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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도 인정한 유승호·박유천 매력, "부러웠다"

[인터뷰②] '보고싶다' 뒷 이야기…이수연은 두 남자 사이 '어장 관리녀'?

13.02.04 10:06최종업데이트13.02.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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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이수연 역으로 호연을 펼친 배우 윤은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더하우스컴퍼니


발랄 매력 잔뜩 간직한 윤은혜도 박유천과 유승호 앞에선 연차 높은 '선배'였다. 그간 여러 톱스타들과 멜로라인을 구축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윤은혜였지만 이번만큼은 질투도 꽤 샀을 것이다. 박유천과 유승호와 멜로라니.

<보고싶다>를 사수했던 수 만 아니 수십만 명의 여성 팬들의 마음을 어찌 달랬을까. 드라마가 끝난 마당에 윤은혜가 입을 열었다. 일종의 <보고싶다> 윤은혜의 '말하고 싶다'랄까.

졸지에 '어장관리녀'?...문제는 나이 차가 아니었다

박유천과는 2살 차이, 유승호와는 무려 9살 차이다. 윤은혜라고 부담이 없었을까. 내로라하는 꽃다운 여배우지만 자연 물광 피부와 지칠 줄 모르는 패기, 그리고 두 남자 배우를 천군처럼 따르는 여성 팬들을 염두 안할 순 없었을 거다.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 속 이수연이 두 남자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두고 '어장 관리녀'라는 말까지 나왔다.

"둘 사이에 제가 있어서 이유 없이 싫다는 글도 본 거 같아요. 승호가 뽀뽀하는데 왜 거절해? 이런 말도 있었고요. 근데 뽀뽀를 해도 싫어할 거잖아요(웃음)! 누군가가 질투하고 부러움 대상이 되는 건 그리 나쁜 건 아닌 거 같아요. 잘못을 저질러 미움을 받으면 어떻게든 완화를 시켜야겠지만 제가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잖아요(웃음).

승호씨와 나이 차를 제가 신경을 쓴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더라고요. 그저 잘 헤쳐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한두 살 차이면 멜로 라인에 대해서 더 노력이라도 했을 텐데, 9살 차이 나는 건 다 아니까 그 부분에 대해 예민해 하시진 않더라고요.

오히려 전 두 캐릭터가 안 어울린다고 할까봐 그게 걱정이었어요. 역할에 빠졌을 때 거부감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다행히 승호씨 목소리가 나이에 비해 성숙해서 연기할 때 조화가 잘 된 거 같아요."

ⓒ 더하우스컴퍼니


특징 분명히 달랐던 박유천·유승호..."부러웠다"

두 남자 배우에 대한 일종의 품평을 부탁했을 때 윤은혜는 조심스러웠다. 연기적인 부분이기에 어리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 부분에 있어서 그녀는 최대한 절제된 언어로 하지만 솔직하게 표현했음을 미리 밝힌다.

"배우마다 느낌이 다른 거 같아요. 그만큼 각자 매력이 다르죠. 음, 승호씨는 어릴 때부터 연기해서 디테일에 강해요.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딱 해내죠. 승호씨와는 안정되게 호흡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었어요.

유천씨는 저처럼 특정한 틀이 없어요. 처음부터 연기를 배우지 않았으니 그런 공통점이 있는 거겠죠? 그래서 연기를 하면 의외성이 있어요. 어떤 장면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데 나오지 않으면 짜증이 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을 반응이 나와서 그게 더 좋을 때가 있었죠. 연기에 있어서 요령은 없지만 그런 장점이 보였던 거 같아요."

정작 윤은혜는 박유천을 부러워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다름 아닌 엄마로 등장한 배우 송옥숙과의 호흡 때문이었다. 극 중에서 엄마와 만나던 때 감정을 터뜨려야 했던 장면이 있었다. 윤은혜는 "당시의 감정이 100프로 진실이라기 보단 일정 부분 만들어야 했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초반에 송옥숙 배우와 따로 감정을 쌓아올 분량이 없었기 때문,

"어머니랑 만나기 전에 극중에서 어머니로 함께 지냈던 시간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첫 만남부터 그리움이 터져야했던 상황이었어요. 서로 딸과 엄마로 생각하고 감정을 만들어야 했죠. 진실처럼 하려고 해도 억지스런 감정이 끼어든 것처럼 힘들더라고요. 송옥숙 선생님도 힘드셨을 거예요. 이수연이 엄마와 재회했을 때 다들 아파하셨는데, 전 오히려 마지막 부분에서 엄마의 발과 팔을 만질 때 감정이 복받쳤어요. 자연스럽게 눈물을 닦아주는 행동도 할 수 있었죠.

근데 유천씨와는 호흡이 너무 좋으신 거예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정말 애인처럼 딱 맞아떨어졌죠. 알고 보니 전 작품('옥탑방 왕세자')에서 이미 만났던 거죠. 그러니 감정도 더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전 만나자마자 울어야 했으니, 선생님께 말 한 마디 건네는 것도 조심스러웠죠(웃음)."

ⓒ 더하우스컴퍼니


이수연 너무 울어 힘들지 않았냐고?

윤은혜는 스스로를 '받아주는 성향이 강한 배우'라고 표현했다. 연기는 서로 주고받는다는 의미에서 탁구에 비유할 수 있다. 내공이나 성향이 비슷한 배우는 서로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누군가는 맞추고 받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호흡이 틀어지기 일쑤다.

"연기를 주고받다 보면 어떤 분은 안받아주는 분도 있어요. 그럴 때 전 제가 전면에 나서기 보단 받아주게 되거든요. 반대로 또 어떤 분이 더 잘 받는 편이면 전 주는 거고요. 자신이 뭘 했는지 모르고 계속 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럼 저도 다르게 받아내려고 하죠. 받는 게 조금 재미는 없어보여도 제 입장에선 흐름을 위해 더 나은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보고싶다>의 이수연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해냈을까. 극 중 이수연은 눈물을 참 많이도 흘렸다. 각각 다른 감정, 다른 상황이었겠지만 그걸 해내야했던 윤은혜에겐 여간 어려운 미션이 아니었을 것이다.

ⓒ MBC


"계속 우는 신을 찍으니 오히려 힘들지 않더라고요. 억지 감정이 아닌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눈물이 나왔어요. 보통 작품에서 감정신이 자주 있진 않잖아요. 그래서 더 긴장하고 부담을 느끼는데 <보고싶다>에선 너무 많으니까 감정이 잘 잡힌 거 같아요.

문제는 눈물을 흘린 장면을 찍고 그 다음엔 좀 쉬어야 하는데 계속 이어지니까 눈이 안 떠지더라고요. 1, 2 시간 정도 자고 다음 날도 눈물을 흘리면 가필드처럼 부어있더라고요(웃음). 이러다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닐까 무섭기도 했어요.

2주 내내 울 땐 힘들었죠. '여기서 또 울어?' 생각도 했는데 제 장면에서만 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연기할 때도 울어야 했거든요. 그땐 눈물이 더 나요. 아직까지 인공 눈물을 넣은 적이 없어요. 스스로 그게 예의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상대방도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당연히 있고요. 안약을 넣어 울어주는 거와 진짜 우는 거에 따라 상대방 감정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어느덧 윤은혜는 자신의 연기 패턴과 장단을 분석해내고 있었다. 이전까진 촬영장에서 누군가를 의지하며 상처도 받았다면 이젠 보다 넓고 다른 부분을 보게 됐다던 그녀였다. <보고싶다>를 통해 보다 깊어진 내공, 그녀의 다음 도전은 어떤 모습일까.

ⓒ 더하우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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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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