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녹조라떼'입니다. 감사원과 <조선일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녹색성장의 위력을 뒤늦게 깨달았나 봅니다. 드디어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석우
박재광, 박석순 교수 이외에도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한 전문가는 너무 많다. 환경운동연합 등에서 2011년 9월까지 조사한 4대강 찬동인사 258명 중 전문가는 64명으로, 이 사업에 찬동한 정치인 및 MB 정권 장차관 90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전국에 있는 4년제 대학 가운데 상당수에 토목공학과가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 등의 국책 연구 기관에도 내로라하는 관련 전문가들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토목분야 전문가 중 대학교수 3명 (박창근 관동대 교수, 허재영 대전대 교수, 박재현 인제대)과 수리수문 분야 전문가 2명 (건기연 김이태 연구원, <4대강 X파일>의 저자 최석범 기술사) 만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어느 수생태 복원 분야 전문가는 단지 환경단체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연구지원이 중단되는 경험을 했다. 운하반대 교수모임에 대한 정치 사찰 의혹이 불거져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적도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창근 교수에 대한 국토부의 회유설 등이 말해주는 것은 MB 정권의 4대강 사업 편에 서지 않은 전문가에 대한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탄압이다.
2012년 초에 드러난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건 중에는 '4대강 반대 = 불순 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사석에서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부실한 계획과 속도전으로 인해 필연적 4대강 부실이 발생할 때마다, 4대강 방패막이를 자임하고 나섰다.
대표적 사례가 작년 2월 '4대강 민관점검단'에 참여한 전문가들이다. 당시는 댐(보)에서 대규모 세굴 현상이 발견돼, 새누리당 비대위원도 안전성을 우려하던 시기였다. 이에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본류 준공을 대비해 '민관 합동 특별점검단(이하 민관점검단)'을 구성·운영하겠다"면서 "대학교수,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전문기관, 엔지니어링 업계 전문가 등 44명의 민간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 참여한 윤세의 경기대 교수, 윤병만 명지대 교수, 신현석 부산대 교수 등은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해 왔던 인사들이다. 국토부가 밝힌 전문기관 및 엔지니어링 업계 등도 4대강 사업에 반대할 수 없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4대강 점검단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구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
윤세의 교수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되던 2008년 12월 서울신문에 <
대대적 하천정비 시급하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4대강 하천 구간에 대한 하천정비사업의 조기 시행이 필요하다"면서 4대강 사업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한 2011년 8월 동아일보 기고 <
집중호우 일상화된 한국의 하천관리, 강우 일정한 독일과 다르게 접근해야>에서는 독일의 베른하르트 교수의 4대강 사업 비판을 "순수한 학자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당시 국토부의 베른하르트 교수 비난 입장에 동조했다.
윤병만 명지대 교수 역시 언론 기고를 통해 4대강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감사원 2차 감사에 대해서도 "보 본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 MB 정권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윤 교수는 세굴 현상과 가뭄에 무용지물인 4대강 사업을 두고 작년 12월 서울경제에<
가뭄·홍수 이겨낸 4대강>이란 기고를 통해 "결과적으로 4대강사업이 성공적으로 완공됐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대 신현석 교수도 대표적인 4대강 찬동인사다. 4대강 국민소송단이 진행한 낙동강 소송에서 정부 측 증인으로 참석해 4대강 사업을 통한 수질 효과를 주장했다. 왜관철교 붕괴와 구민 단수사태 등이 발생직후인 2011년 7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4대강 사업) 준설 안했다면 이번 집중호우 때 낙동강 하구는 홍수주의보가 아닌 홍수경보가 내려졌을 것이다"이라 말한 바 있다.
4대강 찬동 전문가의 책임회피... 왜?

▲ 지난 2007년 6월 17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서 대운하 자문단 교수들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대강 찬동 전문가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학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대운하 때는 비판적 의견을 냈다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표명한 공동수 경기대 교수(전 한강물환경연구소 소장), 대운하 추진에 선두 주자였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졸속 4대강 마스터플랜의 책임 연구원이었던 김창완 전 건기연 수석연구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대운하 전도사 조원철 연세대 교수, 4대강 사업이 녹색성장이라던 김형국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전 녹색성장위원장), '4대강 만능론' 주창자 박태주 부산대 교수 (전 환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와 한건연 경북대 교수, 운하의 운송유량이 (하천의) 생태유지유량이라던 이창석 서울여대 교수(환경부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 단장) 등도 4대강 찬동 학자로 분류된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학계 핵심 인사인 조원철 교수의 최근 4대강 비판 발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난 13일 연합뉴스 TV <뉴스 Y>의 '신율의 정정당당'에 출연한 조원철 교수는 4대강 사업에 의한 수질 악화를 은폐해온 이명박 정부를 두고 "범죄행위"라면서 MB를 "개념 없다"고까지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핵심 전문가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참으로 황당하다.
이어 나온 말에서 조 교수의 속내가 드러난다. 조 교수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명박 정권이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라 단언했다. 4대강 사업의 실패의 책임은 MB정권, 즉 MB와 부화뇌동했던 정치인, 전문가 등이 아니라 전문가인 척 했던 MB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은 잘 못 없다는 식의 논리이다. 22조 원짜리 잘못된 사업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이자, '책임 회피'인 셈이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실패한 국책사업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 타당성 분석 결여 ▲ 속도전 ▲ 평가 부재 ▲ 책임자 부재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실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한다는 점도 빼놓기 어렵다. 그리고 평화의 댐 3차 증고 사업과 새만금 사업처럼 실패한 국책사업일지라도 한 번 건설되고 나면, 계속 유지된다는 점이다.
실패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이 사업을 추진하고 찬동했던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실패한 국책사업을 더는 따라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4대강 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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