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장 김용준 "나는 법밖에 모른다"

"당선인 법치에 중점 둔 듯, 큰 욕심 안 부려"... 진영 "민생 약속 지키도록 준비"

등록 2012.12.27 17:47수정 2012.12.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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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법무법인 넥서스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원회의 업무를 총괄해 위원회의 직원을 지휘, 감독하는 등 위원장으로서의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당선인이 선거기간 중 국민들께 반드시 지키겠다고 한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 대통합대통령 등 세 가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보좌하겠다."

첫 법조인 출신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준(74) 전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오후 여의도 법무법인 넥서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약속 이행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법대로'를 강조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앞으로 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대통령 당선인을 충실하게 보좌하여 ▲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 파악 ▲ 새 정부의 정책기조 설정 준비 ▲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 준비 등을 관계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의 내용을 정리해 다시 발표한 셈이다. 그는 "법에 따르면, 인수위원회가 대통령 취임 후 30일 정도 기간을 연장해 존속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시작해도 길어봐야 석 달뿐"이라며 "큰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라 대통령직이 원활하게 인수되게 하는 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위원들과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제안을 받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관련 법률을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원장 임명, 대통령직 수행하는 데 법치 중점 두려고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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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법무법인 넥서스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도중 보청기를 끼고도 취재기자들의 질문이 잘 들리지 않아 동료 변호사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 유성호


박 당선인으로부터 인수위원장직 제안을 받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언제 연락받았는지 꼭 알아야 하나, 오늘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박 당선인이 제안 당시 특별한 당부를 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인선배경에 대해 "그 양반(박 당선인)하고 평소에 깊은 교류가 있었던 바가 없기 때문에 내심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고 일방적인 짐작일 뿐"이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법치주의를 중점에 두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게다가) 나는 법밖에 모른다"고 말했다. "제안 당시 별다른 고민 없이 수락했나"는 질문에는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았을 때 더 고민을 많이 했다, 이왕 관여한 것이니 (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사상 최초 인수위원장으로 내정된 소감을 밝히면서도 '법치'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사실 국민의식 속에 법을 경시하고 법을 무시하는 사람이 영웅시되는 의식구조가 있다"며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의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는 정부에 의해 법이 악용되는 역사가 있어서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법치'로 꼽히는 자신의 상징적 위치에 입각한 활동만 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자신의 발언은 되도록 미루고 김성주·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 등에게 먼저 마이크를 넘긴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인수위 추가인선을 놓고 당선인과 상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법률에 보면 당선인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당선인의 고유권한이니 나와는 관계가 없다"며 "당선인이 위원장에게 의견을 물어보신다면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사법개혁 등의 주제에 대해 뜻을 펼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재판장이라고 해서 더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 합의체의 합의를 이끌고 결론을 내리는 게 나는 생리적으로 훈련이 돼 있다"며 "인수위원 의견을 전부 종합해서 한 가지 결론이 나도록 유도할 것이고 위원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권한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 당시 '어른'으로만 역할했는데 인수위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실 건가"라고 질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당시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위원장으로 임명돼 상징적으로 역할했다, (내가 나서) 발언할 주제도 안 됐다"면서 "이제는 위원장인만큼 법률에 부여된 최소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니까 여러분들을 만나서 얘기할 건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영 "민생 제일 우선적으로 챙기는 정부 되도록 준비"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같은 시각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방문해 임명 소감을 밝혔다.

진영 부위원장은 "당선인이 민생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민생을 제일 우선적으로 챙기는 정부가 되기 위해 국민께 드린 약속, 특히 민생과 관련된 모든 약속을 철저히 또 빠르게 실천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정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공약을 더 하겠다고 말씀드리기 그렇다"면서 "(당선인이 말한) 대통합 등 그동안의 약속이 100%, 200%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김상민 청년특위원장은 "청년특위는 당선인이 청년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신 것"이라며 "당선자의 청년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젊은 층과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인수위 추가 인선 여부 및 방향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다. 진 부위원장은 '추가 인선 참여' 여부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른다"며 "그 부분도 곧 당선인이 정하는 대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정책공약을 담당했던 국민행복추진위(행추위) 소속 인사들이 인수위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아직 당선인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면서도 "행추위에서 그동안 당선인과 함께 정책을 논의했던 분들이 참여하시지 않을까 저도 추측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인수위 #김용준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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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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