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만족도, 괜찮은데 또 조사한다고?

서울시교육청 자체조사 결과, 연차평가 학부모 만족도 81.08-학생만족도 77.19

등록 2013.01.24 10:29수정 2013.01.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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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혁신학교에 관심이 많은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으로 최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12년 서울형 혁신학교 만족도 조사' 관련 자료를 분석해봤다. 서울시교육청은 2012년 11월부터 자체적으로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평가를 했고, 교사·학부모·학생에게 만족도 조사 등을 한 뒤 고무적인 내용의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 결과가 있음에도 문용린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시의회에서 예산편성까지 한 2개의 혁신학교(우솔초·천왕중) 추가 지정건에 대해, 1년 동안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를 거친 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불필요하게 추가로 시간과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며, 이미 평가 결과가 나와 있는데도 다시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본인의 입맛에만 맞는 음식을 먹겠다는 것과 같아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대영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으로 있던, 2012년 10월께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평가 계획을 수립했고, 2012년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연차 평가와 중간 평가를 진행했다. 혁신학교 운영평가 추진 목적은 혁신학교 지원을 위해 혁신학교 현황을 파악하고, 혁신학교의 책무성 제고 및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다. 아울러 혁신학교 운영 우수 사례 및 문제점 보완 자료를 확보하고, 평가 결과의 정책 반영 및 서울형 혁신학교 일반화 추진 방안을 발굴하기 위함이었다.

평가는 크게 연차 평가와 중간 평가로 나눠 진행됐으며, 그 안에 만족도 조사가 포함됐다. 우선, 지정 2년 미만의 38교(초등학교 21교·중학교 10교·고등학교 7교) 중 2012년 9월에 혁신학교로 지정된 세명초와 상현초를 제외한 36개교에는 연차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는 자체 평가로 진행됐으며 크게 5개의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그중 3개 항목은 교사들에게 '학교문화 및 학교운영 혁신' '교육과정, 수업 및 평가방법 혁신' '생활교육 및 교육복지 혁신'에 대해 물었다(5지선다 정량평가). 또 나머지 2개 항목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만족도를 물었다(5지선다 정량평가).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자료가 없는 잠일고를 제외한 35개교 학부모의 전체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1.08(4.05/5)점이었고, 학생 만족도는 77.19점(3.86/5)이었다. 이로써 학생과 학부모들은 혁신학교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보다 학부모의 만족도가 다소 높은 경향이 있으며, 아래 표와 같이 초등학교로 갈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강일초의 학생만족도는 92.86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학부모의 만족도는 수리초가 가장 높았다(95.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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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2년 차 23교(초등학교 10교·중학교 10교·고등학교 3교)에는 중간 평가가 실시됐고, 연차 평가와 마찬가지로 크게 5개 항목으로 나눠져 진행됐다. 하지만, 자체평가 외에 그룹별 상호평가·방문 평가(컨설팅) 등 평가를 더욱 세분화한 점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평가 결과 학부모의 전체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78.51점(3.93/5)이었고, 학생 만족도는 75.51점(3.78/5)이었다. 개별 학교를 봤을 때, 원당초의 학생 만족도가 88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학부모의 만족도는 양명초에서 88.29점으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 교육청이 실시한 '교육성과 평가'에서 혁신학교가 일반학교보다 결과가 높게 나온 데 이어 서울에서도 혁신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혁신학교가 공교육의 대안이자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의미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결과가 나와 있는 이상, 불필요한 소모전이나 기싸움을 할 게 아니다. 또 평가를 다시 한다며 시간과 예산을 낭비할 것도 아니다. 문용린 교육감은 하루라도 속히 혁신학교 추가지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혁신학교는 과도한 경쟁 교육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 현장에 신선한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학생들의 행복 지수와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혁신학교, 그리고 교사에게 보람과 긍지를 찾아주는 혁신학교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문 교육감은 교육학자 출신답게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한 혁신학교'를 하나라도 더 지정하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김형태 교육의원 #서울형 혁신학교 # 혁신학교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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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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