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인터뷰]"김선경 진정제 먹이고 무대에 내보내라!"

[박정환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요셉 어메이징'의 김선경을 만나다

13.03.03 14:44최종업데이트13.03.03 14:44
원고료로 응원

▲ <요셉 어메이징>의 김선경 "작년에 뮤지컬 활동이 뜸해서 어느 뮤지컬 대표님에게 ‘뮤지컬 그만 둔 거야?’라는 질문도 들을 정도였다. 돌이켜보니 <써니>나 <보고싶다> 같은 드라마나 영화만 활동하다 보니 ‘김선경은 뮤지컬을 안 하나 보다’ 생각해서 그런 질문을 받은 것 같다." ⓒ 쇼온컴퍼니


오페라 <박쥐>에서 막춤을 본 적은 있어도 뮤지컬 커튼콜에서 막춤을 본다는 건 김선경의 넘치는 에너지를 실감하게 만드는 것임에 분명하다. 관객을 열광하게 만드는 에너지는, 단지 그녀의 캐릭터가 극의 전체 흐름을 이끄는 중요한 캐릭터라는 점을 넘어서 끓어오르는 에너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김선경에게는 느껴지는 힘이 있었다. 조엘 오스틴의 책이 떠올랐다. '긍정의 힘'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좋은 생각과 좋은 마음만큼 약이 되는 건 없다고 강조하기 전부터, 연기가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 벗고 가겠노라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꺼내놓기 전부터 김선경에게는 긍정의 힘이 샘솟듯 넘쳐나고 있었다. 긍정의 힘이 넘치는 김선경을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나보았다.

- 뮤지컬 무대로 2년 만에 돌아왔다.
"작년에 뮤지컬 활동이 뜸해서 어느 뮤지컬 대표님에게 '뮤지컬 그만 둔 거야?'라는 질문도 들을 정도였다. 돌이켜보니 <써니>나 <보고싶다> 같은 드라마나 영화만 활동하다 보니 '김선경은 뮤지컬을 안 하나 보다' 생각해서 그런 질문을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영화나 드라마 쪽에서는 반대로 '김선경은 뮤지컬을 맨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더라.

양쪽이 이렇게 반대로 생각하다보니 내가 뮤지컬에도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저라는 사람을 알고 보면 공연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다행인건 요즘은 원캐스팅보다 더블캐스팅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제게도 다행이다. 공연도 하면서 다른 활동도 병행할 수 있기에 그렇다."

- 2년 만에 맡은 작품이 <요셉 어메이징>이다.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선사하는 넘버가 너무나도 좋았다. 노래도 좋지만 이 작품을 주저 없이 선택한 첫째가는 이유는 기분 좋은 공연이기 때문이다. 공연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 공연이다. 연습실에서 '너 왜 이렇게 웃어?' 물으면 '이 작품, 힘들어도 너무 좋지 않아요'라고 말할 정도다.

작품 하는 배우들이 '힘들어'라고 불평하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노래하면서, 연기하면서 꿈과 희망을 품게 만드는 뮤지컬이다 보니 많은 뮤지컬 작품이 있지만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욕심이 절로 생겼다. 2년 만에 무대에 서는 나 자신을 스스로 격려도 하고 관객과 같이 갈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 하나 더 손꼽는다면 <왕과 나>처럼 아이들이 나오는 뮤지컬과 친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번 공연도 아이들과 함께 공연한다."

▲ <요셉 어메이징>의 김선경 "다른 분야에서 연기하며 각자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운 걸 뮤지컬에 가미하고, 반대로 뮤지컬에서 배우는 걸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용할 수 있다." ⓒ 쇼온컴퍼니


- 극 중 해설자가 있는 뮤지컬은 <에비타> 혹은 <엘리자벳>을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뮤지컬과 비교할 때 이번 공연은 주인공 못잖게 해설자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극을 전개함에 있어 해설자가 극 전체를 이끌어간다.

"주인공처럼 해설자를 두각시키기 위한 건 아니다. 객석을 마주보며 같이 웃으며 연기할 때 관객은 같이 몰두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연기하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보인다."

- 뮤지컬을 연기할 때와 드라마를 연기할 때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뮤지컬은 공연하는 시간 모두 집중해서 관객에게 어필해야 한다. 드라마는 맡은 부분의 연기에 집중해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영화 역시 드라마처럼 맡은 분량에서 강하게 연기를 밀어붙여야 하고... 집중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 같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뮤지컬은 한 작품 전체를 아울러야 하니 뮤지컬에 더 많은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연기하며 각자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운 걸 뮤지컬에 가미하고, 반대로 뮤지컬에서 배우는 걸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뮤지컬 연기를 할 때도 억지스러운 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던 건 영화나 뮤지컬에서 배운 걸 응용한 사례다."

- 연기와 가창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 부럽다.
"일 년에 뮤지컬을 많이 하지 않고 쉬엄쉬엄 하다 보니 예전보다 목이 건강할 수 있었다. 뮤지컬 무대에 많이 오르면 소리가 약해지기 쉽다. 작년에 드라마를 하느라 노래하지 않으면서 목은 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연출님이 '선경이에게 진정제 먹이고 무대에 내보내라' 할 정도로 무대만 보면 나도 모르게 끓어오른다. 다른 이들이 '그렇게 좋아?' 하고 물어볼 정도로 무대가 너무나도 좋다. 무대에 미치는 열정이 '김선경의 노래가 이렇게 좋았어?' 하는 평을 만드는 것 같다."

▲ <요셉 어메이징>의 김선경 "무대에 오르기 전에 연출님이 ‘선경이에게 진정제 먹이고 무대에 내보내라’ 할 정도로 무대만 보면 나도 모르게 끓어오른다." ⓒ 김선경


- 탤런트 공채에 합격한 후 뮤지컬 데뷔는 어떻게 했는가.
"대학생 때 <비극은 없다>에서 노래 부르는 가수가 가격을 높게 불러서 아르바이트로 주제가를 불렀는데 그 노래가 히트했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도 '너 노래 좀 하지? 노래 불러'해서 드라마 주제가를 불렀다. 일련의 노래를 부르다보니 노래 좀 한다는 유명세를 타서 현대극단의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무대에 설 수 있었다."

- 예전 <당신도 울고 있나요>에서도 느낀 바지만 힐링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다. 연기와 노래라는 재능은 혼자 잘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나누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넌센스 잼보리>에서 연기한 적이 있다. 당시 저를 붙잡고는 힐링이 되었다고 하거나, 심지어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겠다는 심정으로 왔는데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럴 때 관객만 힐링하는 게 아니다. 관객이 기뻐하는 걸 눈앞에서 볼 때 나 자신도 얼마나 힐링이 되는지 모르겠다. 제가 하는 연기를 통해 많은 시청자나 관객이 좋은 기운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다문화가정과 새터민에게도 관심이 많다."

- <보고싶다>를 찍을 때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수영도 잘 못 하는데 물에 빠져 죽는 장면에서 물을 진짜 많이 마셨다. 물을 워낙 많이 마셔서 얼굴 자체가 시체처럼 굳어버렸다. 그 이후 싸늘한 시체로 변한 저를  박유천 씨와 유승호가 보는 장면이 있다. 얼굴은 시체 분장을 한 채로 '승호야 잘 있었니? 너 어쩜 이렇게 멋있게 컸니?'(유승호는 <태왕사신기>에서 김선경의 조카로 연기한 적이 있어 서로가 구면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린 적이 있다."

김선경 요셉 어메이징 보고싶다 유승호 넌센스 잼보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