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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개그와 헌혈의 공통점이요?

<개그콘서트> 개그맨 유민상-김수영, '헌혈톡톡콘서트'에서 공연 펼쳐

12.12.04 18:22최종업데이트12.12.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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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아빠와 아들'의 개그맨 유민상과 김수영은 지난 3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헌혈'을 주제로 공연을 진행했다. ⓒ 한국백혈병환우회


아빠: "아들 초코파이 몇 개째냐?"
아들: "11개요. 아빠는요?"
아빠: "12개이다."
아들: "아빠가 왜 하나 더 먹어요?"
아빠: "아빠가 어른이니까. 밥 먹으러 가자."

KBS 2TV <개그콘서트>의 '핫'한 코너로 자리 잡은 '아빠와 아들'. 식탐이 많은 이 뚱뚱한 부자가 지난 3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을 찾았다.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주최하는 제3회 '헌혈톡톡콘서트'에 공연차 방문했던 것. 이날 헌혈을 주제로 재미있는 공연과 토크로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져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들을 만나 헌혈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개그와 헌혈의 공통점, '위안'

"개그와 헌혈의 공통점이 무언지 아세요? 바로 위안이 된다는 거예요. 개그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위안을 주는 것이고, 헌혈은 아픈 사람에게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위안을 주는 거잖아요."

이렇게 헌혈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는 유민상·김수영은 깊은 생각만큼 헌혈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남달랐다.

유민상은 대학 때 여학생들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했던 헌혈을 통해 혈액형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한다. "그전까지 잘못 알고 있었는데, 헌혈을 안 했더라면 몰랐을 뻔했다"는 유민상은 "계속 모르고 결혼했으면 어쩔 뻔 했냐"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수영은 "솔직히 헌혈을 한 번도 못했다"고 고백을 하기도 했다. 워낙 바늘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고. 하지만 시도를 안 했던 것은 아니다. 헌혈을 하러 간 적은 있었다. 김수영은 "당시 간호사가 혈관을 찾으려고 멍이 들 정도로 팔을 손바닥으로 두드렸다"며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두꺼운 살 때문에 혈관을 찾지 못해 헌혈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수영의 경험담은 공연의 아이템으로 관객들을 웃기는데 좋은 소재가 되기도 했다. 물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이 부자에게 헌혈차의 초코파이 또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이 두 소재가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관객석은 웃음의 도가니가 됐다.

공연이 끝나고 헌혈에 대한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한국백혈병환우회


생활 속에서 개그 소재를 찾아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아요. 아빠와 아들도 음식에 대한 애착 때문에 떠오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김수영은 "어느 날 피자를 먹는데 유민상 선배가 '다 먹었으면 밥 먹으러 가자'고 말을 했는데, 순간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며 '아빠와 아들' 이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아이템이 정해지자 상황은 일사천리였다. 담담 PD도 단 번에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중 코너 제목을 정하는 것이 제일 쉬웠다. 동료인 정경미 씨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아빠와 아들" 같다는 말을 자주 해왔기 때문.

▲ '헌혈 톡톡콘서트'에 참가한 아빠와 아들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아빠와 아들'의 개그맨 유민상과 김수영은 지난 3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헌혈'을 주제로 공연을 진행했다. ⓒ 한국백혈병환우회


'아빠와 아들'은 첫 공연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분석 기사도 쏟아져 나왔다. '밥 먹으러 가자'로 끝을 맺어서 허무개그의 일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생활 가까이에서 소재를 찾았다. 허무개그가 아니라 생활개그라고 강조하는 이유이다.

이 코너 시작과 동시에 많은 일상의 변화가 생겨났다. 이 두 사람에게 동료 뿐 아니라 만나는 지인까지 첫 인사가 '밥 먹었어? 밥 먹으러 가자' 고 할 정도이다. 심지어 매니저도 팬들에게 '우리가 실제로 얼마나 많이 먹느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듣고 있다. 가끔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아이들이 따라 들어와 난감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진정한 헌혈의 의미 알 수 있었던 '헌혈톡톡콘서트'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그들은 지금 즐겁다. 그들의 개그에 웃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이다. 주위를 돌아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그는 타인이 공감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여서 그렇다. 그래서 그들은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이번 공연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오케이' 한 이유이기도 하다.

"헌혈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어요. 물론 사랑의 실천 중 하나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마음이 아닌 머리에서 인지하는 내용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참석자 분이 일부러 헌혈하기 위해 몸을 관리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단순히 헌혈차가 보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헌혈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놀란 정도가 아니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띵했죠."

'헌혈톡톡콘서트'를 참석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는 유민상·김수영. "이런 뜻 깊은 행사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불러만 준다면 한걸음에 달려오겠다"는 약속을 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부터는 헌혈을 자주하겠다는 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혈병 환우 여러분, 어렵고 힘드실 거예요. 지금 우리의 위로도 사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아요. 하지만 여기에 환우분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을 우리가 봤답니다. 그러니까 파이팅 하시고요. 심심할 때는 '아빠와 아들'을 보시면서 한 번 크게 웃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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