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제일교회 종탑 전망대로 오르는 원색의 아름다운 나선형계단
김종길
층마다 화사한 색으로 칠이 돼 있고 그림과 작품들이 벽면에 걸려 있다. 원색의 나선형 계단은 가파르기 그지없는데 마치 신의 세상인 하늘에 가까이 가는 문은 좁고 힘든 여정이라는 걸 깨우치기라도 하듯 조심스럽다.
몇 번 허리를 펴고 다리쉼을 한 후 천천히 꼭대기를 오르자 어느새 맨 위층, 문을 열어젖히자 일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가 싶더니 파란 하늘이 열린다. 밖으로 발을 내딛자 사방으로 탁 트인 아찔한 풍경이 펼쳐진다.
종탑을 빙 둘러 공중으로 사방을 조망할 수 있었다. 해발 99m, 이곳에서 보면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발 아래로 성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지동마을이 보이고 그 너머로 화성의 긴 성벽을 따라 동남각루에서 봉돈, 창룡문, 동북공심돈, 연무대가 이어지고 행궁과 장안문, 서장대까지. 바로 이곳 교회 종탑 전망대는 세계유산 수원 화성을 내려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망대인 셈이다.

▲ 수원제일교회 종탑에서 본 수원 화성 일대의 연무대와 동북공심돈, 창룡문
김종길

▲ 수원제일교회 종탑에서 본 수원 화성 일대의 봉화를 올리던 봉돈
김종길

▲ 수원제일교회 종탑에서 본 수원 화성의 긴 성벽
김종길
특히 이곳에서 보는 팔달산 서장대의 노을은 으뜸이라고 했다. 그래서 전망대의 이름도 '노을빛 전망대'로 지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이날은 잔뜩 흐린 날씨여서 미루어 짐작만 할 수 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전망대는 아찔하면서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멋진 조망을 선물한다. 혹시 떨어지지 않을까 하여 난간을 꼭 붙잡기도 하지만 문득 날고 싶다는 생각에 멀리 창공을 보며 날갯짓을 하기도 한다. 하늘에서 굽어본 인간세상이 마치 이렇기라도 한 듯.

▲ 종탑에서 바라보는 오을빛이 아름다워 '노을빛 전망대'를 만들었다.
김종길

▲ 수원제일교회 종탑에서 본 수원 화성 서장대 노을
김종길
지동마을과 화성에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걸 보며 전망대를 내려왔다. 이곳에서 보는 야경 또한 장관이라고 하나 방화수류정과 서장대 야경이 기다리고 있어서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내려오면서 오를 때 미처 둘러보지 못한 갤러리를 들렀다. 어두침침했던 종탑 내부는 화사했다. 사용하지 않고 방치됐던 공간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것이다.
아까부터 동행한 여자가 있었다. 덥수룩한 머리에 긴 코트를 입은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그녀는 자신을 지동의 매력에 흠뻑 빠진 작가라고 했다. 유순혜 작가다. 2012년부터 수원 지동 벽화골목 조성과 이곳 교회 종탑의 '노을빛 전망대 및 갤러리'의 총괄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 유순혜 작가, 그녀는 지동벽화마을과 이곳 교회 종탑의 ‘노을빛 전망대 및 갤러리’의 총괄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종길

▲ 수원제일교회 종탑 내 갤러리
김종길
그녀는 낮에는 지동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비가 오거나 저녁이 되면 교회 종탑에 올라 전망대와 갤러리 꾸미기에 모든 순간을 다하고 있단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갤러리와 전망대를 통해 아름다운 수원을 밝혀주고, 살아 숨 쉬는 지동마을을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곳이 수원의 명소로 자리 잡을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수원 화성에서 행궁동 골목길, 지동시장 등의 전통시장, 지동벽화마을, 이곳 교회 전망대와 갤러리로 이어지는 동선은 잘만 연결하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건 시간문제이겠다. 이곳은 아직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고 있으나 머지않아 완전개방을 한다고 하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수원제일교회 종탑 풍경
김종길

▲ 수원제일교회 종탑 풍경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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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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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종탑의 놀라운 변신... 화성이 다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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