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새청사 기자실은 '독점-폐쇄형'

9개 언론사 "기자실 우리만 쓰겠다" - 시민단체 "특권의식 버려야"

등록 2012.12.27 16:03수정 2012.12.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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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신청사 내 브리핑룸 모습 ⓒ 심규상


대전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충남 내포시로 이전하는 충남도청 신청사의 기자실을 일부 출입기자단이 독점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시민단체에서는 기자실 대신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충남도 출입기자들은 지방기자실과 중앙기자실, 회원사와 비회원사로 이원화돼 운영돼 왔다. 지방기자실은 지역에서 발행되는 방송 또는 신문사 기자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중앙기자실은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사 소속 기자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중 '브리핑룸'을 겸하고 있는 지방기자실은 현재 60여 개 매체에 70여 명(평균 상주기자 20여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중 9개 언론사로 구성된 회원사 출입기자들은 별도의 부스(책상과 의자)를 사용하고 있고, 비회원사는 공간 중앙에 놓여 있는 타원형 긴 탁자를 공동사용 공간으로 사용해왔다. 일부 회원사 기자들이 일부 공간을 전유하는 낡은 관행과 개방형 브리링룸이 공존하는 형태다.

"40여 개 부스 설치하려다 일부 기자들 반발로 계획변경"

일부 불합리한 점이 있었지만 협소한 공간과 상주 기자들이 적은 점 등을 고려해 문제화하지는 않았다. 회원사 기자단은 <대전일보><중도일보><충청투데이><연합뉴스>, 대전KBS, 대전MBC, 대전방송(TJB), YTN 대전지국, 대전 CBS 등 9개사다.

이같은 기자실 운영방식은 내포신청사 시대를 맞아 '열린 공간'으로 쇄신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확인한 충남신청사에는 공동 브리핑룸(127㎡,약 38평)보다 2배 가까이 큰 별도의 기자실(202㎡, 약 68평, 부속실포함)에 20여 개의 부스가 마련돼 있다. 회원사 기자단은 최근 논의를 통해 그동안의 관행에 따라 기자실을 9개 회원사 출입기자들만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충남도청 홍보협력관실 관계자는 "당초 넉넉하게 40여 개의 부스를 설치해 출입기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설계했다"며 "하지만 회원사 출입기자단이 반발해 지금처럼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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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신청사의 기자실을 9개 언론사 출입기자들이 독점사용하기로 했다. 당초 40여 석의 개방형 부스를 설치하려다 일부 출입기자들의 반대로 변경 설치된 충남도청 신청사 기자실 내부 면적도 브리핑룸보다 2배 가까이 넓다. ⓒ 심규상


회원사 출입기자단 "비회원사들은 '브리핑룸' 쓰면 되지 않나"


회원사 출입기자단 간사는 "최근 회원사 기자단 회의에서 새청사 기자실 운영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며 "관행대로 기존 회원사만 기자실 부스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 기자실을 기존 회원사 출입기자들만 사용하더라도 (나머지 기자들은) 별도의 브리핑 룸에서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는 만큼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언론 및 시민단체에서는  몇몇 기자들이 공간을 독점하는 것은 특권의식이자 낡은 관행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간을 일부 기자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근거나 이유가 전혀 없다"며 "기자실 공간전체를 모든 기자들에게 열려 있는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점과 특권으로 공간이 또 다른 권력이 되는 것을 막겠다"며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만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시정을 촉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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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충남 홍성 도청 새청사에서 열린 도청입주 환영이벤트 행사를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 충남도


"충남도, 소신 행정 보여줘야"

충남도의 소신 없는 행정도 눈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칙과 소신을 밝히고 지키기보다는 일부 기자들에게 휘둘려 낡은 도정 운영 틀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훈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장은 " 아산시청 등 충남 대부분 시군에 기자실이 없거나 있더라도 별도의 부스를 설치하지 않고 원탁 테이블을 공동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안희정 충남지사가 행정혁신 기조에 걸맞게 기자실 운영에 대해 원칙과 소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오는 28일까지 충남 홍성군 내 신청사로 이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충남도청 #기자실 #출입기자 #기자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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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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