오랜만에 열리는 한국 밴드의 공연에 감독을 맡아 설레기도 하고 염려도 있었지만 각 밴드들이 다른 매력을 가지고 일본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좋아했던 밴드들과 개인적인 스킨십을 가지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공연 스태프는 "일본에서는 락이 문화의 기둥이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락이 부흥하지 못하는 지 이번 공연을 보고 더 의문을 가지게 됐다"며 "차세대 한류는 주저 없이 한국 락이라고 말하고 싶다. 드라마, K-Pop처럼 일본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할 것이라는 분석에 의한 접근이 아닌 락 정신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발산한다면 틀림없이 잘 될 것이다"고 도움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PB 기자인 타로 씨는 "개인적으로는 백두산의 김도균과 부활의 이승철을 좋아하는데 그 이후 세대의 한국 락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드물어서 아쉬웠다"면서 "일본 가라오케에서 요즘의 한국 락을 부르고 싶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이번 공연을 주최했던 키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금까지는 한류에서도 배우나 아이돌에 집중을 해왔지만 이번 기회로 대한민국 락에서 차세대 한류의 가능성을 봤다"며 더 심도 있는 관심과 조사를 통해 향후 일본 공연과 프로모션에 대한  고민에 들어갈 것을 시사했다.

이번 공연 총감독을 맡은 타카하시 감독(맨 왼쪽)과 톡식 멤버들. ⓒ 윤솔지


도쿄 시부야 거리를 거니는 밴드 멤버들. ⓒ 윤솔지


일본 무대 데뷔, 한국 록의 부흥기 꿈꾼다

하지만 이번 무대가 데뷔무대이니만큼 그 관전평은 비교적 후하기도 할 것이다. 그동안 거대 기획사들의 막대한 투자와 스타들의 일본시장에 대한 꼼꼼한 준비가 한류에 불을 붙였다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라커들의 미래는 노력 없이는 녹록치 않을 수도 있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한국 측 관계자는 "락문화가 아직은 열악한 한국에 비해 일찍부터 부흥기를 누렸던 일본 락문화가 자극이 되었다"고 운을 떼며 "공연 콘텐츠에 있어서는 완벽한 준비와 리허설로 어떤 순간에도 관객이 방치되지 않았던 점, 밴드공연 세팅시간에 대한 여유 있는 활용, 전 스텝들의 프로페셔널리즘 등 많은 점을 배우고 간다"고 덧붙였다.

마음이 한번 움직이면 잘 변하지 않지만 그 마음을 처음에 움직이게 하는 데는 실력과 외모에 플러스 알파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일본 팬들이다. 한국 락밴드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했던 밴드 톡식, 브로큰 발렌타인, 네미시스 그리고 로맨틱펀치의 진정성이 통했던 걸까. 현장을 찾은 관객 대부분은 공연 시작부터 일어나 열광했다. 차세대 한류주자들과 함께 K-Rock 의 분발과 부흥을 희망해본다.

탑밴드 기획으로 공연이 열린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집다이버시티 공연장. ⓒ 윤솔지



탑밴드 톡식 브로큰 발렌타인 네미시스 로맨틱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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