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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R은 '박지성의 팀'이 아니다

[주장] "팬은 선수와 팀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조언 잊지 말아야

13.02.24 17:15최종업데이트13.02.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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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는 박지성의 팀이 아니다. 국내리그에 소속된 한국 팀도 아니다.

과거부터 많은 사람들은 해외파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그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팀 관계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쐈다. 이러한 현상이 최근 들어서는 꽤 심각해졌다.

24일 열렸던 QPR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박지성이 전 소속팀인 맨유 선수들과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다. 필자도 기대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박지성은 이 날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필드를 밟지는 못했다.

한국 팬들은 선발 명단에 박지성의 이름이 없었던 순간부터 '3대째 QPR 안티'로 변한 듯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 투입되지 못하자 그들은 '시조 때부터 QPR 안티'인 것처럼 행동했다. QPR의 공식 트위터에는 한국 팬들의 욕이 쇄도했으며, 레드납 감독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거나, 실점을 할 때마다 그들을 조롱하는 이도 여럿이었다.

늦은 밤 박지성을 보기 위해 기다렸지만, 결국 보지 못한 아쉬움은 이해한다. 그러나 QPR은 박지성을 위해 존재하는 팀이 아니다. 영국 서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팀이다. 한 QPR 팬은 한국 팬들에게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들은 일반 팬들과는 달라. 일반 팬들은 그들이 응원하는 클럽의 비판에 대해 불쾌하게 여기고 변론을 해주지, 그런데 이 박지성 추종자들은 그냥 한 선수에게만 집중해. QPR 팬들은 그렇게 한 선수와 팀을 분리 하지 않아."

'우리는 진짜 박지성만 응원하는 팬 맞는데'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지성 또한 QPR의 한 부분이다. 지난 시즌까지 최고 명문 팀인 맨유에 있었는데 왜 강등권에 있는 QPR로 왔는지, 왜 경기에 출전 못하는지 걱정과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좋은 몸 상태라면 아무리 감독이, 선수들이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 해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현재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펼치고 있는 QPR이라면 더욱 더. 지금은 그저 박지성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하기에 경기를 못 뛰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박지성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프로 구단이 좋지 않을 성적을 보인 다면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유 없는 '비난'은 안 된다. 우리의 눈에 해외파 선수들은 구가를 대표하는 위대한 선수들이지만, 그들이 소속된 팀의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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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변두리 축구 이야기(blog.naver.com/so_hy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QPR 박지성 해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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