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해 넘겨 통과...헌정사상 최초

[현장]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막판 갈등 끝에 1일 오전 342조원으로 가결

등록 2013.01.01 01:44수정 2013.01.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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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조원 규모의 새해예산안이 진통끝에 1일 새벽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석 인원 273명 중 찬성 202명, 반대 41명, 기권 30명으로 가결됐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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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삭감 문제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해를 넘긴 새해예산안을 포함해 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이 모두 처리된 시각 본회의장 시계가 7시30분을 가리키고 있다. ⓒ 남소연


[3신 : 1월 1일 오전 10시 20분]

여야는 진통 끝에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6시 4분께 2013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해를 넘긴 지 6시간여 만에 처리된 것이다.

이날 오전 4시 본회의를 속개한 국회는 정부가 제출했던 새해 예산안 342조 5000억 원에서 5000억 원을 삭감해 342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가결했다.

이번 새해 예산안에서는 전년에 비해 복지 분야 예산이 증액됐지만 국방 예산은 삭감됐다.

정부가 분류한 분야별 예산안을 살펴보면, 복지 분야 예산은 97조 4천억 원이다. 2012년보다 4조 8천억 원 늘어났다. 민간위탁 복지사업까지 더하면 복지예산은 103조 원에 가깝다.

늘어난 예산 항목은 0~5살 무상 보육·양육 예산 1조500억 원, 등록금 지원을 위한 국가장학금 확대 예산 1조여 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예산 7300억 원,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 예산 1400억 원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정책 예산 마련을 위해 여야가 지난 31일 합의한 7000억 원 수준의 국채발행은 이번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제주해군기지 예산은 유지...공사는 70일 중단

막판까지 여야가 이견을 보였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산은 사업추진의 단서를 달아 2010억 원 규모의 정부 원안대로 통과됐다. 여야는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3개항을 70일 이내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뒤 예산을 집행하도록 했다. 70일 동안 공사를 중단하도록 합의된 것이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재정을 지원하는 대중교통 육성·이용 촉진법 개정안(택시법),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시간을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하고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 월 2회로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대형마트규제법)도 이날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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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삭감 문제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해를 넘긴 새해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거듭하자 1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기중인 여야 의원들이 의자에 기대거나 엎드려 잠을 청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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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삭감 문제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1일 새벽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도 새해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겪자 민주통합당 박기춘,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2신 : 1일 오전 2시 26분]

2013년 예산안 국회 통과를 둘러싼 진통이 1일 새벽 내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0시 국회 본회의 개회 직후 정회가 선포된 이후,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예산안의 핵심 쟁점인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오전 2시 30분 현재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제주에 건설된 항구가 군항으로 운영될 것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등의 2011년 국회 예산결산특위 권고 사항이 이행된 이후 예산을 집행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검증 기간을 두자는 수정제안을 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해예산안의 여야 합의 처리가 아닌 표결 처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초 여야가 합의 처리키로 했던 2013년도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긴장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신 : 1일 오전 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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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이견으로 2013년 새해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강창희 국회의장이 1일 새벽 정회를 선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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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 열린 국회 본회의가 여야 이견으로 2013년 새해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1일 자정을 넘기고 있다. ⓒ 남소연


2013년 예산안이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1일 오전 1시 20분 현재, 국회 본회의는 정회된 채 여야 원내교섭단체 간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19대 국회는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것은 물론, 사상 처음 해를 넘겨 처리하는 오명을 쓰게 됐다.

현재의 예산안 제도가 도입된 1963년 이후 예산안이 이듬해에 처리된 것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 2012년 예산안은 2011년 12월 31일 자정 직전 통과됐다.

예산안 핵심 쟁점은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예산안 처리의 핵심 쟁점은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이다. 당초 국방부는 2010억 원 규모의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이 제동을 걸었다.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물러서지 않자, 민주통합당은 국방부 예산을 국토해양부와 국방부 예산으로 나누고, 2개월 동안 공사를 중지한 후 검증을 통해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하자고 재차 제안했다. 31일 오전 제주 출신의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과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관계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산전액을 삭감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때문에 2013년 예산안이 해를 넘겨 통과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한구(새누리당)·박기춘(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담판을 벌여, '2011년 11월 7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권고사항인 군항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한다' 등의 부대 의견을 붙이는 전제 하에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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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31일 밤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제주가 지역구인 김재윤 의원이 박기춘 원내대표에게 제주해군기지 예산과 관련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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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삭감 문제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2013년 새해예산안 처리가 지연되자, 김관진 국방부장관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민주통합당 내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10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이한구·박기춘 원내대표간 합의 내용을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에 열린 예산결산특위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밀어붙여 민주통합당을 압박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국회 권고가 이행하지 않으면 예산 집행을 중단하고 공사를 중단한다'는 추가 조건을 단 수정안을 제시했다.

여야 예산결산 특위 간사는 수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촉박한 시간 상의 문제로 마무리짓지 못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31일 자정 직전 본회의를 열었지만,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간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회를 선포해야 했다.

이후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여야 원내대표간 협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 합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새해 예산안은 342조... 복지예산 크게 늘어

한편, 예산결산특위를 통과한 2013년 예산은 모두 342조 원 규모다. 당초 정부안보다 5000억 원 줄어든 것이다.

2013년 예산안은 복지 예산이 당초 정부안보다 대폭 늘었다. 만 0~5세 무상보육을 위한 예산 1조504억 원, 대학등록금 부담완화를 국가장학금 예산 1조250억 원, 중증질환자의 개인 의료비 부담 축소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한 예산 7300억 원 등이 예산안에 반영됐다.

이에 대해 김학용 새누리당 예산결산특위 간사는 31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민생사업을 중심으로 하되, 4.11총선 공약은 100% 지키자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대선공약에서 시급한 것은 우선 포함시키자는 것과, 시급한 지역 현안 문제와 지역 활성화 예산을 넣기로 해서,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라는 국민 이미지 심어주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제주 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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