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스님, 종편 생방송서 '이정희 욕설' 논란

MBN 생방송 인터뷰서 "도둑X" "후레아들X"...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화'

등록 2012.12.27 20:41수정 2012.12.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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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선후보를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던 성호스님(54)이 26일 오후 종편 MBN 생방송에서 이 전 후보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유투브 캡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선한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대선 기간 종합편성채널(종편)에 출연해 막말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승려가 종편 생방송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선 후보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이 전 후보를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던 성호스님(54)은 26일 오후 종편 MBN 생방송 인터뷰 프로그램 '뉴스M'에 출연, 이 전 후보를 향해 "도둑X" "후레아들X"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방송 당시 성호스님은 진행자가 "스님이 정치적 문제 때문에 누군가를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하자 "검찰에서 이런 사태(이 전 후보가 국고보조금 27억 원을 받고 중도 사퇴한 일)가 있으면 즉각 수사를 해야 되는데, 검찰총장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이정희는 나라도둑X"이라는 막말을 했다.

이에 당황한 진행자가 "스님, 여긴 방송이기 때문에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 달라"며 주의를 줬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그는 "서민들은 추운 겨울 참 고통스러운데, 27억 원의 돈을 가지고 '먹튀'를 해버렸다"며 "왜 잡아다가 수사를 안 하느냐, 검찰총장을 파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이정희 전 후보가 보조금을 돌려줄 이유가 없다는 게 그분들 주장 아니냐"고 진행자가 되묻자 그는 갑자기 삿대질을 하며 "뭔 소립니까"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선거에 나왔으면 끝까지 완주를 해야 하는데, 이 사람은 돈을 횡령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나온 것이지, 공정한 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으려고 나온 사람이 아니다, 이게 도둑X이지 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성 진행자가 "스님은 이정희 전 후보가 박근혜 당선인의 명예까지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질문을 이어가자 "고 박정희 대통령님은 민족중흥의 영웅이고, 조국근대화의 기수"라며 "이정희 아버지가 박정희 대통령처럼 훌륭한 사람 되라고 이름도 '정희'라고 지어줬는데, 이런 후레아들X이 어디 있느냐"고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고 박정희 대통령님은 위대한 분"이라며 미화하고 나섰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일본 육사 입교에 대해 "나라를 찾기 위해 일부러 일본 육사를 간 것이고, 6·25 전쟁이 날 것을 미리 알고 '전쟁하는 법'을 다 알았다"라며 "왜 이런 분을 매도하느냐, 무덤에 침을 뱉어야 되느냐"고 흥분했다. 


성호스님의 이런 부적절한 언사는 이 전 후보가 TV토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 등을 거론하며 공격한 것에 대한 분풀이로 보인다.

그는 또 "전두환 대통령이 (박 후보에게) 6억 원을 줬을 때 그게 청와대에서 줬는지, 개인적으로 줬는지 지가 봤느냐, 증거 있냐"며 "왜 그렇게 함부로 전직 대통령을 동네 애들 부르듯이 하느냐, 나라꼴이 이게 뭐냐"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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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선후보를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던 성호스님(54)이 26일 오후 종편 MBN 생방송에서 이 전 후보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유투브 캡처


성호스님의 막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이 제기한 국정원 여직원 '댓글공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문재인이가 (국정원 여직원을) 왜 피의자라고 그러느냐"며 "이것도 명예훼손이다, 문재인이도 잡아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호스님의 막말이 계속되면서 평소 10~15분 정도 진행되던 이날 인터뷰는 결국 4분 30여초 만에 중단되는 '방송 사고'로 이어졌다. 진행자는 "방송 중 과도한 표현이 있었던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방송사 측은 "인터뷰 내용이 제작진의 의도와 관계 없다"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냈다.

성호스님도 진행자들이 서둘러 인터뷰를 끝내자 "벌써 끝났느냐"며 "여기 오기 전에 제발 조용히 해달라고 해서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자꾸 일어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에는 비판 의견이 잇따라 올라왔다. 닉네임 '작은 거O'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정희 후보가 잘못한 것도 있어서 고발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방송에 나와 스님으로서 있을 수 없는 막말과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다, 불자인 내가 한숨이 나온다"고 개탄했다.

27일 오후 주요 포털 트위터 등 SNS(소셜 네트워크서비스)에도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제의 방송내용은 현재 미국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투브에 올라가 있다.

유투브에 방송 동영상을 올린 게시자는 "성호에 의하면 박정희는 점쟁이를 능가한다"며 "국운을 미리 점쳐 일왕에게 혈서 쓰고 일본육사까지 들어갔으며, 나라가 두 동강 나서 한국전쟁이 일어날 줄 미리 알았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저런 질 떨어지는 사람 모셔다가 막말과 헛소리나 들어야 하는 종편도 한심하기 그지없다"면서 "국민TV가 정말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성호스님은 지난 24일 "이 전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완주할 능력과 의사가 없었음에도 대한민국을 속여 국고보조금 27억 원을 지급받고,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전 후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전북 진안 K사찰 주지를 지낸 그는 지난 5월 조계종 승려 8명의 억대 도박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금횡령과 종무원 폭행 혐의로 기소돼 지난 11월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26일 논평을 내 "이정희 전 대선후보에게 욕설과 비방을 서슴지 않은 성호스님이 출연한 MBN 방송 사고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신중을 기해 다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없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호 스님에 대해서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호스님 #종편 MBN #막말 #이정희 #빅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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