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은 '원칙' 상징... '소신' 진영이 실무 총괄할듯

대통합위에 '막말' 인사 포함... 청년특위엔 박칼린도

등록 2012.12.27 17:19수정 2012.12.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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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법무법인 넥서스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김용준 전 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수위원회의 업무를 총괄해 위원회의 직원을 지휘, 감독하는 등 위원장으로서의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27일 발표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 일부 명단 내용으로는 인수위원장은 방향만 잡고 부위원장이 실무를 총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께 발표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대선 당시 만든 '100% 대한민국 대통합위원회'가 거의 그대로 이름만 바꾼 수준이다.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게 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50여 년간 법조계에 몸담은 원로 법조인으로, 법치와 원칙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이번 인수위도 이런 기조에 따라 운영될 것임을 상징하는 인선이다.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 장애인이기도 한 그는 19세의 나이로 사법고시에 수석합격하는 기록을 세웠고, 판사로 임용된 뒤 대법관 등을 거쳐 2대 헌법재판소장을 지냈다. 중도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되며, 헌재소장 재직 때는 과외금지 법률에 위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김용준 전 소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는데,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특기할 만한 활동 내용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인수위에서도 실무에 관여하기 보다는 인수위 활동 내용이 법과 원칙을 중시한다는 상징적 역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인수위의 실무에는 진영 부위원장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구 3선 의원인 진 부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04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을 때 비서실장이었다.

이 인연으로 진 부위원장은 '친박 핵심'으로 분류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뒤집어 '세종시 수정안'을 제시, 이에 반대한 박근혜 당선인이 갈등 국면에 있을 때 이 대통령 편에 서기도 했다. 당시 진 부위원장은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고, 이 판단이 자신의 소신에 따른 판단임을 강조했다.

진 부위원장은 이 일로 '탈박'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이번에 인수위 부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게된 것. 새누리당 내에서도 대표 비서실장 시절 월권이나 전횡을 하지 않은 합리적인 인사로 평가되고 있고,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 진 부위원장을 중용한 이유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일부 인사 외에도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 위원회는 대선 과정에서 '취임 전에 구성해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공약한 기구들이다.

대선기구 그대로 대통합위원회, 야권에 막말한 김중태·김경재도

대통합위원회는 대선 기구였던 '100% 대한민국 대통합위원회' 인사들이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수석부위원장이었던 한광옥 전 민주당 고문이 위원장으로, 한 위원장과 같이 동교동계 인사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기획조정특보를 맡았던 김경재 전 의원이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

파란 눈의 외국인으로 전라도 사투리가 유창한 전남 순천 태생의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매헌기념사업회 이사,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이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러나 대통합위원회 인사들이 대선 당시 통합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의문인 상황이고, 오히려 이들이 야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전력이 있어 대통합위원회 출범 취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김중태 부위원장은 대선 유세에서 지원연설에 나서 "낙선한 문 후보가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 위로 찾아가 부엉이 귀신 따라 저 세상으로 갈까 그게 걱정"이라고 말해 야권으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김경재 수석부위원장도 지원연설에서 "노아무개라는 사람이 국정을 농단하고 호남을 차별해 자기를 90% 찍어준 우리에게 '그 사람들이 뭐 나 좋아서 찍었습니까? 이회창 미워서 찍었지'라고 싸가지 없는 발언을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다. 이후로도 김 수석부위원장은 지원연설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를 표현해왔다.

청년특위에 박칼린, 게임업체 대표, 총학생회장 출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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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의 대톨령직 인수위 청년특별위원으로 임명된 박칼린 킥뮤지컬스튜디오 예술감독이 지난 10월 19일 박근혜 당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예술나무운동 발족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 권우성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와 청년실업대책 마련이 주 임무인 청년특별위원회는 김상민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청년본부장을 맡아 박 후보의 선거 유세를 도왔다. 쳥년특위 위원에는 예술계인사와 게임업체 대표,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환경교육단체 대표 등이 임명됐다.

청년특위 위원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박칼린 킥뮤지컬 스튜디오 예술감독이다. KBS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갈채를 받은 바 있다.

박 위원의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미국인으로, 서양음악은 물론 한국 음악에 대한 이해도 깊은 박 위원은 <명성황후><오페라의 유령><사운드 오브 뮤직><시카고><아이다><한여름밤의 꿈> 등 많은 흥행 뮤지컬에 참여했다.

정현호 전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집행의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대선 과정에서 중앙선대위 청년본부에 참여했고, 다른 전현직 총학생회장 39명과 함께 박근혜 후보의 등록금 부담 절반 공약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윤상규 위원이 대표이사로 있는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포털 피망을 운영하고 있고, 스페셜포스, 피파온라인 등의 게임으로 유명하다. 하지원 위원은 배우 하지원씨가 아니라 환경교육단체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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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부위원장으로 진영 정책위의장, 국민대통합위 위원장으로 한광옥 전 대표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 유성호


#인수위 #김용준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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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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